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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연말 자본잠식 해소 '비상 걸렸다'

인산철뱅크 2008. 12. 19. 10:01

2008/12/14  18:19:08  한국경제
3분기말 '완전잠식' 만16곳… 27곳은 50%이상 까먹어

상장사들이 연말 자본잠식 해소에 비상이 걸렸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사업연도말까지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거나 2년(코스닥시장은 2반기)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긴 기업은 퇴출 수순을 밟게 돼 투자주의가 요망된다. 지난 10월 키코 등의 통화옵션상품에 가입했다 손해를 본 기업들 가운데 영업이익을 낸 기업은 2011년까지 상장 폐지를 유예하는 규정이 마련됐지만 이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14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정보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6개사,코스닥시장 10개사 등 16개사로 집계됐다. 누적적자가 자본금을 얼마나 잠식했는지를 나타내는 자본잠식률이 50%에서 100%에 달하는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4개,코스닥시장 23개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부채가 자산보다 6258억원 넘게 나오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액정표시장치(LCD) 전문기업 태산엘시디를 비롯해 기계설비 제작업체 IDH(
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반도체기업 에스에이엠티(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 등 통화옵션 상품에 따라 손실이 크게 나타난 기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했?

이들 중 상당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에 따라 영업이익을 올리며 상장폐지 유예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분기 영업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선 기업의 경우 실질심사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화옵션 손실과는 상관없이 자본잠식이 크게 나타난 기업들은 발걸음이 바빠졌다. 자금 조달을 통해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분기말 기준 자산 255억원,부채 713억원을 보고해 자본잠식액이 458억원인 지앤비씨더스는 지난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IC코퍼레이션에서 캐피탈파워스로 바뀌었다. 새 경영진은 지난 8일 대표이사에게 800만주를 배정하며 40억원가량을 조달하고 부동산 경매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김길태 전 대표 등 전 경영진과 경영정상화에 합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풍력발전 전문업체 케이알은 135억원을 3자 배정하면서 정문영씨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케이알은 지난 5일 24명에게 2700만주를 배정키로 결정한 이후 11일 정문영씨가 486만주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광케이블 등을 만드는 쏠라엔텍도 지난 6월 이후 넉달 동안 최대주주였던 아이피오 에셋매니지먼트가 지분 19.1% 전량을 장내 매각하면서 2대주주 이너지인베스트먼트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지난달 14일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며 보통주 1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한 이 회사는 12일엔 발행주식 총수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돼 있던 일반공모증자 범위를 200%까지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주주총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 밖에 자동차용 멀티미디어 제조기업 씨엔씨테크(
차트, 입체분석, 관심등록)도 지난 1일 1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뒤 3일 기업구조조정컨설팅 업체인 제이앤솔로몬파트너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회적이거나 임시방편이 아닌지에 대한 세심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자본잠식 기업에는 투자 자체를 조심해야 한다"며 "퇴출을 피하더라도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또 "키코 피해주의 경우 유예조치에 더해 환율 하락 효과가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손실 규모나 영업력 등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