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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디벨로퍼로 돌아온 '김윤규'

인산철뱅크 2008. 10. 1. 09:49

꿈의 디벨로퍼로 돌아온 '김윤규'

北인력 송출사업·해외개발 등 구상 밝혀

기사입력 2008-09-25 14:41 김민진 asiakmj@asiaeconomy.co.kr
올해 초 세양건설을 인수한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아천세양건설 회장)이 오피스텔 분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건설업 복귀를 알렸다.

김윤규 아천세양건설 회장은 25일 오전 종로구 내수동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오피스텔 분양을 시작으로 대북 해외 인력송출, 자원개발 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실현시켜 아천그룹을 일류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 '금강산' 육로 관광 단절 '안타까워' = 오랫만에 입을 연 김 회장은 금강산 문제부터 말을 꺼냈다.

그는 "20여년간 피나는 노력으로 길을 뚫어놓은 금강산이 막힌 게 너무나 안타깝고 속상하다"며 "관광차원을 넘어 남과 북의 상징적인 사업인 금강산 관광이 하루 빨리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북관계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이제껏 정부 정책에 맞춰 대북사업을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평가나 지적은) 적절치 않다"고 남북관계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국내 기업인 중 드물게 북한을 자주 왕래한 그는 현재의 북한 정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김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정몽헌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을 이끌어왔던 주역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네 차례나 면담했다.

올해 3월에는 북한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대북사업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외쳤던 일화도 소개했다.

말문을 연 김 회장은 고 정 명예회장에 대한 회고와 현대건설 재직시절 오일달러를 벌기 위해 중동으로 진출했던 당시의 에피소드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미국 금융위기와 건설산업 침체가 오히려 기회"라며 북한 인력송출과 해외건설사업 계획을 밝혔다.

대북사업에 대해서는 "남북 긴장이 해소되고 국내 건설경기가 활성화되면 동해 모래채취 사업과 자원개발, 건설사업이 좋아질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늦어도 연말까지 카자흐스탄 등지에 수 백여명의 북한 인력을 파견하고 리비아 5000여명 등 단계적으로 이를 확대시켜 향후 5만여명 규모까지 확대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북한과 함께 중동·동남아 현지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공사수주와 인력송출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 일은 북한 평양건설, 남강건설 등과 공동으로 추진키로 하고 북측으로부터는 이미 2만∼3만명 규모까지 승인을 얻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중동에는 2만4000여명의 건설인력이 부족해 대우건설, 성원건설 등 국내 기업과도 의견을 교환 중"이라며 "북한 인력을 쓸 경우 아부다비에 있는 중국 기술자보다 30% 가량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업체로부터 100만평 규모의 대규모 개발사업 공사 의뢰를 받아 국내 기업과의 컨소시엄 등 사업계획수립에 착수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주택건설사업을 수주전을 펴고 있고 카자흐스탄에서는 대통령궁 바로 앞 지하 5층, 지상 4층 규모의 주차장 공사를 따냈다.

◇ 외자유치 개발사업 주력 =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자본 유치를 통한 대규모 개발사업과 뉴타운·재개발 사업권 수주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부산 민락동 5만평 부지 개발사업, 인천공항 인근 60만평 부지에 호텔, 쇼핑몰 등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 기업과도 협의 중"이라며 "연내에는 구체적인 윤곽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5∼6곳을 수주해 놓은 도심 뉴타운·재개발 사업은 물론 사업 확대를 위해 '김윤규'라는 브랜드로 밀어붙여 대기업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회장은 앞으로의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세양건설 인수 후 첫 분양 사업인 서울 신림역 '아르비채 오피스텔' 분양 성공을 강조했다. 신림역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아르비채 오피스텔 신축공사에 아천세양건설은 시공사로 참여한다.

아천세양건설은 2011년 초까지 이 곳에 높이 26층의 상가·오피스텔을 짓기로 하고 오는 29일부터 14평∼37평형 414실을 분양할 계획이다.

불미스런 일로 현대그룹을 떠난지 3년. 민간 북한전문가인 김 회장은 주특기인 대북사업과 건설업으로 다시 복귀했지만 아직 구체화된 사업은 드물다. 꿈의 디벨로퍼로 돌아온 그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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