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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기가팩토리'…전기차·리튬업계 '게임체인저' 될까?

인산철뱅크 2017. 1. 19. 10:51


한상희 기자hsh@ekn.kr 2017.01.10 14:56:20


Tesla-Acquisition <YONHAP NO-1714> (AP)

▲미국 테슬라 모터스가 네바다주 리노의 사막지대에 건설하고 있는 대규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5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테슬라가 2017년 첫째주 세계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 정식 가동을 시작했다. 이는 에너지 저장장치(ESS)과 전기차, 리튬 업계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네바다 주 사막지대에 위치한 기가팩토리에서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규모로 생산할 전망이다. 이는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와 ESS ‘파워월2’에 모두 사용될 것이라고 테슬라 측은 밝혔다.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합작으로 50억 달러를 투자해 2014년 6월 기가팩토리를 착공했으며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공정 진행률은 30% 정도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2017년까지 4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기가팩토리의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능력도 2018년까지 연간 35GW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생산량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닉 커닝엄 오일프라이스 연구원은 "하나의 단일 공장이 전세계 배터리 생산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셈"이라고 평가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배터리 생산은 미국 밖의 회사들에 의해 독점돼 왔다. 2015년 전체생산량의 88%가 LG화학이나 삼성과 같은 한국, 일본,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이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점유율은 기가팩토리의 개시와 함께 급격히 변할 것이라고 커닝엄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배터리 생산량이 기념비적인 속도로 증가하는 만큼, 배터리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가팩토리가 자동화, 표준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생산량 대비 CAPEX를 낮춤으로써 산업계의 비용절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커닝엄은 분석했다.  

▲미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017년 첫째주 기가팩토리를 정식 가동을 시작했다. 이는 에너지 저장(ESS) 산업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게 평가다. 사진은 테슬라 기가팩토리 전경. (사진=테슬라)


물론 여전히 테슬라에 놓인 장애물은 만만치 않다. 

테슬라는 오는 2월 가정용 ESS ‘파워월2’를 출시할 예정이며 2018년까지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 3’ 50만대 판매도 약속했다. 이는 기가팩토리의 배터리 생산이 예정대로 진행될 때만 가능하다. 또 테슬라는 솔라시티 인수합병에 22억 달러라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최근 몇 달 간 시장을 놀라게 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커닝엄은 강조했다. 지난해 말 테슬라는 단 몇 달 만에 캘리포니아 전력회사에 20MW의 ESS 설치 작업을 완료했다. 통상 수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 업계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또 테슬라는 기가팩토리 작업을 가속화해 기존 계획했던 것보다 앞당겨 사람을 고용하고 생산량을 늘릴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베어드의 애널리스트 벤 칼로는 블룸버그의 인터뷰에서 "파워월2와 모델3 생산량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으면서 테슬라는 2017년 가장 뜨거운 테마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커닝엄 연구원은 기가팩토리의 최종 도달점은 전기차의 가격하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리튬 배터리 가격은 지난해 22% 급락했으며 올해 15∼20% 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세계 배터리 생산 용량을 두 배 늘리는 것은 전기차 시장만이 아니라 리튬 광물 시장에도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FT는 전기차 제조에 사용되는 리튬은 스마트폰의 4800배에 달하기 때문에 전기차의 확산은 리튬 공급을 매우 타이트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리튬 수요는 2025년까지 매해 16%씩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세기 성장한 어떤 원자재보다도 더 빠른 속도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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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은 지난해 60% 가까이 급등했으며 지난 3년간 3배 이상 뛰어올랐다.(표=quandl)

 

리튬 수요는 빠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60% 가까이 급등했으며 지난 3년간 3배 이상 뛰어올랐다. 그간 리튬 업계는 4대 메이저업체인 칠레 SQM과 알버말, 아르헨티나 FMC, 중국의 티엔치 리튬가 주도해왔지만, 점차 소규모 업체가 부상하는 모습이다. 많은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리튬 자원이 풍부한 미 네바다 주로 몰려들고 있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이 지역에 세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FT는 글로벌 리튬 자원이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리튬 광산에서 광물을 추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커닝엄은 지적했다. 광물업체들이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발버둥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리튬 광산기업 오로코버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세빌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리튬 공급은 타이트하고, 시장은 더 많은 공급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빌 CEO는 "하지만 문제는 공급량을 늘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수요 대비 공급량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데 있다"고 밝혔다. 

커닝엄 연구원은 "리튬 공급이 배터리 생산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신규 전기차 모델이 확산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만5000대 판매량에도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 미만에 머무르고 있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2016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3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배터리 가격 하락을 견인함으로써 수년간의 전기차 판매 수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커닝엄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