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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시장 출범

인산철뱅크 2013. 6. 1. 07:15

<코넥스시장 출범> ① 창조경제 동맥 코넥스 7월1일 개장

5월 28일 코스닥지수가 585.76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당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의 모습. (자료사진)

상장사 20∼30곳으로 출범…연내 50여곳 상장 목표

내달 3일 모의시장 개장하고 7일까지 상장심사 접수

※ 편집자주 =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시장 개설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은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코넥스시장 상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대만큼 불안감도 존재합니다. 과거 유사한 시험이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목적으로 운영된 프리보드 시험은 성공하지 못했고 자칫 코넥스시장 개설 초기에 투기과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코넥스시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연합뉴스는 '코넥스시장 출범의 의미', '미리 가보는 코넥스시장', '벤처기업들의 기대와 우려', '증권사들의 준비 상황', '제2 프리보드 전락 우려', '외국에서 보는 코넥스' 등을 취재해 시리즈로 송고할 예정입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코넥스시장 개설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코넥스는 기존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에 이어 제3의 장내 주식시장이 생긴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역학 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코넥스시장에 힘을 쏟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를 실현할 금융 동맥으로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코넥스 진입을 준비하는 벤처·중소기업들도 은행이나 정책자금에 의존해야 하는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화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코넥스가 침체에 빠진 증권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그동안 벤처·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중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적지 않다.

장외시장이지만 비슷한 목적으로 설립된 프리보드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불안감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자본시장이 생긴 것은 1956년 3월 3일로 57년 전이다. 지금의 유가증권시장이 생긴 것으로 출범 당시에는 상장사가 12곳에 그쳤다.

이후 경제 발전을 거듭하며 자본시장이 육성되자 1996년 7월 1일 미국의 나스닥시장을 벤치마킹한 코스닥시장이 개설됐다. 이때는 상장사가 331곳에 달했다.

코스닥시장이 개설된 지 정확히 17년 만에 제3의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이 탄생한다. 국내 자본시장 역사에서 또다시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자본시장이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의 양대 축에서 코넥스시장과 더불어 삼각편대로 재편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창조경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추진됐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실현하려면 도전정신에 입각한 벤처기업이 많이 생기고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창업 초기단계의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회수할 수 있도록 새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기존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과 경쟁 관계가 아니라 진입이 좀 더 자유로운 제3시장 필요성이 대두한 것이다.

코스닥시장이 일반투자자의 거래를 위한 유통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코넥스시장은 벤처·중소기업들이 주식을 발행해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코넥스는 일반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도 아니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전문성과 위험 감내 능력을 갖춘 자본시장법상의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 고액자산가에게만 참여가 허용된다. 고액자산가는 기본예탁금 3억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유재훈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코넥스는 코스닥의 Pre-IPO 시장으로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창업 초기 기업들이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코스닥과는 그 역할이 분명히 구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코넥스 진입 장벽은 상당히 낮다. 상장 요건이 엄격한 탓에 중소기업의 코스닥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상장 요건과 공시 부담을 대폭 완화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의무 공시항목이 64개인 데 반해 코넥스는 29개에 불과하다.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면 코스닥시장에 상응하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벤처캐피탈이 코넥스 상장 2년 이내 기업의 신주에 투자할 때는 비상장 벤처기업 신주 투자와 같은 세제 혜택도 적용된다.

코넥스시장 개설이 당장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정자문인으로 선정된 증권사들은 벤처·중소기업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작업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에 코넥스시장을 준비하며 지정자문인 제도를 도입했다.

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진입을 원하는 창업·중소기업을 심사해 상장을 돕고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의 능력을 키워 코스닥시장 진출을 돕는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의 중소기업 전용 국제시장인 AIM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AIM 시장에서는 상장에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지정자문인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정자문인 제도를 둔 것은 기업들이 계속 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어서 증권사들도 신중하게 기업을 선택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대신증권[003540],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005940],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 5곳과 교보증권[030610], 키움증권[039490],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001500],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6곳 등 총 11곳이 선정됐다.

거래소는 다음달 3일 모의시장을 열어 테스트하는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7일까지 상장심사 접수를 하고 24∼25일께 최종 상장기업을 결정한 뒤 7월 1일 오전 9시 코넥스시장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지정자문인으로 지정된 11개 증권사가 2∼3곳 정도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 초기에는 상장사 20∼30곳 정도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연말까지 50개 정도는 상장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 "코넥스에서 제대로 성장하면 코스닥으로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본력이 부족한 기업, 적자가 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로 바이오, 테크놀로지, IT 분야의 벤처기업들이 해당한다.

그러나 코넥스시장이 코스닥시장과 차별성을 두지 못하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과거 프리보드시장의 실패 경험도 있다.

벤처·중소기업의 자금창구 역할을 목표로 2005년 7월 13일 출범한 프리보드시장의 경우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코넥스시장까지 생기면 계속 유지할 수도 없고 폐지할 수도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코스닥시장도 처음에는 상장하려던 기업이 많지 않아 점차 진입 장벽을 낮췄는데 코넥스가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기 때문에 능력이 부족한 기업이 상장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만큼 지정자문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또 시장 출범 초반에는 투기도 벌어지곤 해 이번에도 얼마나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느냐 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떤 시장이든 초반에는 투기가 많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투기가 한번 벌어지면 지정자문인이라도 큰 역할을 하진 못할 것 같다"며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넥스시장 출범> ② 연말까지 50개 벤처기업 상장

정책금융 '마중물' 퍼부어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상장기업 1천개·시장 규모 20조원 신시장 목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오는 7월1일 개장하는 코넥스시장은 상장기업 20여 개로 첫 발걸음을 뗀다. 초기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30개로 예상됐던 초기 상장기업 수가 줄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은 정책금융기관이 부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코넥스시장을 '창조경제' 생태계 기반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인프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코넥스펀드를 통한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는 벤처캐피털과 민간기관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에야 열릴 전망이다.

◇ 시장 규모 얼마나 될까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코넥스시장에 연말까지 50개 기업이 상장해 시장규모가 1조∼1조5천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넥스시장이 성숙한 상태에서는 상장기업 700∼1천여개, 시장규모 14∼21조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외증시의 주요시장 대비 신시장(New Market) 규모를 국내증시에 적용해 추산한 결과다.

영국 AIM, 캐나다 TSX Venture 등 국외 신시장의 규모는 평균적으로 주요시장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코넥스가 모델로 삼은 영국 중소기업 전용시장 AIM의 상장기업은 1995년 개장 첫해 121개에서 2011년 1천143개로 10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간 자금조달 규모는 9천600만 파운드(약 1천639억원)에서 42억6천900만 파운드(약 7조2천885억원)으로 늘었다. 시가총액도 23억8천240만 파운드에서 622억1천270만 파운드로 증가했다.

거래소는 자산 70억∼500억원 규모의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 중소기업 1만3천곳, 비상장 벤처기업 2만6천곳 등을 코넥스 상장 후보로 간주하고 있다.

초기 코넥스시장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정착하는지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이 성공하려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코넥스'라는 이름이 많이 회자되고 기대감도 높아야 하는데 아직까진 그렇지 않다"며 "개장 이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누가 코넥스기업에 투자하나

코넥스는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전문 투자자를 위한 시장이다.

증권사·펀드·은행·보험사 등 금융투자회사와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정책금융공사 등의 정책금융기관,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기금이 참여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 에인절투자자도 주요 투자자가 될 수 있다. 개인 투자는 기본 예탁금이 3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에게만 허용된다.

정부가 창업·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대대적 정책 지원에 나선 가운데 코넥스시장의 마중물은 정책금융기관이 부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컨더리펀드(창업투자회사 등이 이미 투자한 벤처 주식을 다시 사들여 수익을 올리는 것) 조성 지원, 연기금과 모태펀드를 활용한 코넥스펀드 조성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3년간 6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성장사다리펀드에도 코넥스펀드 조성 계획이 마련됐다.

금융위는 이 펀드로 벤처캐피털이 지원하지 못했던 기업들에 자금을 투입, '창업-성장-자금회수-재도전'으로 이어지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실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성장사다리펀드의 각 하위펀드에 얼마를 배분할지 정하고 구체적 펀드운용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시장 개설 초기에는 많은 전문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선 공공금융 부문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부문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추가 세제 지원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여기에는 정부도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주형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은 지난 29일 여의도에서 열린 창조금융 정책심포지엄에 참석해 "창조경제의 주역을 민간으로 보고 적극적 세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벤처기업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거듭 강조했다.

◇ 일반투자자는 어떻게 코넥스에 투자하나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간접·분산투자를 통한 코넥스 투자 기회가 열린다.

시장 규모나 수익률, 투자자 수요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를 위한 공모펀드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현재 공모형 중소형벤처펀드 등 코넥스 시장을 이용한 투자 신상품 개발을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벤처캐피털 투자 기회를 열어 놓은 영국 벤처캐피털트러스트(VCT) 같은 공모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VCT는 펀드 조성 3년 이내에 자산의 70% 이상을 AIM 상장 기업이나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게 돼 있다.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벤처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코넥스 전용 장기형 랩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도 나온다.

그러나 코넥스 공모펀드 개설에 대한 자산운용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연기금이나 외국인 등 장기투자자들이 먼저 시장을 활성화하고 거래량이 많아져야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코넥스 전용펀드를 운용하는 곳이 나올 수 있고 기존 펀드에 코넥스 기업을 편입할 수도 있다"며 "다만, 당장 코넥스펀드를 새로 조성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신시장 사례를 보면 코넥스시장의 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관투자자들은 벤처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주식을 들고 기다리는 '바이앤홀드' 전략을 쓰는 탓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30분마다 거래를 모아서 체결하는 단일가 경쟁매매방식을 채택했지만 거래 활성화 정도에 따라 연속 경쟁매매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며 "거래가 활발한 종목이 시장 수요를 신속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시장 출범> ③ 벤처기업들 "기대반 우려반"

"새출발 기대"…"제2의 프리보드 될까" 우려도

코넥스보다는 코스닥 직상장 준비 업체들 더 많아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코넥스시장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벤처업계도 기대에 부풀었다.

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코넥스가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여력이 없고 제도권 금융에서는 외면받아 오던 벤처기업은 코넥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코넥스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비슷한 취지로 나왔던 프리보드 시장은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고 중소기업의 성장동력이 되겠다던 코스닥도 활력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 환영하는 벤처업계…"코넥스로 새 출발 기대"

31일 벤처업계는 코넥스시장 출범을 계기로 업계의 오랜 난제인 자금조달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코넥스는 코스닥시장보다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해서 소규모나 신생 벤처도 쉽게 상장에 도전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자기자본 15억원 이상과 자기자본이익률(ROE) 5% 이상인 기업을 상장 대상으로 하지만 코넥스는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이상 중 어느 하나만 충족해도 상장 대상이 된다.

또 상장금액에 따라 자본금의 0.03%나 4천만원 이상을 내야 했던 상장수수료도 코넥스에서는 2년간 면제된다.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팀장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 투자자금 회수는 물론 추가 사업자금도 확보할 수 있어서 벤처기업에게는 '꿈의 시장'이지만 국내 벤처기업이 창업 후 코스닥시장에 상장되기까지는 평균 12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허 팀장은 "벤처업계가 오래전부터 코스닥보다 한 단계 완화된 주식 거래 시장의 개설을 요구해왔는데 바람이 이제야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한 정보기술(IT) 벤처업체 관계자는 "IT는 초기에 연구개발과 인력자원 충당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뚜렷한 실적이 없어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힘들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상장기업이 되는 건 모든 벤처의 소망이라서 코넥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모 정보보안 기업 관계자는 "십여 년 전만 해도 아이디어와 기획서만 있으면 벤처캐피털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지만 벤처기업 거품이 꺼지고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지금은 벤처캐피털의 심사 기준도 은행 못지않게 엄격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상장 벤처기업에게는 성장을 위한 기회가 가로막히다시피한 현실에서 코넥스는 활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코넥스가 좀 더 일찍 나왔으면 회사가 훨씬 빨리 성장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코넥스가 특히 신생 벤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 "제2의 프리보드시장 될라…일단 지켜보겠다" 목소리도

벤처업계는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의 디딤돌이 되겠다는 코넥스의 출범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코넥스가 제3 주식시장으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가장 큰 걱정은 프리보드시장의 실패를 답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리보드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의 주식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로 2000년 출범했다.

올해로 출범 13년째지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코스닥시장의 0.004% 수준인 1억원에도 못 미친다.

모 정보보안 업체의 대표는 "코넥스는 프리보드시장과 유사한 이미지"라며 "상장을 하면 정상적으로 자금 유통이 돼서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해 줄지 보장된 게 없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넥스가 잘되면 좋겠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많아 상장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모바일 광고업체의 대표는 "코넥스에 상장될 만큼 우수하고 성장성 있는 기업에는 에인절투자자의 구애도 뜨거워서 굳이 검증되지 않은 코넥스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정자문인이 상시 모니터링을 한다는 안이 있는데 이게 경영에 대한 간섭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코스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허 팀장은 "코스닥이 투자자 보호에 너무 몰두하다 보니 신생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역동성을 고려하지 못해 시장 자체가 활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중에서도 5년 미만의 신생기업에는 투자자 못지않은 보호장치가 필요한데 이 부분의 대책이 구체적으로 나와줘야 기업이 안심하고 상장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정보보안 기업 관계자는 "코넥스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자격이 기관투자자와 기본예탁금 3억원 이상인 개인으로 한정돼 있어 시장 활성화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런 우려 때문에 당장 코넥스에 상장을 시도하기보다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업체도 많았다.

창립 19년째를 맞은 한 소프트웨어업체의 대표이사는 "코넥스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아 주변의 벤처도 코넥스에 상장할 여력이 된다면 바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곳이 많다"고 귀띔했다.

업계의 우려에 대해 지천상 거래소 신시장운영팀장은 "투자자 자격에 제한을 둔 것은 불공정 거래를 악화하는 개인의 추종매매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기업을 보호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