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10
“환경규제 강화로 배터리 부문 성장 가능성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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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업체가 자동차 외의 교통수단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물론 하이브리드 선박까지 넘나들며 친환경·고효율의 ‘하이브리드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업계는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축적한 기술을 응용하는 만큼 새로운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요구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기술을 마련하는 데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노르웨이 조선사 아이데스빅(Eidesvik)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까지 아이데스빅의 하이브리드 선박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수출용 컨테이너박스 1개 정도의 규모로 이뤄졌다. 용량은 650KWh이며 최대 1600K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아이데스빅 측은 해당 솔루션을 사용할 경우 연료를 약 18% 절약할 수 있고 질소산화물(NOx) 등의 배출량도 25%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다에서 사용하는 만큼 방수·방염·방진 등의 성능이 필수적이다. 이에 LG화학은 협력사와 함께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배터리와 관련 설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하이브리드 선박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성과는 실증을 통해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전기자전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자전거용 배터리팩을 생산한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전기자전거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25%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전기자전거용 배터리는 납축 배터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교체되는 추세다. 삼성SDI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의 납축 배터리보다 무게와 부피가 작다. 또한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충전시간이 짧고 배터리 수명이 3배 이상 길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삼성SDI는 알톤·삼천리 등 국내 자전거 브랜드를 비롯해 유럽·중국 등 해외 업체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노트북에는 원형 배터리가 3~6개 정도 들어가지만 전기자전거에는 원형 배터리가 수십개씩 들어간다”면서 “업계에서는 전기자전거용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향후 국내 배터리 업계가 비행기와 같은 영역으로도 적용대상을 넓혀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태양광 비행기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드론과 무인비행기를 중심으로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연료절감 등 이슈가 떠오르면서 배터리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발빠르게 움직여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기로 운항하는 `전기배` 시대 열린다
하이브리드 선박 개발 활발… 유럽서만 20~30개 준비중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 시장 급속확산 전망
친환경 규제강화속 국내 조선·배터리업계 새 기회 '주목'
박정일 기자 comja77@dt.co.kr | 입력: 2015-06-08 20:02
전기차에 이어 전기로 운항하는 전기배의 시대가 열린다. 당장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 선박이 주를 이루겠지만, 신재생에너지 전기동력으로만 운항하는 배가 등장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조선 산업 전반의 불황으로 잠잠했던 하이브리드 선박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말 노르웨이 아이데스빅은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해양작업지원선(OSV)인 '바이킹 퀸'호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노르웨이 선급협회 '노르셰베리타스(DNV)' 등 유럽에서만 20~30개의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중 일부는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선박이란 평소 장거리 주행에서는 디젤 등 화석연료를 쓰다 항구 내 저속주행이나 대기 중일 때, 선박 자동제어를 할 때 전기동력을 활용하는 배다. 자동차의 경우 완전 전기동력으로 운항할 수 있지만, 배는 자동차보다 높은 출력이 필요해 화석연료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선박이 주로 장애물이 없는 공해상을 다닌다는 점에서 태양광, 풍력, 조력 등과 접목하면 더 많은 신재생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장치 설치 비용과 배터리 가격만 내려가면 전기차보다 더 가능성 있는 시장이다.
예상보다 그 시점이 앞당겨 질 수도 있다. 배터리 업계는 2~5년이면 하이브리드 설치 비용을 모두 만회할 수 있는 만큼 경제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치 비용과 배터리 가격 역시 시장 확대와 함께 빠르게 떨어져 제조원가 등 가격 경쟁력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친환경 규제 강화는 전기배 시대의 개막을 앞당기는 촉매다. 국제해사기구는 모든 선박에 올해부터 5년마다 10%씩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계획을 세우고, 이 규제에 미달하는 신규 선박은 운항을 불허 하는 등 강력한 규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물류 운송량의 90% 이상이 해상에서 이뤄지고 있고, 선박들이 발생시키는 CO2도 전 세계 배출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선박의 경우 CO2 등 온실가스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시장 움직임은 최근 불황에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와 신성장동력으로 부상 중인 배터리 업계에 새 기회를 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2009년과 2012년에 3000톤급 전기 하이브리드 경비함을 만들어 해양경찰청에 인도한 바 있어 제조 능력을 검증 받았다. LG화학 역시 최근 노르웨이 아이데스빅의 전기 하이브리드 선박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에코십 시장은 계속 커 나갈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과 배터리 경쟁력을 합치면 전기 하이브리드 선박 시장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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