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15/05/03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한국전력[015760]은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글로컬(Glocal) 창조경제 혁신구역'으로 키우기 위해 에너지밸리 입주 기업에 대한 지원사업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빛가람 에너지밸리는 광주·전남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에 조성하는 에너지밸리로, 이번 지원사업으로 한전은 이곳 기업들의 연구개발(R&D)→제품화→판로개척→수출 등 전 단계를 돕게 된다.
이를 위해 한전은 스마트그리드(SG), 에너지저장장치(ESS), 직류배전(DC) 등 에너지 신사업 분야 신생기업 전용 협력 연구개발 과제를 신설했다.
또 건당 최대 10억원이던 중소기업 협력 연구개발 지원금을 최대 20억원으로 올리고, 기업에서 대학 또는 연구소와 공동 연구하는 과제는 위탁연구비를 최대 2억원까지 지원해 산·학·연 공동연구를 촉진키로 했다.
한전은 에너지밸리 내 기업 창업·이전 활성화를 위해 R&D 연구과제 선정 평가 시 에너지밸리 내 기업에 가산점을 주고, 과제 성과물이 우수 개발품으로 지정되면 안정적 국내 판로를 확보해 주고 해외 수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한전은 5월 한달 동안 사내·외 특별공모를 통해 신생기업 전용 R&D 과제를 발굴해 지원하고, 기업 활동도 도와 초기에 도산하지 않고 에너지밸리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한편, 한전은 빛가람 에너지밸리에 활기와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오는 28~29일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혁신도시 한전 본사에서 지역 주민과 기업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빛가람 동반성장 페스티벌'을 연다. joon@yna.co.kr
기업투자ㆍR&Dㆍ금융 3개 분야 동시 협약
한국전력 이전을 계기로 시작된 광주ㆍ전남공동혁신도시 내 ‘빛가람 에너지밸리’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전남도와 한전, 보해양조, 외환은행 등 지자체와 기관, 기업 등 총 18개 기관 대표들은 지난 30일 한전에서 ▦기업투자 ▦에너지밸리센터 건립 ▦빛가람에너지론 지원 등을 골자로 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빛가람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기업은 디엠아이시스템즈, 새일시스템즈, 애드캡슐소프트, 에스큐브아이, 보해양조, 네오피스, 이우티이씨, 도건시스템, 이디에스, HK에너지 등 10개다. 이들 업체는 총 329억원을 투자해 322명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보해양조는 나주혁신산단을 터전으로 바이오에탄올 에너지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고, 태양광ㆍ에너지저장장치(ESS)ㆍ빅데이터 등 에너지신사업 및 전력ICT 관련 기업도 다수 유치해 에너지밸리 조성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한전은 기대했다.
앞서 3월 초 보성파워텍이 빛가람 에너지밸리 1호 기업으로 투자를 약속했다.
또 전남도와 한전, 한전KDN, 한전KPS, 나주시, 기초전력연구원, 전기산업진흥회는 광주ㆍ전남혁신도시에 에너지밸리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에너지밸리센터는 기업 연구개발, 창업ㆍ보육 지원 등을 하게 된다. 약 200억원을 투자해 올 하반기에 착공, 내년 준공 예정이다. 기초전력연구원은 이날 에너지밸리 분원 개원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한전과 외환은행은 ‘빛가람 에너지론’ 협약을 하고 우수한 기술은 보유하고 있으나 담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시중 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5월부터 대출해주기로 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기업 이전과 투자 촉진을 위해 각종 혜택을 늘리고 유관기관과 시스템을 구축해 입주기업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10개 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개발(R&D)기관, 금융기관이 동시에 협약함으로써 전방위 기업유치의 토대가 마련됐다”며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이 본 궤도에 올라 창조경제가 풍성한 결실을 보는데 기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구기자 sori@hk.co.kr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성공신화 |
2020년까지 에너지기업 500개사 유치…올 한 해만 2622억 원 투입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
지난 40여 년간 우리나라는 수도권 일극 중심의 불균형 발전 전략으로 압축성장을 해왔다. 그 결과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침체’라는 국토 양극화 문제에 시달려왔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고자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지방 이전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현재 공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지방으로 옮겼다. ‘주간동아’는 각 지역에 자리 잡고 동반성장을 이끌고 있는 공기업 등 주요 기업을 발굴해 그 성과를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전남 나주시는 조선시대까지 전북 전주시와 함께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큰 도시였다. 나주평야의 중심지로 목사와 부사, 관찰사가 부임하는 지역이었다. 전라도라는 지명도 전주와 나주의 첫 글자를 합쳐 만든 말. 일제강점기 이후 전형적인 농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던 나주시가 첨단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한국전력공사(한전) 본사의 이전이 완료된 나주시는 이제 최상품 배 생산지라는 영광과 더불어 국내 ‘전력 수도’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한전은 나주시로 이전을 완료함과 동시에 광주·전남권 지역사회의 공동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광주 · 전남권을 전력산업 특화 글로컬(global+local) 창조경제 혁신구역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운 것. 한전은 그 핵심 사업으로 나주시 안에 위치한 광주 · 전남 공동혁신도시(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광주 · 전남권의 관련 산업(광주권 첨단산업 벨트, 동부권 IT 융 · 복합, 서남권 신재생에너지 벨트 등)과 연계해 공동발전을 꿈꾸는 ‘빛가람 에너지밸리(Energy Valley)’를 조성키로 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17일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와 정관계 주요 인사, 지방자치단체장, 지역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전기념식에서 “빛가람 혁신도시가 대한민국 최고 혁신도시이자 세계 속 에너지밸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한전이 앞장서겠다”며 “앞으로 나주에서 새로운 100년을 열어나갈 한전의 뉴비전은 빛가람 에너지밸리 시대를 향한 ‘Smart Energy Creator, KEPCO’”라고 선포했다.
‘에너지밸리’는 일본 기업도시 도요타나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지방으로 이전한 거대 기업이 그 지방의 토종 산업계와 연계해 공동발전할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개념으로, 빛가람 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시에는 산학연 클러스터를 건설하고, 이를 중심으로 광주 · 전남권에 2016년까지 100개사, 2018년 250개사, 2020년 500개사의 에너지 관련 업체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종국에는 관련 대기업들을 유치해 2차, 3차 협력사까지 동반 이전을 추진한다는 게 한전의 목표.
빛가람 에너지밸리에 에너지기업을 유치하고자 한전은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협력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조세를 감면하는 등 실질적 지원을 하고, 기업이 이전하거나 새로 창업하면 인큐베이터 기능을 할 수 있는 에너지밸리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육성펀드 2000억 원을 출연해 이전 기업의 초기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입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성장을 견인할 ‘에너지밸리 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전은 일단 빛가람 에너지밸리의 초석이 될 빛가람 혁신도시에 산학연 연구개발(R·D · 신산업 및 교육원 등)과 지식,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제조업, 소프트웨어 업체나 스타트업 업체를 먼저 유치하기로 했다. 한전은 한전KPS, 한전KDN 등 함께 나주시로 이전한 전력그룹사와 지역 산학연 R·D에 연간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미래 유망 아이디어를 지속 발굴해 지역 R·D를 활성화할 계획. 또한 지역 대학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전력 꿈나무 장학금’을 신설하며 지역 대학과 연계해 MBA 과정을 개설하는 등 지역 우수인재 양성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강소기업’ 유치 노력, 고용 창출 효과
첨단에너지 특화사업도 추진한다. 한전은 이미 빛가람 혁신도시에 세운 본사 신사옥으로 친환경 에너지 타운 조성의 서막을 올렸다. 지하 2층, 지상 31층 신사옥 건물 자체가 태양광(건물 외벽)과 풍력(옥상)발전소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사옥 건물 옆에도 태양광과 지열발전을 할 수 있는 소형 발전소가 있으며 태양열 급탕시설, 풍력과 태양광을 함께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보안등이 설치돼 있다. 신사옥은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7127kw이고, 이는 전체 에너지 설비의 42%를 차지한다.
한전은 신사옥 일대를 빛가람 에너지밸리 명소로 만드는 한편, 광주 · 전남 지역사회복지시설 옥상에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전남 도서 지역에도 신재생에너지 신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자립섬’ 보급을 확대함으로써 섬 자체를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구축할 계획이다.
빛가람 혁신도시를 기점으로 광주 · 전남 지역에는 에너지 관련 중소 · 중견기업과 에너지산업 기업이 대거 들어올 예정이다. 한전은 지자체,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연구시험설비를 개방하는 한편, 동반성장 페스티벌 등 제품 홍보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전은 나주시로 이전한 후 이삿짐도 채 풀지 않은 상태에서 빛가람 에너지밸리와 빛가람 혁신도시의 발전 및 기업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24일 빛가람 혁신도시 공공기관장 협의회에 합류한 것을 시작으로 1월에는 11개 한전 전력그룹사 사장단 회의를 열어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월 21일에는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 등 지자체와 한전 간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1월 28일에는 광주 · 전남 중소기업인과 유관단체장과의 간담회를, 2월 3일에는 지역 경제단체장과 지역 발전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빛가람 혁신도시를 세계 속 ‘에너지 허브’와 ‘전력수도’로 탈바꿈할 방안을 논의했다.
이렇게 동분서주한 덕분일까. 나주시 이전 100일 만에 빛가람 에너지밸리 1호 기업이 탄생했다. 연매출 1000억 원의 코스닥 상장사인 보성파워텍이 그 주인공. 보성파워텍은 향후 3년간 친환경 전력기자재와 스마트센서를 개발, 생산하는 데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보성파워텍 측은 나주시로의 이전 이유에 대해 “그간 한전 덕에 우리 회사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에 한전이 구상하는 에너지 특화도시에 동참해 연관 업체들이 집적화되면 기술 이전 등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빛가람 에너지밸리의 조성 기반을 구축하고자 국내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올해 총 2622억 원 사업비를 책정했다. 지역진흥사업에 1274억 원, 전력안정화사업에 1384억 원을 배정했다. 먼저 지역진흥사업을 보면 지역 강소기업 유치에 66억 원, 지역 대학 및 인재양성에 619억 원, 지역사회 및 주민 상생에 589억 원이 각각 쓰일 예정.
지역 강소기업 유치를 위한 예산 66억 원 가운데 50억 원은 한전이 지원하게 될 2000억 원의 중소기업 육성펀드 출연금 이자를 활용해 빛가람 에너지밸리 내 이전 기업이나 협력업체의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이 밖에 기업 이전 및 창업 보육센터와 R·D 센터 기능을 할 에너지밸리 센터 설립에 10억 원, 해외 수출 마케팅 지원에 3억 원을 지원한다. 5월 열릴 빛가람 동반성장 페스티벌에도 3억 원 예산이 책정돼 있다.
한전의 강소기업 유치를 통한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은 3월 말부터 궤도에 올라섰다. 3월 30일 한전, 2개 자회사(한전KDN, 한전KPS), 전남도, 나주시와 기초전력연구원, 전기산업진흥회, 빛가람 에너지밸리 유치 기업 10개사, 외환은행 등 총 18개 기관 대표들이 모여 총 3개 분야(기업투자 협약, 에너지밸리센터 건립 협약, 금융지원 협약)에 대해 동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 새롭게 에너지밸리에 들어올 유치기업들은 향후 총 329억 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322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 닷새 전인 3월 25일 한전과 KT가 빛가람 혁신도시에 ‘빛가람 에너지 ICT 융합센터’를 공동 설립키로 약속했다. 이 센터는 양사의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을 위한 상호협력 전초기지 기능을 할 예정이다.
한전은 빛가람 에너지밸리 사업의 성패를 가를 지역 대학과 인재양성 분야에는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과의 협력 R·D를 수행하는 데 가장 많은 573억 원 예산을 올 한 해 지원한다. 10월 광주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초 전력 분야 신기술 박람회(콘퍼런스)인 ‘빛가람 국제 전력신기술 및 발명대전’에도 30억 원 예산을 배정했으며, 에너지산업에 진출하길 꿈꾸는 지역 학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 및 지역 대학과 연계한 MBA 과정에도 6억 원을 지급한다. 그 밖에 경쟁력을 갖춘 지역 대학생의 육성을 위한 예산도 10억 원이나 된다.
지역 상생+에너지밸리 두 마리 토끼
한전은 이미 지역 산학연 R·D 협력을 위한 시동을 나주시 이전 직후부터 걸기 시작했다. 전남대와 MBA 개설 양해각서를 지난해 12월 23일 체결한 것. 올해 1월 7일에는 지역 대학 총장들을 초청해 산학협력과 인재육성, 취업문제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3월 11일에는 이전 전력그룹사(한전,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가 광주과학기술원, 동신대, 목포대, 순천대,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등 지역 대학과 R·D 및 인재양성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전은 올 한 해 나주시 지역 주민과 잘살기 위한 예산으로도 589억 원을 편성했다. 나주시를 에너지와 ICT를 결합한 ‘스마트에너지’ 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한전의 야심찬 계획이다. 스마트에너지란 에너지와 ICT를 결합해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효율적으로 수송하며 소비자에게 편리하면서도 에너지 절감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지칭한다. 그래서일까. 이 중 가장 많은 예산이 지역 미관 환경 개선에 먼저 투입된다. 총 397억 원이다. 거리의 흉물이 된 변전소를 실내로 집어넣는 옥내화 작업, 철탑 개선 등 설비 친환경화와 모든 전선을 지하로 집어넣는 지역 설비 지중화사업이 그것이다. 한전은 지중화가 완료되면 나주시에 지중화 특화거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공항과 역, 터미널 등에 전기자동차와 전기자전거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스마트드라이브 서비스와 LED(발광다이오드) 조형물, 태양광 가로등, 빛 소리 음악분수 등이 설치된 에너지 공원을 조성하는 데 20억 원 예산이 배정됐고, 건물 내 에너지 소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할 수 있게 하는 ‘S/G 스테이션’과 스마트홈 등 첨단 에너지 신사업에도 59억 원이 지원된다.
이와 관련해 조환익 한전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 빛가람 혁신도시 내 한전 신사옥에서 열린 발표회를 통해 LTE(롱텀에볼루션) 활용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 구축,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선도할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에 협력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올해 3월 24일 한전은 광주시, 전남도, 나주시 등 9개 기관과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공동이용협약을 체결했다. 지자체는 충전기 구축 대지를 제공하고, 한전은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며,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들은 서로 협력해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충전기를 공동 이용하게 될 예정이다.
지역 취약계층의 생활을 지원하는 데도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가 사용된다. 한전은 53억 원 예산을 들여 사회복지시설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난방기기를 전기요금이 절반밖에 들지 않는 심야 난방식으로 교체하는 한편, 치매노인과 독거노인의 위치확인서비스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전 본사의 1개 처가 1개의 농촌마을과 자매결연해 도움을 주고, 창업자금 대출 지원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경제, 문화, 의료, 법률서비스 지원에 총 60억 원 예산을 배정했다.
국토 균형 발전, 100년 만의 기회
또한 한전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문화콘텐츠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신사옥 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매월 2회씩 본관 1층과 2층 한빛홀 대강당(1000석 규모)에서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최신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빛가람영화제’를 개최하는 한편, 혁신도시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스카이라운지(하늘빛라운지, 사옥 31층), 콘퍼런스 룸(300석 규모), KEPCO 북카페(한전도서관 : 외부 회원 가입 484명, 누적 대출 3011건으로 일평균 외부 회원 100여 명 이용) 등을 개방하고 있다. 이후 부속 동에 약 1652㎡(500평) 규모로 마련한 GEP 파빌리온(Green Energy Park Pavilion)에 신재생에너지 홍보전시관을 조성해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한전이 올 한 해 전력안정화 사업에 1384억 원 예산을 편성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광주 · 전남 지역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전력설비 투자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이뤄지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불산업단지의 노후 개폐기 교체 등 701억 원을 투자하는 것을 필두로 도괴 방지를 위한 전주 교체 등에 414억 원, 배전 지능화 통신설비를 확대하는 등 정보통신 분야에 7억 원이 각각 투자된다. 나머지 226억 원은 각종 전기설비의 수선유지비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1일 한전 본사를 방문한 후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나주가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할 것 같다.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키우려는 과제 중 하나가 ‘에너지 신산업’이다. 혁신도시가 이 분야에서 특화된다면 외국에서도 나주를 찾을 만큼 좋은 구상”이라고 밝혔다. 과연 한전은 500개 에너지기업을 유치하고 광주·전남 지역의 산업벨트와 효율적으로 연계된 에너지밸리를 완성할 수 있을까.
조환익 사장은 “한전이 추구하는 에너지밸리 조성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는 개념을 초월해 지역과의 상생협력에 기초를 두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에너지 신산업의 성장동력이고, 그와 동시에 한전에 대한 지역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기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브랜드콜택시 기사 이갑영 씨는 한전이 나주시로 이전한 후 모습에 대해 “요즘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줄을 선다. 그런 얘기는 50년 넘게 나주에 살면서 처음 들었다. 나주 여기저기서 활력이 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요즘처럼 기분 좋은 날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주시 이통장연합회 한 관계자는 “한전이 입주함으로써 노인 중심의 농업도시가 새로운 도시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주가 성장할 수 있는 100년 만의 기회인 셈”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온 길보다 더 먼 길을 가야 할 한전과 빛가람 에너지밸리의 앞날에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100년의 미래가 걸려 있다.
100년을 향한 도전 `빛가람 에너지밸리`
한국전력은근대화의 여명기인 1898년 한성전기회사 설립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이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성장과 국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뒷받침해 왔다고 자부한다.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전력기술 자립, 한국 표준형 원자력발전소 개발 등 많은 성과를 일궈냈다.
1990년대에 들어선 글로벌 챔피언 도약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잡았다. 1995년 해외사업 최초 진출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도 미래 세계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등 신재생에너지 영역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7년간 대한민국 전력사업을 이끌어 온 한국전력은 이제 ‘빛가람 에너지밸리’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나주)로 본사를 이전한 한전은 본사 지방 이전을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회로 삼았다. ‘빛가람 에너지밸리’라는 지역사회 공동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빛가람 에너지밸리는 광주전남 지역을 ‘대한민국 전력 수도’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한전은 이 지역을 에너지·전력 산업에 특화된 글로컬(Global+Local) 창조경제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일본의 ‘도요타시’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에너지산업에 특화된 ‘스마트 에너지 시티’를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우선 ‘중소기업 육성펀드’ 조성 및 ‘에너지밸리 센터’ 건립을 통해 창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혁신도시 내에 연구개발(R&D) 기관, 첨단 지식산업, 창업 및 스타트업 기업이 쉽게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광주·전남권역을 전기차, ESS, 마이크로그리드, 전력IT 등 에너지신산업 중심으로 발전시키고, 지방자치단체와 전 방위적인 공조를 통해 관련 대기업 유치 활동을 전개해 2·3차 협력사의 동반 이전까지 유도할 예정이다.
지역 강소기업에 해외 수출촉진회 참가와 컨설팅을 제공해 ‘해외수출 마케팅’을 지원하고, 국내외 바이어를 초청한 ‘빛가람 동반성장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도 준비 중이다. 또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남도 문화를 빚어낸 자연환경과 함께 패키지로 구성, 명품도시로 만든다는 밑그림이다. 전기버스, 전기자동차, 전기자전거가 다니는 전기차의 천국,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메카, 도서지역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최첨단 기술이 녹아있는 그린 시티 미래를 빛가람 에너지밸리가 가장 먼저 열어갈 것이다.
아울러 지역대학을 키우고 지역인재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역대학과 에너지·IT 분야 산학연 R&D에 집중 투자해 연구역량을 제고하고, 세계 최초의 전력분야 신기술 박람회인 ‘빛가람 국제 발명 대전’도 개최한다.
빛가람 에너지밸리는 국가적 차원에서 성공해야 할 한전의 소명이자 지역사회와 함께 그리는 미래다. 한전은 빛가람 시대 새로운 백년을 여는 이번 도전을 지방 이전 공공기관과 지자체를 포함한 지역사회와 함께 손을 맞잡고 빛가람 에너지밸리의 힘찬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문은 열려 있다. 한전은 빛가람 에너지밸리에 관심 있는 관련 기업 및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모두의 관심과 호응 속에 하루라도 빨리 ‘세계 최고의 에너지밸리’가 일으켜 세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섭 한국전력 상생협력처장 BIZL319@kepco.co.kr
[빛가람서 새로 쓰는 에너지 미래] 기술과 사람·시장이 모이는 에너지밸리
빛가람 혁신도시가 대한민국 최고 혁신도시이자 세계 속 에너지밸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한국전력이 앞장서겠다.”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본사 나주 이전식에서 천명한 지역 상생 비전이다. 한전은 본사 이전과 함께 광주·전남권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세계적 전력에너지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일본 도요타시나 미국 실리콘밸리 처럼 전력산업에 특화된 글로컬(Global+Local) 창조경제 혁신지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0년 대작업, 세계 최고 ‘스마트 에너지 도시’ 목표
사물인터넷(IoT) 융합 에너지 효율화 산업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 기술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은 글로벌 투자자·바이어에게 필수코스가 됐다. 최근엔 중동, 남미, 동남아시아 공무원 현장학습 방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이 꼭 들르는 곳은 수도 서울이 아닌 전라남도 나주시. 이제는 ‘빛가람 에너지밸리’로 더 잘 알려진 스마트 에너지 도시다.
10년 뒤를 내다본 에너지밸리 탑이 지금도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다. 수백 개 에너지 전문기업이 모여들고, 에너지 공기업과 관계기관·연구소, 대학이 하나의 체인처럼 엮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전기차·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로 도시 생활과 문화까지 스마트 에너지 옷을 입는다.
한전이 구상하는 빛가람 에너지밸리는 아직 해외 어느 곳에서도 유사 사례가 나오지 않은 글로벌 첫 시도다. 조성이 완료되면 에너지 직접단지로서 역할은 물론 에너지·ICT 융합 허브로서 기술과 기업, 사람이 모두 모이는 도시로 거듭난다. 한전은 앞으로 10년간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에 전사적으로 힘을 쏟는다.
첫 도입기인 내년까지는 산업 공생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산학연관 협력 조성에 집중한다. 첫 단추로 지난 2월 해외 주요 산업클러스터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4월엔 지역사회 및 전문가들과 대토론회를 거치며 로드맵을 확정했다.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는 산학연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꾸미고 문화첨단산업 ·샌재생 에너지·농식품생명산업·IT융합 벨트와 연계된 광주전남권 전력산업벨트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도입기 유치 목표 기업수는 100개다. 이후 2018년까지 250개사, 2020년까지 500개사로 단계적 확대 계획이다. 전력분야 소프트웨어(SW) 등 ICT 기업과 연구개발, 스타트업들이 우선 유치 대상이다. 광주전남권에는 전력IT 기기와 중전기기, 기자재 등 전력설비 중소기업을 위한 보금자리로 꾸며진다. 지역가점제와 우선 구매, 연구·시험장비 개방으로 중소기업 이전을 유도할 예정이다.
투자유치 전담반을 꾸려 현대·효성·일진·LS 등 대기업 유치도 추진한다. 대기업이 관심을 가진 협력사업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이전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2·3차 협력사까지 동반이전도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5년 내 주요 기업을 유치하면 혁신도시를 에너지+ICT 첨단도시로 정착시키고, 10년 내 문화·관광까지 어울어진 세계 최고 에너지밸리로 일으켜세운다는 계획이다.
◇총력전 들어간 에너지밸리 조성
한전은 올해 초부터 에너지밸리 총력전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 3월 보성파워텍을 1호 입주기업으로 유치한 데 이어 보해양조·네오피스 등 벌써 10여개 협력사를 추가 유치했다. 지금까지 유치로만 약 400명 인력 추가채용과 430억원 투자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유치는 올해 한전이 가장 큰 공을 들이는 사업 중 하나다. 에너지밸리 기반을 다지는 초기 사업인 만큼 한전은 타 이전 기관·지자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 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력그룹사 3000여개 협력사와 지자체 4000여개 연관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지자체와 함께 공동으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여는 등 전국을 돌며 유치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수 기업을 이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2000억원 상당 중소기업 육성펀드가 대표적이다. 에너지밸리에 입주하는 기업은 출연금 이자 수익을 활용한 대출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제품 우선구매 비율도 40~70%로 늘린다. 중소기업이 지방 이전 이후에도 제품 판로를 보장받아 적정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2000만원 상당 마케팅 비용 지원과 해외수출 판로개척에도 힘쓴다. 지난 5월 열린 빛가람 동반성장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바이어를 초청해 8개 중소기업이 10개 해외기업과 총 670만달러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에서 한전은 해외 바이어 항공료, 숙박비 등 참가비용을 지원해 우리 중소기업 비용 부담을 덜어줬다.
하반기엔 기업 이전·창업 보육센터와 연구개발센터 역할을 함께 수행할 ‘에너지밸리센터’도 착공한다. 한전은 연구소 설치 기업에 시험설비 무상이용과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지자체는 토지와 건립비용을 댈 예정이다. 앞서 한전전력연구원 분원과 기초전력연구원 분원이 나주에 들어서면서 에너지 연구개발단지 조성의 시작을 알렸다.
한전은 창업과 이전, 연구개발, 제품화, 판로개척, 수출에 이르는 전과정을 지원하는 에너지밸리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산업분야 신생기업 전용 협력연구개발 과제를 신설하고, 건당 최대 10억원이었던 협력연구 개발 지원금을 융복합 과제에 대해 20억원까지 늘렸다. 한전KDN, 한전KPS, 기초전력연구원 등 나주로 이전한 다른 전력그룹사나 관련 기관과 함께 중소기업 공동 지원시스템도 갖췄다.
한전은 관련 기관이나 지자체와 협력해 에너지밸리 이전 기업이 초기 도산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술은 물론, 금융, 제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해 가동할 방침이다.
<에너지밸리 조성 전략/자료: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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