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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후체제 출범에 대응한 새로운 기회, 에너지 신산업

인산철뱅크 2016. 3. 6. 13:02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단지 전경.(사진=한전)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단지 전경.(사진=한전)


전라남도 진도에서 배를 타고 25분을 가면 위치한 고즈넉한 섬이 있습니다. 넉넉한 바람과 강렬한 햇빛이 특징인 이곳. 168가구 280 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가사도는 육지와 연결된 여객선이 하루에 왕복 1차례 밖에 없는 전형적인 외딴 섬마을입니다.


이곳의 일상적인 풍경은 일본 수출을 위한 톳을 말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 이후 이 고즈넉한 섬엔 새운 풍경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바로 신재생에너지 설비입니다. 이제 가사도는 톳보다 에너지로 더 유명합니다. 한국전력공사의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 사업이 적용된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섬’인 것입니다.


녹색 에너지 자립 섬으로 활기를 찾은 섬마을

마이크로그리드란 전력망에 정보 기술이 접목되어 발전 전력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시스템을 말합니다. 즉 마이크로그리드(MG) 기술이 적용된 가사도 안에선 스스로 친환경 에너지의 효율적 생산, 저장, 및 소비가 가능한 것이지요. 현재 가사도는 섬내 사용전력의 8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충당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디젤 발전기와 비상 전원으로 발전하지요.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EMS).(사진=한전)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EMS).(사진=한전)


“농사를 지으려면 농사용 건조기나 냉동창고와 같이 전력소모가 많은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데, 항상 전력이 부족한 게 걱정이었습니다. 이젠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고 친환경 녹색 섬으로 알려지며 관광객도 늘어 섬에 활기가 생겼지요. 게다가 풍족한 전기 덕에 양식장 운영도 확대됐습니다.” 가사도 이장 김계석씨의 말입니다. 기존엔 디젤발전소로 전기를 공급받으며 연료비의 부담도 높고 매연으로 인한 환경공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이후 연료절감을 하며 주민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사도의 태양광 발전 시설.(사진=한전)
가사도의 태양광 발전 시설.(사진=한전)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섬 가사도가 성공을 바탕으로 한전은 국내 120여개 섬 지역에 ‘녹색 에너지 자립 섬’ 구축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60억원의 전력공급비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겠단 구상이니, 그야말로 친환경 사업인 셈이지요.


환경을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 분야로 떠오를 전망도 보입니다.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운영 노하우를 이용해 캐나다 등지에 풍력과 태양광 등 시스템을 수출할 방침인 것입니다. 바야흐로 에너지 신산업이 미래 산업이 트랜드이자 성장동력인 시대입니다.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


2020년 신기후체제 출범을 계기로 온실가스 감축이 전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적용될 파리협정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가 공명할 수 있단 위기의식에서 도출된 합의이지요.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대 변화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우리 에너지산업은 탄소배출이 높은 화력에너지 중심의 중앙집중형 공급방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2014년 국내 에너지원별 발전비중을 살펴보면 석탄이 39.2%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요.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 전화에 맞게 CO2 감축을 하려면 수요관리 중심 구조로의 이동이 필수입니다.


이에 정부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에너지 신산업 정책을 본격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 7월 ‘에너지 신산업 창출방안’을 발표하고 2015년 4월엔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이행계획’을, 2015년 11월엔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발표했지요.


온실가스 감축과 신성장동력 확보의 Key!


에너지산업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수요관리 등 에너지 분야 주요 현안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문제 해결형 산업’으로 정의됩니다. 주요 사업으론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타운, 제로에너지빌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에너지 자립섬, 수요자원거래시장, 태양광 대여, 발전소 온배수 활용 등이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의무 뿐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에너지산업은 중요합니다. 절약한 전기를 되파는 수요자원 시장은 2014년 개설이후 현재 15개기업이 신규로 참여했으며 이를통해 약 1,000억원 시장및 170명 고용을 창출했지요.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홍천군 소매곡리는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처리장 등 기피시설이 입지해 홍천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이었습니다. 이러한 마을에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이 시행되며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도시가스를 생산했고, 연료비를 크게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처리과정의 부산물은 퇴비로 생산하고,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과 처리장 방류수를 소수력 발전에 활용하는 등 수익도 창출했지요. 당초 57가구였던 마을주민이 현재는 70가구로 증가하였으며, 연간 주민 수익으로 1억 9천만 원이 기대되는 등 살기 좋은 마을로 변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총 4,000억원에 달하는 ESS 수출, 전기차 공공 수요 창출 등 다방면으로 경제활성화 효과가 큰 산업이 에너지신산업입니다.


온실가스 감축과 신성장동력 확보의 Key!

석탄이 영국 산업화를 주도했듯 이젠 저탄소 신재생 에너지를 선점하는 국가가 신기후체제의 주역이 될 것입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으로선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에너지신산업을 육성해 신기후체제에 적극 대응하는 이유입니다.


가사도의 태양광 발전 시설.(사진=한전)
가사도의 태양광 발전 시설.(사진=한전)


가정에선 가정용 태양광 설비로 전기요금을 20% 절감시키고 절약한 전기는 누구나 되팔 수 있습니다. 바다에 위치한 수많은 섬들이 에너지 걱정 없는 청정 섬으로 거듭납니다. 기업은 기술개발과 투자확대의 적기를 맞습니다. 정부는 에너지신산업 규제를 풀어 100조 시장 창출에 나섭니다. 에너지 산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이 전환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경제와 환경 모두에 청신호가 켜진 대한민국의 앞날이 아닐까요.

2016.03.03 국무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