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7월 17일 (목)
한화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중대형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포기한다. 제품 수요가 크지 않은데다 신규 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케미칼이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음극재 사업을 접는 수순을 밞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케미칼은 중대형 배터리를 핵심 부품으로 하는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타깃으로 2010년부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와 리튬티탄산화물(LTO) 음극재 개발에 나섰다. 울산에 연산 600톤 규모의 생산 공장까지 확보했고 시장 상황에 따라 증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해 적자가 지속되면서 최근 비공식적으로 사업 정리를 검토 중이다.
한화케미칼이 이차전지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의 수요가 크게 늘지 않기 때문이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다른 리튬계 전지에 비해 긴 수명과 폭발위험 등에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무겁고 부피가 크다. 이 때문에 최근 급성장하는 전기차에 배터리 시장에서는 가볍고 부피가 작은 NCM(니켈·코발트·망간)계 양극재를 더 선호하는 추세다.
반면에 리튬인산철 이차전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최적화됐다는 평가받지만 중국·미국 양극재 공급 기업과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선두권의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마저도 NCM계 리튬전지만을 고집하고 있어 국내 시장조차 확보가 어렵다. 리튬티탄산화물 음극제 역시 리튬인산철 양극제와 마찬가지로 시장이 커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케미칼은 최근 수년간 태양광을 신수종사업을 선택하고 폴리실리콘 제조라인을 세우고 한화솔라원·한화큐셀을 인수하는데 약 2조원을 쏟아 부었다. 부채비율이 상승하자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왔다. 이 같은 상황에 아직 경쟁력을 입증 못한 이차전지 소재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전망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시장 선점에 어려움을 격어 왔다”며 “축소는 사실이지만 포기 수준이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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