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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NEC, 중국 A123 인수

인산철뱅크 2014. 4. 2. 12:12



2014년 03월 25일 (화)
일본 NEC가 전기자동차 분야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을 강화한다. 전기차와 ESS로 양분되는 중대형 배터리 시장 선두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NEC는 중국 완샹그룹의 A123 ESS사업 부문을 인수했다고 25일 밝혔다. NEC는 A123의 에너지저장기술, 애플리케이션 모델링 등이 속한 에너지솔루션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오는 6월 ‘NEC 에너지 솔루션’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ESS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인수한 사업에는 셀 제조 영업, 연구개발 등 전기차사업 부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막강한 시장 경쟁력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시장 점유율 1위기 때문이다.

2009년 일본 닛산차와 NEC가 합작한 AESC가 닛산 전기차 ‘리프’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리프는 세계에서 10만대 이상 판매된 유일한 전기차다.

다케미쓰 구미오 NEC 수석부사장은 “최근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로 국내외 ESS시장이 커져 A123를 인수하게 됐다”며 “ESS 솔루션이 확보된 만큼 신뢰성·지속성 등을 개선해 가정용과 산업용뿐 아니라 메가와트 단위의 대규모 ESS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설립된 A123는 오바마 정부로부터 각종 투자지원을 받으며 대표 친환경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 배터리 기업 에너랜드까지 인수하며 GM, BMW, 미 국방부 등에 이차전지를 공급했지만 하이브리드차 판매 부진 등으로 경영사정이 나빠져 지난해 초 완샹그룹에 인수됐다.

<뉴스 분석>
이번 NEC의 발빠른 행보로 글로벌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과 1·2위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NEC는 선두권 입지를 확고하게 다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NEC는 A123의 ESS사업 부문 인수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NEC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이어 ESS용 배터리 솔루션까지 확보한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까지 자동 진출하게 됐다.

일본 시장 조사기관 B3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배터리 판매량을 LG화학은 1636㎿h, AESC(NEC·닛산 합작사)는 1593㎿h로 각각 전망했다. 이 분야 세계 6위 A123 판매량(70㎿h)을 합하면 NEC 계열이 근소한 차로 1위가 되었다.

NEC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집중해왔고 ESS 분야는 자국 내 조달시장(SII) 시장점유율 10% 수준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A123 인수로 그 동안 전기차용 배터리에 위주의 무게 중심이 글로벌 ESS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NEC는 중국 완샹그룹의 A123 인수뿐 아니라 상반기 중 완샹그룹 계열사와 중국 중대형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완샹그룹은 이미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 회사로 지난달에는 미국 전기차 업체 피스커를 인수해 자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모든 채비를 갖췄다. 전기차뿐 아니라 ESS 분야까지 NEC와 협력할 방침이다.

반면에 LG화학은 NEC와 달리 전기차와 ESS 분야에 골고루 집중하며 특히 글로벌 ESS 시장에는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시장 진출까지 추진 중이다. 중국 진출은 NEC에 한발 늦었지만 LG화학은 합작사 설립 속도보다 조건을 우선시해 실속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현지 업체와 협의에서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LG화학은 이차전지 기술이전을 염두에 두어 중국시장에 셀 판매부터 시작한 이후 배터리 팩 공급, 현지 생산 순으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의 ESS용 이차전지 기술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고집하는 반면에 NEC의 A123는 리튬인산철 이차전지로 중대형 시장에 나서고 있다. 리튬인산철은 화학적으로 안정되고 값싼 인산철이 주재료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비하면 무겁고 성능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동급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0~30% 저렴해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국내 배터리 대기업 관계자는 “닛산과 합작사로 한정됐던 배터리 공급처가 A123 인수로 ESS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라며 “중국 현지 합작사까지 세운다면 ESS뿐 아니라 전기차 분야까지 LG화학과 선두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