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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비상전원시장에 미치는 영향- 비상용 발전기

인산철뱅크 2012. 8. 19. 09:03
비상발전기 입지 ‘흔들'

대용량 전력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가 정부 지원을 통해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에 200만kW의 ESS 보급을 목표로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실증 계획까지 마련한 상황이다. 또 ESS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건물은 물론 민간까지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매년 300억원 규모의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ESS의 가격경쟁력이 확대되고, 용량도 늘어나게 된다면, 비상전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 같은 미래가 현실화된다면 현재 비상전원으로 사용되는 발전기와 무정전 전원장치(UPS) 업계에 끼칠 영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전원으로서 ESS와 비상발전기, UPS 등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업계에 끼칠 영향을 조망한다.



비상전원의 ‘대표주자’였던 비상발전기의 위치가 위협받고 있다.
ESS(전력저장장치)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방안이 마련되면서, 정전시 비상전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를 비롯해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관련 산업계가 기술 개발과 보급 활성화에 나서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는 ESS가 비상발전기보다 비용은 물론 성능 면에서도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비상발전기 업계에는 암운이 감돌고 있다. 

 

ESS는 쓰고 남은 전기를 저장해 피크시간대에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전력공급장치다. 

본래 계통의 안정성을 향상하고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연구됐지만,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가격이 낮아지고, 용량이 커질 경우 비상 전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저장된 전기를 피크시간대에 사용하지 않고, 정전시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실제 적용은 쉽지 않다. 

 

비상전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비상등과 비상 승강기, 소방설비 등 다양한 설비를 가동할 수 있을 정도의 용량이 확보돼야 한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건물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75~300kW 사이의 발전기가 전국에 가장 많이 설치돼 있다.

이들 발전기는 연료만 공급되면 해당 용량만큼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비상용뿐만 아니라 상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ESS는 용량이 한정돼 있다. 100kW급 ESS의 경우 1kW의 전력을 100시간동안 공급할 수 있지만, 100kW의 전력을 공급한다면 단 1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더구나 가격도 어마어마하다. 지경부 자료에 따르면 ESS로 활용되고 있는 리튬전지 가격은 양산기준 1kWh당 1000달러(약 113만원) 수준이다. 100kW급으로 환산하면 10만달러(1억1357만원)에 달한다. 
일반적인 100kW급 비상발전기 가격이 2000만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5배가 넘게 차이난다.
반면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지속적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지경부는 리튬전지 가격이 2020년에는 1kWh당 200달러(약 23만원)로, 2030년에는 100달러(약 11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ESS의 경우 비상전원으로서 역할보다 전력부하 관리 기능이 더욱 유용하다. 활용성이 더욱 크다는 얘기다. 

반응 속도도 빠르다. 비상발전기의 경우 가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한전 전원에서 비상발전기 전원으로 절체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인 정전이 불가피하지만, ESS는 즉각적으로 반응함으로써 무정전 전원장치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관리가 편한 것도 장점이다. ESS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이용해 ESS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지만, 발전기는 기계 장치로 사람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같은 장점에 차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지면, 비상전원으로서 발전기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SS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술개발 끝에 경제성과 용량 등 여러 측면을 개선한다면 ESS가 비상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하지만 비상전원은 ESS의 여러 기능 중 일부분으로, 피크부하 이전효과나 저장전력 재판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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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일 기자 (kube@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