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전지 개발 완료…내년 양산설비 쏘나타 하이브리드 납품협의ㆍ수출도 타진 |
정유회사인 SK에너지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전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4년 세계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자체 생산을 통해 급증하는 배터리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SK에너지는 현재 외국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납품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연구를 총괄하는 SK에너지 대덕연구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외국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복수의 회사와 배터리 공급건을 논의하고 있다"며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내년께 생산시설을 지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는 2015년까지 배터리 부문 매출은 2조원으로 잡아놨다. 회사 내부에서도 전기차 핵심부품인 고(高)저장 배터리 사업이 SK에너지가 추구해온 `그린기술`에 들어맞을 뿐만 아니라 커지는 차량용 배터리시장 상황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경쟁 업체들이 국외시장에서 훨훨 날고 있는 모습은 SK에너지를 기술개발에서 벗어나 배터리 직접 생산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 3일 삼성SDI는 독일 보쉬와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통해 BMW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LG화학이 제너럴모터스(GM)가 내년 말 양산할 전기차 `시보레 볼트`에 배터리셀을 단독 공급하기로 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은 경합 끝에 LG화학에 밀렸다. 내년 미국 내 출시 예정인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될 배터리도 SK에너지와 LG화학이 경합 중이지만 저울은 LG화학으로 기울어 있다. 공식 발표를 남겨두고 있지만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이미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를 운행 중이다. SK에너지로서는 판매처를 찾지 못해 4년 전부터 해온 배터리 사업을 외부에 내세울 만한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업계에서는 막강한 자금과 기술력을 갖춘 SK에너지가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경쟁사에 뒤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2006년 국내 화학업체 중 최초로 2차전지 차량 탑재 실험에 성공했다. 차량용 배터리에 집중하기 위해 휴대폰과 노트북컴퓨터에 들어가는 각형ㆍ원통형의 2차전지 사업은 접었을 정도다. 실제 SK에너지는 배터리 팩ㆍ모듈 제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전극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NMP 등 리튬이온전지 관련 소재를 망라하는 일관된 생산기술체계를 갖췄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LiBS는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기공을 통해 전해질 이온을 통과시키는 리튬이온전지 핵심부품이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휴대폰, 노트북컴퓨터 등 전자제품 배터리에 SK에너지의 LiBS가 들어간다. SK에너지 고위 임원은 "LG화학이 GM 시보레 볼트에 납품할 베터리셀 핵심부문에도 우리는 자체기술을 확보했다"며 "독자적으로 차량용 배터리를 양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민천홍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기술력만 본다면 SK에너지가 삼성SDI나 LG화학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개발생산 로드맵을 갖고 국외 업체와 판매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3월 제프 빙거먼 미국 상원 에너지자원위원장 등 전문가 10여 명을 대덕 기술연구소에 초청했다. 이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SK에너지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장착한 자동차에 시승하기도 했다. SK에너지 측은 "보다 미래형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에도 적용할 고성능 배터리 개발을 끝냈다"며 "내년 양산에 들어가면 판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전기차를 미래 친환경차의 종착지로 평가하고 있으며 화학업체들은 배터리를 양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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