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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저장기술 선점 전기자동차 시장 주도
‘한번 충전에 800㎞ 운행’ 배터리 개발 몰두
각종 친환경 에너지나 대체 에너지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도 한층 커지고 있다. 그 선두에는 일본이 달리고 있다. 일본의 에너지 저장기술 선점에 대한 열의는 ‘축전입국’(築電立國·전기를 저장해 나라를 일으킨다)이라는 넉 자의 슬로건에서 잘 드러난다.
에너지 저장기술은 미래 에너지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른바 친환경 에너지 연구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이를 필요할 때에 꺼내 쓰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기는 바람이 불 때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기 생산량이 시간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따라서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발전된 에너지를 담아두었다가 안정적으로 출력해 주는 에너지 저장시설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자동차 시장의 대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에서도 향상된 배터리 기술이 꼭 필요하다. 전지 성능이 좋을수록 차가 더욱 멀리 더욱 빠르게 갈 수 있다. 배터리 시장은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에서 내다본 전력저장 시장 규모는 2030년에 646조원 정도다. 이 중 전력저장이 348조원, 차량용이 298조원 규모다.
세계 각국이 중대형 전지 개발과 응용 시스템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그중 일본은 현재 기술적으로 매우 앞서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현재 일본은 전세계 리튬이온 전지 시장의 60%, 니켈 수소 전지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특허 또한 일본이 선점하고 있다. 나스(NaS)전지 부문에서는 엔지케이(NGK) 등 일본 회사 3곳이 전체 특허의 75%를 차지하고 있고, 리튬이온 전지에서도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1000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네도)를 주축으로 대용량 전지 개발 로드맵을 추진중이다. 이곳은 일본의 각종 신에너지 기술과 정책을 총괄 관리감독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기구다. 지난달 네도의 주도로 꾸려진 ‘혁신형 축전지 첨단과학 기초연구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이 기구에서는 교토대학을 중심으로 규슈대학 등 학계와 도요타, 닛산, 미쓰비시, 혼다 등 자동차 메이커, 히타치, 파나소닉 등 전기 업체 등 모두 22곳의 법인이 공동 컨소시엄을 꾸려 지금보다 5배 이상 에너지 밀도를 가진 리튬이온 전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현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높아진다면 한번 충전해 800㎞를 운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네도는 축전지뿐 아니라 초전도를 이용한 혁신적인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크게 에스엠이시(SMEC)와 플라이휠 부분으로 나눠서 개발중인 초전도 저장장치는 대형 전기저장장치로는 혁신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네도와 제이아르(JR)가 공동개발해 운영하는 플라이휠 장치는 흥미롭다. 열차가 멈출 때 생기는 전기에너지를 플라이휠에 저장시켰다가 열차 운행에 사용하는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구동방식과 흡사하다.
네도의 초전도·초고순도금속재료그룹의 주임연구원인 기도구치 고지는 “장기적으로 에너지 저장기술의 발전은 전기를 유용하게 활용하게 도와줄 수 있고 이는 이산화탄소 감축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는 전기요금 인하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도 홍보실의 전문조사원 하시다 구니히로는 “일본 축전지 산업의 압도적인 경쟁력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지난 3월 축전지 기술 개발을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축전기술 개발실’을 새로 열고 국가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세계 축전기술의 변혁기로 지금 1위를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축전입국’의 기치 아래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 도쿄·가나가와/글·사진 이형섭 기자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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