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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립섬 3년째 제자리...PPA 체결 0건

인산철뱅크 2017. 2. 13. 16:48
2015년 7월 사업자 선정 이후 뚜렷한 성과 없어
자립섬 사업 지속여부 두고 부정적 전망 나와

도서지역의 디젤발전기를 신재생발전원으로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이 3년째 제자리 걸음만 거듭하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추가로 에너지자립섬을 선정하고 사업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015년 2월 도서지역의 디젤발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자립섬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에너지자립섬은 마이크로그리드 보급 확대와 기술개발, 해외 진출을 위한 실적 확보 등의 취지로 정부가 육성하는 에너지신산업 모델 중 하나다. 당시 덕적도, 조도, 거문도, 삽시도, 추자도 등 5개 섬을 대상으로 사업자를 선정했다. 향후 63개 섬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이 끝난지 햇수로 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사업자들은 섬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전기판매사업자인 한전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이 때문에 사업자는 향후 20년간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기 위해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PPA를 체결한 기업은 여지껏 단 한곳도 없다. 별도로 추진하는 울릉도 에너지자립섬만이 지난해 10월 PPA를 체결한 게 전부다.

이 사업에 참여한 A기업의 에너지자립섬 담당자는 “에너지자립섬은 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데 3년째인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며 “섬마다 전력거래단가가 다른데 산업부가 제시한 지침이 너무 추상적이라서 정확한 사업전망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립섬 사업은 민간이 100% 자본을 투자하고, 정부가 제도적인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지원방안이 늦어지면서 사업도 늦어지고 있다. 에너지자립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kW당 전력거래단가인데 지금으로선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가 지난해 10월 ‘도서지역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 전력거래 지침’을 고시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수익전망이 불확실하다보니 금융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 사업자들은 산업부에 구체적인 지침을 내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산업부는 지난해 전력생산비용이 높은 도서지역에 대해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차별화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감감무소식이다. REC 가중치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결정되는지에 따라 사업 전체의 방향이 달라지는데 사업자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이다.

B기업의 에너지자립섬 담당자는 “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수익성인데, 에너지자립섬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책이 늦어지니 사업 전체가 지연되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내용도, 언제 나오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산업부 에너지자립섬 담당 공무원도 3년새 두차례 변경됐다. 정부 부처의 순환보직 때문이라는 걸 고려하더라도 제도적 기반이 아직 부족한 에너지자립섬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잦은 교체다. 담당자가 새롭게 바뀔 때마다 사업의 연속성은 떨어지고, 자연스레 사업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문제는 사업이 지연될수록 참여기업의 피해만 누적된다는 점이다. 2015년만 해도 당장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반대상황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사전 투자는 실컷 했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에너지자립섬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곳도 있다.

A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일단 시작했으니까 마무리해야 겠다는 입장이지만, 추가로 에너지자립섬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나서는 곳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주지 않는 이상 에너지자립섬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작성 : 2017년 02월 07일(화)

에너지자립섬 전력거래 PPA 방식으로 확정

산업부, 관련 지침 개정ㆍ고시…“장기간 판매처 확보로 사업 탄력 기대”

에너지자립섬에 조성되는 신재생에너지의 전력거래 방식이 PPA(전력구매계약)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민간투자자들은 안정적인 공급계약을 할 수 있게 돼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에너지자립섬의 전력거래 방식을 PPA로 최종 확정하는 내용의 ‘도서지역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 전력거래에 관한 지침’을 개정ㆍ고시했다.

PPA(Power Purchase Agreement)란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발전사업자(민간사업자)가 전기판매사업자(한국전력)와 별도로 장기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사업자는 장기간 판매처를 확보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설치 및 운영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초 사업 추진 초기만 하더라도 사후정산제도가 검토됐으나, 한전의 계통이 연결되지 않은 도서지역인 특수성을 감안해 PPA로 결정한 것이다.

개정된 지침에 따르면 계약기간은 상업운전개시일 이후 20년을 원칙으로 하되 연료비의 변동, 전력수급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신축적으로 정할 수 있다. 또한, 계약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만료 2년 이전에 계약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도 계약금액에 포함해 결정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총 6개의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4년 10월 시범사업 격인 울릉도(한전 컨소시엄)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민간공모를 통해 인천 옹진 덕적도(KT 컨소시엄), 전남 진도 조도와 여수 거문도(LG CNS 컨소시엄), 충남 보령 삽시도(우진산전 컨소시엄), 제주 추자도(포스코 컨소시엄) 등 5개 도서의 사업자를 추가 선정했다.

산업부는 이달 말까지 울릉도 사업의 시행자인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와 한전 간의 PPA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5개 사업에도 PPA 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PPA 방식의 확정으로 민간투자자들이 전력거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번 PPA 계약을 토대로 에너지자립섬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모델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