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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 톱5 그린카에 달렸다

인산철뱅크 2008. 12. 10. 10:55

현대차, 글로벌 톱5 그린카에 달렸다

"친환경 미래차 승자가 세계시장 잡는다"
"지속성장위해 개발 필수" 정몽구회장 진두지휘
하이브리드 차 양산 시기도 내년 7월로 앞당겨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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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친환경 미래차 개발에 역점을 둬야 합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최근 그린카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그는 틈틈이 남양연구소에 들러 하이브리드 등 첨단 미래차 기술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정 회장은 왜 미래차에 이처럼 정성을 쏟는 것일까. 고유가 추세와 함께 환경문제의 글로벌 이슈화에 따라 하이브리드카 등 미래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 1997년 ‘프리우스’라는 하이브리드카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도요타는 친환경자동차 영역에서 기술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이미지는 고유가 시대에 부응하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소비자들을 움직이기 시작, 막강한 마케팅 파워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미래차 승자가 세계시장을 얻는다=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에는 일대 혁신이 일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1,500㏄ 이하의 소형차를 구매한다는 사실이다. 광활한 대지의 미국 시장에서 사실 소형차는 ‘자동차’ 취급을 받지 못해왔지만 고유가의 파장은 미국인들의 자동차 구매 패턴을 변화시켰다.

이 같은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전문기관 미즈호는 오는 2010년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 규모가 151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50만대 안팎. 이중 도요타가 82%의 시장점유율로 사실상 독식하고 있으며 혼다(12%), 포드(6%) 정도가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그린카 개발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해서는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세계 유수의 완성차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열띤 경쟁을 벌이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도요타보다 한발 늦게 출발한 혼다는 시빅 하이브리드차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연비 개선효과는 가격 대비 도요타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GM은 플러그인(플러그를 꼽아 자동차 전지를 충전하는 방식) 하이브리드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2007년 북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볼트’는 1,000㏄ 3기통 엔진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약 40마일의 거리를 엔진 구동 없이 주행할 수 있는 성능을 보였다.

포드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04년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그러나 최근 경영 악화로 포드의 하이브리드 시장 전략이 수정되고 있다.

◇“지속성장 위해 미래차 개발”=주목받는 하이브리드 시장에 이제 곧 현대차도 첫발을 내디딘다. 단순히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친환경차’ 기술 개발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글로벌 ‘톱 5’로의 도약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그린카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 회장은 “지속성장을 위해 환경친화적인 미래차 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등 첨단차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차 개발에는 기존 엔진차와는 확연히 다른 신기술이 필요하다. 신기술은 새로운 부가가치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차세대 동력’으로서는 안성맞춤의 조건이다.

정 회장이 “첨단차에 필요한 기술들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막대한 만큼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대ㆍ중소기업의 상생, 고용창출, 국가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이브리드차 양산 계획 앞당겨=현대차의 그린카에 대한 열정은 하이브리드차 양산 시기에서도 드러난다. 당초 2009년 10월이었던 양산 시점을 7월로 앞당겼다. 내년 하반기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 전에 주목받겠다는 계산이다.

또 현대차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차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내년 9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할 아반떼 하이브리드차는 세계 최초로 LPG를 기반으로 한 모델. LPG 가격이 가솔린이나 경유보다 월등히 저렴한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2010년에는 가솔린 기반의 중형차종 하이브리드도 내놓는다. 현대차는 이때쯤 하이브리드 기술도 도요타와 어깨를 견줄 수준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양웅철 현대차 남양연구소 전자개발센터장(부사장)은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15년 전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혀 극복하지 못한 제어기술을 개발해냈다”며 “이것도 세계 최초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료전지차 기술력은 세계최고"
2012년 실용화… "中 따돌리고 선진업체와 격차 더 줄일 계기될것"


"수소자동차 시대에는 글로벌 무대를 주도할 수 있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친환경차 개발과 관련해 이처럼 자신감을 나타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동력원으로 수소를 이용하는 차세대 자동차. 높은 연비에 가솔린차 수준의 주행성능을 자랑해 하이브리드차를 뛰어넘을 그린카로 불린다.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연료전지차 시장을 현대차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척 낯설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부문에서 현대차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가 연료전지차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6월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 그러나 차량 개발 1년 만인 2001년 연료전지차 경주대회인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에서 두개 부문 금메달, 2003년에는 5개 부문 금메달을 따냈다.

2004년 4월 미 국책사업인 연료전지 시범운행 시행사로 선정된 회사도 바로 현대차다. 이는 연료전지 분야의 기술력 인정은 물론 친환경 자동차 개발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됐다.

시행사 선정으로 오는 2009년까지 시범운행하게 된 투싼 연료전지차는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07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에서 환경평가 전 부문 최고 등급 기록이라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차에서는 다소 출발이 늦었을지 모르지만 연료전지차 부문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세계 자동차 전문가들의 눈이 현대차가 선보인 연료전지 콘셉트카 '아이블루'에 집중됐다.

아이블루는 연료전지차 시장을 주도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현대차가 개발한 3세대 연료전지차. 100kW의 출력으로 일회 충전 주행거리 600㎞, 최고속도 165㎞를 자랑한다. 이현순 현대차 사장이 "미래 친환경차에 대한 현대차의 비전"이라고 소개한 대로 아이블루는 연료전지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을 일찌감치 확인시켜준 작품이다.

현대차의 연료전지차 양산 목표 시기는 2012년. 2010년부터 시범운행을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해 총 500대로 확대한 후 소량 생산체제를 구축, 2012년부터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한국과학기술원에 '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본부'를 준공,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연료전지차는 막대한 투자비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발 빠르게 쫓아오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따돌리고 선진 자동차 업체와의 격차는 더욱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