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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비상전원 제도화’ …비상발전기·UPS 시장 변화 ‘불가피’

인산철뱅크 2016. 3. 9. 09:01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민안전처 등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ESS를 비상전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지난달 말 발표한 것이다.


이는 ESS 업계에는 1000억원대의 신시장 창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비상전원이었던 비상용 발전기와 무정전전원장치(UPS) 업계의 경우 새로운 도전으로 비춰지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국가화재안전기준과 건축전기설비설계기준, 비상전원의 선정 및 설치에 관한 기술지침 등에 규정된 비상·예비전원용 축전지 설비에 ESS를 포함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여기에 비상전원용 ESS의 기준적용방법과 설비선정기준·방법 등 실무적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앞으로는 비상발전기나 UPS 대신 ESS를 비상전원으로 활용하는 수용가의 탄생도 머지않았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가이드라인과 관련 비상전원용 ESS 보급이 본격 확산되면 연간 1000억원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장밋빛’ 예측을 하고 있다. 이는 연평균 3000대 정도로 추산되는 비상전원 신규수요의 10%를 ESS로 대체할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다.


비상발전기와 UPS가 양분하던 비상전원 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비상발전기 입지 ‘흔들’…‘윈-윈’ 비즈니스 모델 모색 필요
비상전원의 ‘대표주자’였던 비상발전기는 본래 위치를 지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ESS의 비상발전기 대체 가능성 이슈는 2012년쯤부터 제기돼 줄곧 업계의 도전과제 중 하나로 꼽혀왔지만, 실제 이에 대해 대응하고 있는 업체는 한손에 꼽을 정도로 미미한 상황이다.


보국전기공업, 파워맥스 등 극히 일부만이 ESS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나머지 업체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는 비상발전기의 용도와 관련 시장의 태생적 특성 때문에 ESS로는 단시간에 비상발전기를 대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컸기 때문이다.


비상발전기는 사실상 연료만 공급되면 언제든 전력을 생산할있는 발전자원인데다, 용량도 단일발전기 기준 작게는 100kW 정도부터 3500kW까지 다양하며, 데이터센터 등 대용량 수용가의 경우 10여대의 발전기를 병렬연결한 곳이 존재할 정도로 사실상 한계가 없다.


기본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충전된 전력을 모두 소모하면 더 이상의 전력 생산이 불가능한 ESS와는 차별화되는 장점이다.


또 규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의무적으로 비상발전기(비상전원)를 갖춰야 했기 때문에 시장 수요는 꾸준했고, 당분간은 ESS로 비상발전기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었다.


하지만 ESS 시장 확대는 발전기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빨랐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동일용량 기준 비상발전기에 비해 5배 이상 비싸던 리튬전지 가격은 3.5배가량으로 격차가 줄었으며, 사용연한 동안의 유지보수 비용과 수요관리로 인한 ESS의 예상수익까지 더하면 오히려 이익 확보까지 가능할 정도다.


여기에 ESS가 비상전원시장에 진입,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산업이 보다 활성화되면 초기 가격격차가 더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결국 ESS로 인해 비상발전기 시장이 일부 잠식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 되는 것이다.


벌써부터 ESS로 발전기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네오피스(주)는 비상발전기 차량을 대체하는 이동형 ESS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안으로 500kWh급 제품의 개발을 완료할 전망이다.


이동형 ESS는 평상시 충전과 부하조절 기능을 수행하다, 정전이나 재해 등으로 필요한 곳이 발생하면 해당 장소로 이동해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형 ESS가 실제 현장에 적용되고, 효과를 검증받으면 비상발전기 차량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ESS와 비상발전기가 함께 ‘윈-윈’하는 사업모델도 나오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비상발전기와 ESS를 연계해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했을 때도 무정전 절체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 실증단지를 구축한 바 있다. 


해당 무정전시스템은 ESS와 비상발전기를 연계, 비상 전원과 한전 전원을 자유롭게 무정전으로 절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예고 정전 시에는 무정전 투입이 가능했지만 갑작스럽게 전원 공급이 끊길 경우 비상발전기 가동과 전원 투입에 필요한 시간 동안 정전이 불가피했던 기존 무정전 절체시스템의 단점을 없앴다.


특히 ESS를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경우 정전 문제는 해결되지만, 부하를 감당하기 위해 ESS 용량을 과도하게 높여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소용량 ESS와 발전기를 더함으로써 무정전과 비용절감 등 ‘두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신개념 시스템이다.


비상발전기업체와 ESS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주목할 만하다. 


발전기 업계 관계자는 “ESS는 이미 전기산업의 대세가 되고 있고, 이런 변화에 뒤쳐진다면 결국 도태될 수 있다”며 “비상발전기와 ESS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발전기 업계가 스스로의 입지를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SS·UPS 기능 더한 ‘하이브리드’ 비상
UPS 업계도 본래는 ESS가 UPS를 대체할 확률을 극히 낮게 봤다.


실제 한 UPS 제조사 대표는 “처음 정부의 ESS 보급정책이 발표됐을 때 몇몇 UPS 업체 사장들은 대책회의를 할 정도로 위기를 느꼈다”며 “그러나 시장조사 결과 가격경쟁력에서 기존 UPS 시장을 대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당시 ESS 업계도 정부의 ESS 보급이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추진되고, ESS와 UPS 산업이 별개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핵심 부품으로 배터리가 필요하며, 부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전압 변화에 따라 충·방전을 지속하는 등 ESS와 UPS의 원리는 동일하다.


다만 ESS의 경우 수요관리와 주파수조정 등을 담당하며, UPS는 갑작스런 정전이나 전압 강하 시 비상전원으로 사용되는 등 용도상의 차이가 컸다. 


용도 특성 상 수시로 충·방전을 해야 하는 ESS의 경우 수명이 길고 안정적이지만 가격이 비싼 리튬전지를 주로 사용해야 했고, 정전 등 비상시에만 충·방전을 하는 UPS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납축전지를 사용했던 것도 달랐다.


하지만 ESS가 비상전원화되면서 앞으로는 ESS와 UPS의 용도 차이가 사라지고, 업계 간 벽도 점차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전지의 가격이 점차 하락하면서 UPS에 리튬전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UPS와 ESS의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형 제품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11년 84MWh에 불과하던 글로벌 UPS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이 2014년 310MWh로 확대됐으며, 2020년에는 6095MWh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배터리 셀 가격의 경우 2011년 kWh당 500달러에서 2014년 250달러로 ‘반토막’났고, 2020년 120달러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이 가속화될 경우 리튬전지를 채용한 UPS가 확대되고, ESS의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국산 UPS 업체인 맥스컴과 이온은 ESS 기능을 갖춘 UPS를 출시했으며, 성신전기공업 등도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UPS와 ESS 기능을 합친 이른바 ‘UES’를 가동하는 등 UPS와 ESS가 융합된 아이템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ESS의 비상전원화는 이 같은 UPS·ESS 업계 간 ‘벽 허물기’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UPS업계 관계자는 “비상전원용 ESS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서, UPS와 ESS를 더한 하이브리드 제품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브리드 제품은 현재까지는 극히 특수한 일부 경우에나 사용됐지만, 이번 제도 개선을 계기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작성 : 2016년 03월 02일(수)     김병일 기자 kube@electimes.com
UPSㆍESS, 경계 허물어진다…하이브리드형 UES시장 확대
기사입력 2016-03-07 15:20:5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UPS와 ESS가 융합된 아이템 속속 등장

정부, UPS만 가능했던 일반 시설물 비상전원장치에 ESS 허용



UPS(무정전전원공급장치)와 ESS(에너지저장장치)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UPS만 가능했던 일반 시설물 비상전원장치에 ESS를 허용하면서 이들 기능을 합친 하이브리드 형태의 UES가 속속 나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업체들이 최근 UES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013년 글로벌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인 프랑스 슈나이더일렉트릭과 공동 개발한 UPS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선데 이어 UPS와 ESS 기능을 합친 UES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4월부터 UES 시스템을 가동했다.

글로벌 업계 선두주자인 에머슨·슈나이더 등이 모듈형 UPS 제품에 ESS 기능을 장착한 제품을 고객의 요청시 생산하고 있다. 또 국내 중소기업 이온과 에스엔지파워도 ESS 기능을 지원하는 UPS를 개발하고,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UES는 UPS와 ESS를 합친 용어로 정전시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UPS 기능과 에너지 저장 역할을 하는 ESS기능을 결합한 제품이다. 


UPS는 전력 공급이 차단돼도 한동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공장 생산라인의 갑작스런 정전으로 불량품이 발생하는 등의 손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엔 관공서, 경찰서, 소방서, 병원, 금융기관 지점 등 사무실 단위로 까지 그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ESS는 전력 사용량이 적은 야간 등의 시간에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간에 쓸 수 있도록 해 전기료를 절감해 주는 효과가 있다. 이에 전력 품질이 고르지 않거나 공급량이 일정치 않은 경우에 ESS를 활용한다.

관련 업체들이 이처럼 하이브리드 형태의 UES를 출시하는데는 용량 확장이 용이한 장점 때문이다. UES는 기존 제품과 달리 자유자재로 일정 단위 출력 및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때문에 추가 증설에 따른 설비비 절감은 물론이고 공간 활용에 뛰어나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ESS를 비상전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에 따라 UES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정부의 제도 마련으로 향후 1000억원대의 신시장 창출 기회가 예상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비상전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ESS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UPS와 ESS를 더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등 전력다소비 사업장에 유리할 뿐 아니라 태양광발전 연계나 전력 수요자원(DR) 등 국가 전력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김부미기자 boo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