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ESS를 구매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 주택에서 가정용 ESS를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치 장소가 주택이라면 갑작스런 정전에 대비할 것은 아닐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정용 ESS 제품(3kW, 6kWh 내외)의 가격은 2천만원에서 3천만원 사이로 상당히 고가 제품이다. 쉽게 말해서 중대형 승용차 한 대 가격에 맞먹는다. 정전 때문에 2천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할 이유가 존재한다면, 국내도 마찬가지의 이유가 존재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정전이 무서워서 2천만원을 들여 대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전기 품질을 올리려는 것도 아닐 것이다. 연구소에서는 정밀한 측정을 위하여 자동전압조정기(AVR, automatic voltage regulator)라든가 전류조정기(constant current regulator)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적어도 선진국들의 일반 가정에서는 전기 품질 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전 세계적으로 가정용 ESS가 약 3만5천대나 판매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 30일 Tesla가 ESS를 공개한 이후 일주일 만에 55,000개의 가정용 ESS(Power Wall)가 예약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는 매일 충방전용과 백업용이 각각 절반씩 예약된 결과이다. Tesla로 인하여 단 일주일 만에 한 해 분량의 수요가 더 생겼다.
그렇다면 한 해에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이 가정용 ESS를 구입하는 이유가 더욱 궁금해진다. 가정용 ESS를 구입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차 한대 값을 주고 가정용 ESS를 구입한다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필요한 가치는 ESS 수명이 다하기까지 충분히 투자회수가 보장이 되는 것이다. 몇 가지로 나누어 그 가치에 대하여 살펴보자.
1. 전력회사로부터 전기구입에 있어서 차익거래(Arbitrage)가 가능할 경우이다.
차익거래는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ESS에 전기를 충전시켜 놓았다가, 전기요금에 비싼 시간대에 ESS로부터 전기를 꺼내(방전) 쓰는 경우에 있어서 충전시와 방전시 전기요금의 차액이 발생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 차액이 누적되면서 투자회수가 발생하는 것이다.
투자회수는 투자와 이득, 즉 Input대 Output의 함수이다. Input 요소는 ESS 구입가격과 유지관리비용이다. Output 요소는 위에 말한 전기요금의 차액으로 기본요금 경감과 사용량요금 경감으로 구분된다.
2. 주택에 PV 발전원이 설치되어 있어서 발전된 전기를 자가소비할 경우이다.
이 경우는 PV발전원의 한계를 보완하는 경우이다. PV 발전은 태양이 떠있는 낮 동안에만 가능한데, 일반주택에서는 낮보다는 아침, 저녁에 사용하는 전기량이 많다는 점이 문제이다. 따라서, 낮 동안 발전된 전기를 ESS에 저장하고, 이를 저녁과 아침에 꺼내 쓰는 것이다. 앨론 머스크는 Missing Piece(잃어버린 조각)라는 표현을 쓰면서 ESS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PV발전원과의 융합형의 경우에도 다시 세부적으로 ESS의 가치는 구분이 된다.
첫째로는 독일과 같이 PV발전원의 Grid Parity가 도달한 지역으로, 이 지역에서는 전기회사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의 주택에 설치된 PV발전원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차익거래가 성립되는 경우이다.
둘째로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PV발전원이 Grid Parity에 도달하지는 못하였지만 시간대별로 다른 전기요금의 차이를 이용하여 차익거래를 이루는 경우이다.
셋째로는 전력사정이 나쁜 개도국의 경우로 PV발전원과 ESS를 통하여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이루는 경우이다. 전기회사에서 전기를 구매할 수 없는 환경이니 어차피 알아서 전기를 해결해야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이들 지역이 그랬듯이 이 들 지역에서는 손쉽게 디젤발전에 의한 전력 생산이 주를 이루어왔다.
세계로 뻗어가는 국내 소형 ESS 제품
국내 배터리 부문의 강소기업인 코캄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가정용 ESS 400여대를 판매했다. 미국의 파트너는 썬버지(Sunverge)이다. 썬버지는 태양광 통합 시스템을 공급하는 미국 기업이다. 즉, 주택용 PV발전원과 배터리 그리고 전력전자장치를 모두 아우르는 전기시스템을 주택에 공급한다. 썬버지는 주택에 ESS를 설치하여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 전기계통(Grid)상에 ESS가 필요한 적재적소에 설치함으로써 지역 에너지 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 실시간 데이터와 생성 및 발전과 부하의 상황 인식을 통하여 운영 최적화가 가능하다.
- 전력계통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회피할 수 있다.
- 에너지 관리를 위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 규모에 있어서 최고의 잠재력을 제공할 수 있다.
각각의 주택에 설치된 ESS를 하나의 운영망으로 묶으면 거대한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의 역할이 가능해짐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도 미주 시장에서의 가정용 ESS 사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LG화학의 파트너는 캐나다 캘거리를 베이스로 하는 PCS 업체인 이구아나(Eguana Technologies)社로 2015년 3분기부터 미주시장에 가정용 ESS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LG화학의 가정용 ESS는 3.2kWh를 기본단위로 하는 배터리 모듈을 연결하는 구성으로 기본 구성이 6.4kWh이고 최대 12.8kWh까지 확대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삼성SDI는 ‘올 인원’이라고 명명된 8kWh용량의 가정용 ESS를 출시하고 있는데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등 유럽 시장을 먼저 공략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미국, 보조금으로 열어가는 ESS 시장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ESS 설치에 보조금 제도를 도입한 국가이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01년에 자가발전 인센티브 프로그램인 SGIP(Self-Generation Incentive Program)를 도입하였다. SGIP의 도입 배경은 다음과 같다. 캘리포니아의 전력생산에 따른 환경 문제에서 시작한다. 2000년 9월 에너지 수요공급과 관련하여 Bill 970이 승인되었다. 이 결과로 2001년 3월 California Public Utilities Commission (CPUC) 은 SGIP를 도입하게 되는데 자신들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산발전원으로 설치할 경우에 경제적인 혜택을 주는 것에 관한 것이다.
2003년 말 AB 1685로 SGIP를 2007년까지 연장하였고, 다시 2006년 말에 AB 2778로 SGIP를 2011년까지 연장하게 된다. 2006년초 CPUC는 California Solar Initiative (CSI) 를 설립하고, SGIP에 태양광 프로그램을 전환할 것을 주문하였고, 태양광 설치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게 된다. 2011년에 SB 412가 발효되면서 SGIP는 greenhouse gas (GHG) 배출을 감축하는데 중심을 둔 현재의 구조로 개편되었고, SGIP는 2015년까지 연장되었다. 2014년 6월에 다시 SB 861을 발효하여 2020년까지 연장 사용하도록 했다. 연평균 약 $83 million가 인센티브로 지원된다.
물론 SGIP는 ESS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SGIP의 인센티브 지원대상은 신재생 및 폐기물 에너지와 관련된 것들로서 풍력발전, 전력저장장치(ESS, 이를 미국에서는 AES 즉 Advanced Energy Storage라고 부른다), 폐열, 바이오가스, 압력감소터빈, 연료 전지 등이며, 신재생이 아닌 내연기관, 마이크로터빈, 가스터빈을 이용한 열병합 발전기술까지 포함한다. 대상 기술별 인센티브 금액에는 차이가 있으며, 매년 인센티브 지급 규정을 발표하면서 단위 전력당 지급하는 인센티브 금액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2015년을 기준하면 ESS 설치에는 kW당 $1,460이 지원된다. SGIP의 ESS설치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현황을 보면 2011년에는 전체 지급된 인센티브 금액 중 13%인 $9,913,600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33%에 $53,038,763로 크게 상승하였다.
SGIP의 인센티브는 지역 내 4개 주관사를 통하여 배분되게 되는데 이 중 하나인 CSE(Center for Sustainable Energy)의 현재까지의 누적 지급금액 현황을 살펴보게 되면 기 설치된 것을 기준하면 ESS에 1.7%로 114건에 9MW에 불과하지만, 설치 예약 상황은 44.8%로 1,015건에 89MW에 달하고 있다. 즉, 향후 발생하게 될 SGIP 인센티브의 절반은 ESS에 지급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SGIP 인센티브를 지급받는 ESS는 가정용이 아니라 유틸리티가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향후에는 가정용 ESS 설치로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독립형 분산 전원은 PV발전원과 ESS가 선수로 뛰는 복식 경기이다
미국에서의 가정용 ESS는 대부분이 주택용 태양광 발전원과 융합된 것으로 계통연계형이 대부분이다. 2013년말을 기준하면 미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원의 5% 정도만이 독립형으로 주로 통신용 중계기용으로 설치된 것들이다. 여기서 1974년에 설립된 미국 태양광공업협회인 SEIA(Solar Energy Industries Association)를 통하여 미국의 태양광 발전원 설치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2014년의 미국의 태양광 설치는 2013년 대비 34%가 증가한 7 GW에 달한다. 이 중에서 PV 발전 부분은 6.2 GW로 주택용은 51% 성장하여 1 GW정도 설치되었고, 유틸리티용은 38% 성장하여 4 GW가 설치되었다. 이는 미국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원 중에서 천연가스를 제치고 32%로 최고의 설치량을 기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미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원의 누적 캐파가 20 GW인데, 향후 2년에 걸쳐 모두 20 GW 정도의 태양광 발전원이 추가로 설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6년 ITC(Solar Investment Tax Credit) 실시 이후 태양광 발전 설치비용은 73% 이상 하락했다. 현재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가는 $0.05/kWh 정도이다. 하지만 ITC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2017년의 설치규모는 2016년 대비 57% 정도 감소했다가 다시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원 설치에 따른 세금 감면과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에 따른 태양광 발전원 설치 가격 하락, 환경 문제에 바탕을 둔 설치 보조금 정책 등이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치 시장의 구동력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원의 약 20%는 주택용으로 약 3.5 GW에 달한다. 설치 지역으로는 캘리포니아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고, 아리조나, 뉴저지, 노스 캐롤라이나, 네바다, 메사츄세츠 순이다. 주택용 태양광 시스템은 캘리포니아에 더하여 아리조나, 메사츄세츠, 뉴욕, 뉴저지, 하와이 등지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가정용 ESS 시장
3.5 GW에 달하는 주택용 태양광 발전원과 앞으로 추가적으로 설치될 주택용 태양광 발전원은 가정용 ESS에게는 거대한 잠재 시장이 된다. 현재 캘리포니아와 하와이는 가장 앞서있는 ESS 시장이다. 텍사스와 뉴욕도 ESS 시장이 커지고 있다. 오레건과 아리조나도 ESS 성장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에 있어서 수요관리형 전기요금제는 아리조나, 일리노이즈, 하와이에서 제안되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아직은 차익거래를 통하여 경제성을 허용할 만큼의 전기요금 차이를 두고 있지 못하다. 그렇지만 미국의 주택용 태양광 시스템 설치업자들은 가정용 ESS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신재생 발전원의 증가로 인한 기존 전력 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2018년 경이 되면 캘리포니아, 아리조나, 뉴저지, 메사츄세츠 등은 태양광 발전 비율이 10%를 넘어서게 되고, 네바다, 뉴멕시코, 콜로라도, 버몬트 등지에서도 6~10%에 이를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가정용 ESS의 우선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하와이의 경우를 보면 아홉 집 중 한 집에는 지붕에 태양광 발전원이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태양광 발전원의 침투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전력계통의 연결 문제, 전압의 변동 문제 등 많은 전력 품질 문제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하와이라면 전력계통이 분산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향후 수년 동안 미국 내에서의 태양광 발전원의 침투율은 급격히 증가하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적어도 13개 주에서는 이러한 염려가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 대응하는 ESS 가격은 현재 기준으로 유틸리티용으로는 $900/kWh, 비주거용인 상업용으로는 $1,100/kWh, 가정용으로는 $1,500/kWh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소형 ESS 시장인 소비자(수용가) 시장은 2013년에 2.1 MW에서 2014년 3배 이상 성장한 6.4 MW에 달하였다. 이 시장의 88%인 5.7 MW는 상업용 ESS가 차지한다. SGIP 인센티브를 지급중인 캘리포니아의 상업용 ESS는 4.9 MW(45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이 중 80%인 3.9 MW(20개 프로젝트)를 Tesla가 진행하였다. 반면에 가정용 ESS 시장에서는 전체 207 kW중에서 22%인 45 kW를 Tesla가 진행하였다. 그렇지만 2014년에는 소비자용의 소형 ESS 시장이 전체의 10% 수준인 것에 반하여 5년 뒤인 2019년에는 45%에 달할 것으로들 예상하고 있다. 가정용 ESS가 약 20%, 상업용 ESS가 약 25%를 예상한다.
미국의 시장예측기관들은 2014년 100 MW 내외에서 2015년에는 두 배 수준인 220 MW, 이후 매년 200~300 MW씩 성장하여 2018년에는 900~1,000 MW의 전 세계 가정용 ESS 보급을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의 성장에 기름을 부은 사건이 Tesla로부터 시작되었다. Tesla가 가정용 ESS를 기존의 2/3 가격인 $1,000/kWh에 내 놓았고, 유틸리티용으로도 역시 2/3 가격에 내 놓음으로써 기존의 시장 예측년도의 도달시기를 앞당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예측치들은 모두 수정되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잃어버린 조각, 테슬라와 전력저장장치
04.30.15, 8:30PM, HAWTHORNE, CA
지난 4월 30일 저녁 8시 30분 ...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시에서 테슬라의 ESS 제품 출정식이 벌어졌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출시를 설명하는 장면과도 흡사했다. 청바지에 검정 폴라스웨터는 아니었지만, 검은 셔츠에 캐주얼 재킷을 입은 앨런 머스크는 그 동안 심혈을 기울인 신제품, Tesla ESS를 소개하기 위하여 강단에 올랐다. 그리고 18분 동안 그의 신제품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벌어졌다. 기존에 어느 ESS가 이와 같은 출시 이벤트를 거쳐 세상에 나온 적이 있었던가?
테슬라가 ESS를 출시한 이유가 궁금하다
18분간의 프레젠테이션에서 그가 처음 보여준 화면은 지구 대기 중에 존재하는 CO2 량의 증가 그래프였다. 지구 대기 중에 존재하는 CO2의 농도는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수 천, 수 만년 동안 280ppm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 중반 이후로는 지구 대기 중의 CO2 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작년 가을 무렵에는 400ppm을 넘어서서 2100년경에는 490~1260ppm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대기 중 CO2 농도의 상승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것들 중 넘버 원으로 손 꼽히고 있다. 자연계의 상태들은 조건에 따라 상태를 서로 오가는 가역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어떤 임계치를 벗어나게 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비가역적인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기후변화의 재앙을 다룬 영화인 ‘인 투더 스톰’ ‘투모로우’ 등이 실재로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앨런은 이어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태양광 발전에 대하여 설명하기 시작한다. 아래 그림의 노란색 부분이 태양광 발전원의 모습으로 캘리포니아주와 미 동부에 많이 설치된 모습을 보여준다. 앨런은 특히 이 중에서 텍사스 주에 주목하여 보여준다. 대부분이 지붕형 태양광 발전원이다. 그런데 태양광 발전에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태양이 떠있는 낮 동안에만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사실 전기는 사람들이 일하는 낮 동안 보다는 일 하러 나가기 전의 아침과 일하고 돌아온 후의 저녁에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태양광 발전원은 낮 동안에 전기를 생산하니 주택에 태양광 발전원을 설치하고도 주말이나 휴일 밖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배터리로 된 저장 시스템이다. 그런데 기존의 배터리들은 비싸고, 울안하고, 연결성이나 수명도 열악하고, 효율도 낮은데다가 확장성도 없고 하는 등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다.
테슬라, ESS의 장막을 걷어내다
앨런은 두 가지의 쟁점, 즉 낮 동안만 발전하는 태양광발전과 별로 매력적이지 못한 전기저장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이들 문제점들을 해결할 해결사로서 새롭게 개발한 테슬라 ESS를 선보인다. 그는 이것을 잃어버린 조각 즉, Missing Piece라고 불렀다. 사실 상 테슬라에게 있어서 전기차와 ESS를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배터리는 Missing Piece였던 것이다. 그리고 약 2분간에 걸쳐 테슬라가 발견한 Missing Piece인 ESS 신제품을 선보인다. 바로 20㎝가 채 안 되는 두께로 벽에 걸 수 있게 만든 기정용 제품인 파워월 Power Wall이다. 65인치 최신형 벽걸이 TV의 무게가 20㎏ 정도 하는 것에 비하면 100㎏짜리 ESS를 벽에 걸기에는 아직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 “벽에 걸 수도 있다.”라는 말이 사실 더 잘 어울린다. 파워월은 7kWh 및 10kWh 용량의 두 가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산업용 제품으로는 파워팩을 선보였는데 100kWh 용량을 가진 제품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ESS는 크게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전력저장부와 인버터를 중심으로 하는 전력제어부로 구분할 수 있다. 앨런이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엄밀히 말하면 ESS가 아니라 『케이스로 포장한 ESS용 배터리팩』이라고 볼 수 있다. 전력제어부는 별도로 구매하여야만 한다. 지금까지는 배터리 회사에서 전력제어부까지 붙인 ESS를 만들던가, 아니면 배터리팩만 케이스 없이 ESS 업체에 공급하였다.
사실 테슬라 ESS 배터리팩의 전기적 제원들은 기존의 배터리와 비교하면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라고 배터리 업계 사람들을 말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놀라운 점들이 많다. 그걸 하나씩 말해 보기로 한다.
물론 가장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7kWh 제품이 $3,000이다. 이는 kWh당 $429 꼴이다. 현재 국내에서 kWh당 $430에 배터리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인가? 아마도 규모의 구매력을 가진 대규모 수요처 정도가 되어야 이와 유사한 가격에 배터리팩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파워팩 기준으로는 kWh당 $250 정도이다. 더구나 테슬라 제품은 케이스를 포함한 가격으로 실내에 벽걸이용으로 품위 있게 제작한 케이스만 하더라도 상당한 가격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는 Panasonic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지만 2017년부터는 5조원 이상을 들어 공사 중인 미국 네바다주 리노 인근의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채용될 것이다. 테슬라는 현재보다 30% 저렴하게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용량의 배터리팩이라고 하여도 테슬라는 전기차에 적용한 배터리팩 기술과 동일하게 배터리 단위셀 하나 하나씩 제어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모듈단위로 제어되는 타사의 BMS기술과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약 600개의 18650 작은 배터리들을 하나씩 제어하도록 되어있다.
ESS용 배터리로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양극활물질로 NCA가 사용되었다. 테슬라는 에너지밀도를 더욱 높임으로써 제품을 더욱 컴팩트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품을 벽에 걸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차별화된 것 중 하나이다. 물론 벽에는 거는 ESS가 최초는 아니다. 2014년에 일본 Panasonic에서 벽걸이용 에어컨 모습의 ESS를 발매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용량 1kWh의 초소용량 제품이다. 출력은 500W로 TV 100W, 휴대폰 충전 15W, LED 조명 100W, 냉장고 50W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가격은 무려 398,000엔에 이르는 고가품이다. 테슬라는 설치를 포함한 전력제어부도 $4,140 정도에 구매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 경우 7kWh ESS 가격은 $7,140로 kWh당 $1,020이 된다.
지금까지의 ESS의 경우 주택의 보이지 않는 곳, 에어컨 실외기처럼 주로 실외에 설치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는데 테슬라는 실내에 설치하도록 기획하였다. 이를 위해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ESS에 디자인의 개념이 들어갔다. 더구나 단순한 BOX형에서 벗어나서 외형을 곡면으로 처리하여 심미성을 살렸다. 때문에 제품은 집 내부의 인테리어와 어울리도록 여러 가지의 칼라로 제조되었다. 실내 가전제품과도 같은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테슬라 ESS 배터리팩은 연결이 가능하다. 10kWh 짜리를 9개 연결하여 90kWh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발표를 저녁 8시 30분에 한 것은 써머타임제를 실시 중인 캘리포니아에서 해가 완전이 지고 난 이후에 낮에 건물 지붕의 태양광으로 발전된 전기를 산업용 배터리인 파워팩에 저장했다가 그 전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앨런은 파워월에 이어 산업용 파워팩을 선보이더니 계량계를 카메라로 확대해달라고 주문한다. 왼쪽은 그리드에서 오는 전기이고 오른 쪽은 파워팩에 저장된 태양광 전기이다. 발표 당시 사용된 모든 전기들은 바로 파워팩에 저장된 전기임을 현장에서 보여 준 것이다. 이 대목에서 사람들은 또 한번 열광한다.
100kWh짜리 파워팩도 놀라운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파워팩을 10개 연결하면 1MWh용량이 되고, 만개 연결하면 1GWh용량이 된다. 앨런은 1GWh가지의 확장 능력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리튬이차전지는 MWh대가 곤란하다고 생각되어 왔고, 최근 들어서는 수십 MWh대의 실증으로 인하여 리튬이차전지의 가능성을 인정하게끔 되었는데 1GWh라는 숫자는 실로 놀라운 확장성이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전력을 전부 커버하려면 1억 6천만개의 파워팩으로 16,000 GWh 용량을 구성하면 되고, 전세계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20억개의 파워팩으로 200,000 GWh 용량을 형성하면 된다. 이 꿈 같은 숫자가 실현될 수 있는 이야기인 것인가? 앨런이 순수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 듯했고, 우주로켓을 쏘아 올리겠다고 했을 때는 더 심한 반응을 보였었다. 그런데 순수전기가 로터스가 나오고, 이어서 모델S를 선보이고, 로케트를 쏘아 올리고 나니 사람들의 표정이 변해갔다. 모델S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적어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하이브리드자동차나 전기차가 더 이상 미래의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닌 현실세계이다. NASA가 앨런의 SpaceX에 투자를 하고, 우주정거장의 물품 배달 계약을 맺은 것은 더 이상 앨런을 21세기의 돈키호테로 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건들이다.
자, 이제 다시 지구 대기 중의 CO2 이야기로 되돌아 온다. 태양광발전과 ESS를 사용하게 되면 올라만 가는 CO2 농도를 멈출 수 있다. 이렇게 18분 동안 그의 신제품, 파워월과 파워팩을 소개한 앨런 머스크는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 Written by Har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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