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2-11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에너지 신(新)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배터리, 태양광 등 각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11일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오는 2017년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투자규모는 4456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투자액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1년(3180억달러)보다 높은 3290억달러로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이어갈 전망이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파리기후협약과 함께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장의 무게중심은 기존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하는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내놓았으며, 2030년 신에너지 산업 규모를 100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로 재생에너지에는 태양광, 바이오, 풍력 등이 있고, 신에너지에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이 있다. 에너지 활용 효율화 기술 등도 신에너지 사업에 포함된다.
이미 삼성과 LG는 배터리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고, SK는 신에너지 분야를 차기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만들었다. 한화는 태양광이 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세계 시장은 물론 국내 산업도 초기 단계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2.1%로 독일 12.6%, 미국 6.7%, 일본 5.3% 보다 극히 낮은 수준이다.
삼성SDI는 케미칼 부문을 분할하고 본격적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인 중대형 2차전지에 집중할 계획이다. 2차전지는 친환경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인프라 확대로 성장을 이어갈 전망. 삼성SDI는 2020년까지 3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초일류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다.
LG는 LG화학이 중대형 배터리분야 글로벌 1위 경쟁력을 갖춘 것을 비롯해 태양광 사업에서 LG전자의 태양광 모듈, LG화학의 ESS, LG CNS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의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5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현재 총 연간 1GW(기가와트)에서 2020년 3GW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의 포트폴리오가 전기차와 에너지에 집중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는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만들고 이 분야에서 ‘제2의 하이닉스’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반도체는 현재 SK그룹의 캐시카우지만 엔저로 인한 일본의 경쟁력 상승과 중국의 맹추격으로 향후 5년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타개할 신성장동력이 신에너지 사업으로 신기후체제에 대비한 에너지 신사업 발굴을 SK가 선도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임형규 ICT위원장(부회장), 유정준 SK글로벌성장위원장 겸 SK E&S 사장 등 최고 경영진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도 신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의 면담 및 관련 세션 등에 중점적으로 참석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경쟁력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리튬이온배터리 매출은 1780억원으로, 지난해 증설을 마치고 연간 800MWh(메가와트시), 순수 전기차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현재 100% 가동중이다.
한화는 태양광 셀 생산 규모 세계 1위(5.2GW)인 한화큐셀의 성장이 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선진국 시장 뿐만 아니라 인도 등 신흥시장까지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한화큐셀은 충북진천과 음성에 셀과 모듈공장을 신설중으로 올 상반기 생산을 앞두고 있다. 태양광은 원료인 폴리실리콘 시장이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태양광 셀, 모듈, 발전 사업은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도 연초부터 신에너지 사업 강화를 적극 강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신산업 등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기존 에너지 연구개발(R&D) 체제 개편을 위해 ‘미션 이노베이션(Mission Innovation)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산업부 주형환 장관은 지난 4일 30대 그룹 사장단과의 만남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투자를 통해 올해 6조4000억원을 에너지 신산업에 투입해 초기 시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신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며 “그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초기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신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기술 확보전쟁⑤]신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 | ||||
등록 일시 [2016-02-10 |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 기술 투자 늘려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있다.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은 한화큐셀과 OCI다.
한화큐셀은 올해 국내에 1.5GW규모의 셀 공장과 500㎿ 규모의 모듈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군에 1.5GW의 셀 공장을 짓는다. 충북 음성군에 250㎿ 규모 모듈 공장을 세운 데 이어 250㎿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
국내 최대규모의 셀과 모듈 공장을 충북지역에 구축해 충남(사업화)-충북(생산기지)-대전(R&D)을 잇는 태양광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한화큐셀은 인도와 터키 등 신흥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인도에 148.8㎿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70㎿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터키에도 18.3㎿ 태양광 발전소를 세운다.
OCI도 폴리실리콘과 태양광발전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OCI는 2020년까지 태양광발전분야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20%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발전 분야는 OCI가 태양광발전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에 이어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는 산업이다.
OCI는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도 넘보고 있다. OCI는 최근 중국 장쑤성 화이안 훙쩌현에서 '게 양식장' 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다. 총 27만㎡(약 8만 평) 규모다. 발전 규모는 분산형 태양광 발전 6㎿, 집중형 태양광 발전 4㎿ 등으로 총 10㎿다. 또 올해 수익성이 큰 중국 분산형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총 125㎿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2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에서 수주한 400㎿ 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올해 말 완공된다. OCI는 멕시코와 캐나다는 물론 세계 최적의 태양광발전 입지를 갖춘 인도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와 SK그룹도 신생에너지사업을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고효율 태양광 생산라인 8개를 보유한 구미 사업장에 2018년 상반기까지 5272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 6개를 증설, 총 14개의 생산라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생산라인 증설로 현재 연간 1GW급의 생산능력을 2018년 약 1.8GW, 2020년에는 3GW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3GW는 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연간 전력량과 맞먹는다.
SK도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신(新)에너지' 분야를 선정하고 그룹과 각 계열사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그룹 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설치했다.
초대 단장은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 겸 SK E&S 대표가 맡았다. 유 단장은 SK이노베이션을 거쳐 현재 SK E&S 대표를 맡아 SK그룹의 자원개발 등 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추진단은 그룹 내 신에너지 분야 싱크탱크로서 그룹 차원의 중장기 계획과 전략을 수립한다. 초보 단계의 신에너지 사업을 하는 그룹 관계사들에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향후 '에너지 신산업 성장 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대기업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전세계 국가들은 탄소배출을 크게 축소해야 한다. 이 협약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탄소 배출을 억제하려면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이 크게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기존의 화석연료 발전 설비를 서서히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로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강정화 선임연구원은 "태양광·풍력·바이오매스·지열·태양열 등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14년 사상 처음으로 100GW를 돌파한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33GW를 기록했다. 올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도 전년대비 14% 성장한 152GW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산업 투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3288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전년대비 7% 증가한 345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산업 성장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23일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 전략-2030년 미래비전 달성을 위한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에너지 신산업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진입 장벽 완화, 안정적 투자환경 조성 등을 통해 법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전기차 충전사업자의 전력시장 직접 구매 및 전력 재판매 허용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1㎿ 이상)에 저장된 전력의 전력시장 판매허용 ▲소규모 풍력·태양광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전력을 모아 판매하는 전력 중개사업 허용 등이다.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은 현실적인 정책이란 평을 듣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한전의 독과점 지위에 예외를 두면서까지 신에너지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강정화 선임연구원은 "신기후변화체제 등장으로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보를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유망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신재생에너지 시장 개척을 위한 골든타임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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