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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에너지신산업 조직 키운다…시장 활성화 기폭제될듯

인산철뱅크 2016. 1. 4. 15:23


한국전력이 새해 에너지신사업 조직을 강화한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기후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에너지신사업분야 주도력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전기차 인프라·에너지저장장치(ESS)·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전력망) 등 민간 기업 시장 참여를 부추기는 긍정적 역할이 기대된다. 

한국전력은 SG(스마트그리드)&ESS 사업처를 ‘에너지신사업단’으로 승격한다고 밝혔다. 한전 내 사업단 신설은 지난 2010년 ICT기획단 해체 후 6년 만이다. 사업단은 신성장동력본부 산하에서 김시호 국내 부사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사업단장은 황우현 스마트그리드&ESS 사업처장이 맡고, 조직 인원도 60여명에서 15%가량 증원한다. 한전은 향후 사업단을 조직 내 처장(1갑)급 2~3명을 포함한 전무급 조직으로 키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새해 가동하는 에너지신사업단은 3실(사업전략·SG·신재생 사업실), 2부(EVC·ESS 사업부)로 구성됐다. 사업전략실은 총괄·해외협력 담당을 두고 지난 10월 한전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을 비롯해 사업단 총괄 업무를 맡는다. SG사업실은 원격검침인프라(AMI)·SG스테이션·SG확산사업 담당을 두고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그리드 확산 사업과 한전이 개발한 한국형 마이크로그리드 형태의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 사업을 전개한다. AMI 담당은 전국 2194만호 AMI 구축 사업을 총괄한다. 신재생사업실은 울릉도를 포함해 새해 6개 도서지역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조성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에너지신사업단 신설로 한전이 추진하는 다수 사업에 힘이 실리면서 민간기업 시장 참여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전은 기존 전기차·ESS·신재생에너지원·AMI 등 사업을 다양한 현장에 최적화시킨 마이크로그리드나 스마트시티 형태 수출 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우리나라 중전기기·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소프트웨어 분야 중소기업 시장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고위 관계자는 “SG&ESS사업처의 에너지신사업단 승격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장기적 안목과 지금까지 정부와 업계가 진행해온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구체화시켜 관련 시장을 창출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전기차, ESS,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는 물론이고 국내외 현장에 최적화된 다양한 모델을 우리 기업과 함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새해 에너지신사업단 주도로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기존 전력주파수 조정(FR)용 ESS 구축사업과 에너지자립섬 사업을 포함해 송배전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계통연계 사업을 추진한다. 또 V2G(Vehicle to Grid)와 수요자원거래(DR), 분산자원 계통 연계 보호 기술과 소비자 서비스 향상을 위한 스마트미터, 빅데이터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다. 


박태준 기자 | gaius@etnews.com



한국전력공사 5대 에너지 신사업 키워드

똑똑 · 독립 · 충전 · 저장 · 풍력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국가 핵심 사업으로 부각된 에너지신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많고 투자비의 단기간 회수가 어렵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가 가능한 한국전력공사 같은 에너지 공기업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전은 기존 송전·변전·배전 등 전력공급 사업에서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SG),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MG),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에너지 등 5대 에너지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미래 에너지 강국을 준비하고 있다.


고품질의 전력 서비스를 제공받고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설치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한전은 2014년부터 건물 내 전력, 가스, 물 등을 ICT 기반의 냉난방 운영 설비, 스마트기기 등과 융합해 운영하는 스마트그리드 통합제어센터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수전력청과 34억원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전은 2025년까지 스마트그리드 확산 사업을 통해 73개 사옥으로 SG스테이션을 확대하고 전 세계 200억 달러 규모(약 23조원)에 이르는 스마트그리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섬 지역 등 전력계통이 고립된 지역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 설비와 ESS를 통해 자체 전력을 생산·저장·공급하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은 제주 가파도와 전남 가사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으로 시범 운영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울릉도, 인천 덕적도 등 한전이 관리하는 62개 도서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ESS는 전력을 변환해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에너지 저장 장치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불린다. 한전은 지난해 7월 서안성변전소 등에서 국내 처음으로 대용량 ESS 시스템 시범사업을 성공했다. 2017년까지 총 500㎿ 규모의 ESS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500㎿는 17만 가구가 동시에 전기를 쓸 수 있는 양이다. 한전 관계자는 “500㎿ ESS 설치가 완료되면 연간 3200억원의 전력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 사용이 적은 시간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 최대(피크) 사용 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전력 수급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민간 사업자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제주, 나주, 창원 등에서 전기차 유료 충전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3660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전국 한전 사업소 72곳에 충전 인프라를 모두 설치해 전국 단위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내년에는 충전소 250기를 추가로 설치해 장거리 운전에 따른 전기차 방전 불안감을 해소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는 발전 자회사들과 함께 1만 1500㎿의 신재생 발전사업도 추진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2기(1000㎿급)를 짓는 효과와 비슷하다. 한전은 글로벌 3대 해상 풍력강국 달성을 위해 2500㎿의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사업 개발을 벌이고 있다. 개성공단 신재생단지 구축 시범사업, 새만금 풍력사업, 제주 한림 해상풍력사업 등이 대표적인 개발사업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