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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ESS 시장 국내에선 왜 지지부진한가?

인산철뱅크 2015. 8. 6. 10:04
비용 비싸고, 구입해도 구매이득은 거의 없어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5월 가정용 ESS ‘파워월’을 발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크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감감무소식이다. 국내에서도 가정용 ESS 시장이 열려야 국내 업체들도 기술을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텐데 이 부분이 아쉽다.”

지난달 스마트그리드협회가 개최한 ‘스마트그리드 정책 세미나’에 토론 패널로 참석한 강태현 삼성SDI 상무의 말이다. 


그의 지적처럼 국내에서 가정용 ESS 시장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가정용 ESS는 가정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밤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기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에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하지만 제품 비용이 워낙 비싼 데다 별다른 구매이득이 없다. 


ESS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는 밤에 전기를 충전했다가 낮에 판매하면 차액이 크기 때문에 비싸게 구입해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전기요금 구조상 차액이 크지 않다”며 “가정용 ESS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운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SDI와 LG화학은 신제품을 개발하고도 국내 시장에는 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5kWh급 ESS의 비용이 30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판매를 해도 살 사람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10kWh 이하의 가정용 ESS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가 2014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가정용 ESS 시장은 2014년 215MWh에서 2024년 1만6713MWh로 연평균 55%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5월 미국의 테슬라가 공개한 가정용 ESS ‘파워월’ 시리즈는 디자인과 가격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파워월 시리즈는 7kWh 제품과 10kWh 제품 2종으로 구성돼있는데 각각 3000달러, 3500달러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가정용 ESS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가정용 ESS 시장은 2012년 642억원 규모에서 2013년 2355억 원으로 불과 1년 새 약 3.7배까지 증가했다. 가정용 ESS를 구매하면 구매비용의 30%를 정부가 보조하는 제도 덕분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에서도 가정용 ESS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정부가 구매비용을 보조하는 방법은 당장은 좋지만 한계가 있다”며 “가정에서 ESS를 활용했을 때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편익을 확대해 자연스럽게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게시 : 2015년 07월 31일(금) 11:19
위대용 기자 wee@electimes.com

LG화학·삼성SDI, 해외 가정용 ESS시장 나란히 진출


LG화학과 삼성SDI가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완제품 시장에 나란히 뛰어들었다. ESS를 구성하는 핵심이 배터리인 만큼 경쟁력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 이어 가정용 ESS까지 우리 기업 주도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LG화학은 9일 가정용 ESS ‘RESU6.4 EX(6.4㎾h급)’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이날 인버터 내장형 가정용 ESS(8㎾h급)를 선보인다고 동시 발표했다.

LG화학이 유럽과 호주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가정용 ESS 제품(모델명 : RESU 6.4 EX).<LG화학이 유럽과 호주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가정용 ESS 제품(모델명 : RESU 6.4 EX).>
삼성SDI가 `인터솔라 2015`에서 공개한 올인원(All-in-One) 가정용ESS.<삼성SDI가 `인터솔라 2015`에서 공개한 올인원(All-in-One) 가정용ESS.>


우리나라 양대 배터리업체가 각기 자사 브랜드를 달고 ESS 완제품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두 회사 모두 가정용 ‘태양광+ESS’ 시장을 직접 공략할 계획이다.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가정에서 생산한 전기를 전력망에 전달하지 않고 자체 활용하는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전시회 ‘인터솔라2015’에 나란히 제품을 첫 공개한다.

이들 제품은 가정용 태양광 설비와 연결한다는 점에 같지만, 소비자 요구에 따라 차별화했다. 삼성SDI는 가정용 태양광 패널에 연결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인버터를 내장한 ‘올 인원’ ESS에 포인트를 뒀고, LG화학은 개별 태양광 설비를 고려해 인버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양사는 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콤팩트한 구성과 확장성을 높였다. LG화학 ESS는 기본 배터리 용량 6.4㎾h로, 3.2㎾h급 두 개를 추가로 연결하면 최대 12.8㎾h까지 손쉽게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삼성SDI 역시 소비자가 원하면 설치 후 언제라도 10.8kWh까지 늘릴 수 있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 일반가정(4인 기준) 하루 전력 사용량이 10~15㎾h인 것을 감안한 전략이다.

삼성SDI ESS는 인버터 내장형이면서도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부피를 30% 이상 줄였다. LG화학 ESS도 동급 용량 제품보다 부피(40.6×16.5×66.4㎝)를 4분의 1가량으로 줄였고, 무게는 절반에 불과하다. 가정 내 설치가 자유롭도록 가전제품화시킨 것이 돋보인다.

두 회사는 유통·가전업체와 협력해 시장에 파고들 계획이다. LG화학은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바이봐(BaywaR.E·독일)와 솔라쥬스(Solar Juice·호주) 등 유통업체와 협력 중이다. 삼성SDI도 독일, 영국 가전시장부터 공략한 후 오스트리아 등으로 판매국을 늘려갈 계획이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북미에 이어 유럽, 호주 등 글로벌 가정용 ESS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 모든 지역에 LG화학 제품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찬 삼성SDI ESS사업팀장은 “올인원 신제품 출시로 유럽시장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혁신제품을 출시해 가정용 ESS뿐 아니라 전체 ESS시장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는 글로벌 가정용 ESS 시장이 올해 약 4300억원 규모에서 2020년 3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가정용 ESS 시장은 올해 약 47㎿h 규모에서 2020년 844㎿h로 연평균 80%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태준 기자 |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