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 산악도로는 국내에서 가장 험하고 가파른 도로 중 하나다. 노고단 산악도로는 입구에서 정상까지가 약 20㎞이며 가장 가파른 경사각도는 20도에 달한다. 험한 지형 탓에 비가 오는 날에는 등산객을 위한 셔틀버스도 운행이 중단된다.
지난 5일 노고단 입구인 천은사 주차장에서 라보트럭 한 대가 노고단 산악도로 등정에 도전했다. 얼핏 보면 시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라보트럭과 겉과 속 어디도 다를 게 없지만 이 라보 트럭은 가스를 배출하는 머플러가 없다. 이날 천은사에서 성삼재까지 약 13㎞ 구간을 도전하는 라보트럭은 전기차 전문업체인 레오모터스가 전기차로 개조한 차량이다.
급경사 탓에 일반 휘발유 차량도 오르기 힘들다는 노고단을 레오모터스의 라보전기차가 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더구나 이날은 비가 내려 노면이 젖어 있는 상태였고 트럭 짐칸에는 300㎏의 짐까지 실렸다.
또 일반 휘발유 차량의 힘이 넘치는 엔진소리와 달리 시동걸 때 '쉬리링∼'하는 약한 모터음 이후 차량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던 점도 라보전기차의 언덕 주행력을 의심하게 했다.
우려와는 달리 라보전기차는 젖은 급경사의 도로를 평균시속 50㎞의 속도로 무리 없이 질주해 약 20분만에 성삼재에 도착했다.
언덕 주행 중 과부하로 멈춰버리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라보전기차가 급경사의 언덕길 주행이 가능한 것은 레오모터스의 핵심 기술인 '파워모드' 덕분이다.
파워모드는 전기차가 언덕길을 주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양만큼의 전기를 주기적으로 전기모터에 공급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과부하도 막는다. 돌아가는 팽이의 회전력이 줄어들 때 채찍을 가해 다시 강하게 도는 원리라고 해서 '파워채찍 솔루션'이라고도 부른다.
라보전기차의 무게는 910㎏로 일반 라보트럭(760㎏)보다 무겁다. 이는 라보전기차에는 리튬폴리머 배터리 80셀이 트럭 적재함 하단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 요인은 트럭의 무게 중심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어 운행에 안정감을 더해준다는 게 레오모터스의 설명이다.
차량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생기는 속도 저하 현상은 엔진의 출력을 높여 해결했다. 일반 라보트럭의 엔진 최고 출력은 38hp(약 28㎾·최고 속도 시속 120㎞)이지만 라보전기차는 최대출력 60㎾로 시속 14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라보전기차에는 에어컨 전용 배터리를 별도로 설치해 여름에 에어컨을 켜도 운행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게 제작됐다. 그동안 전기차는 에어컨을 설치할 경우 차량의 주행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목됐다.
/coddy@fnnews.com예병정기자
기사입력 2010-08-06 17:43 최종수정 2010-08-0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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