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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대왕` 왕촨푸 BYD 회장은

인산철뱅크 2009. 9. 13. 10:43

기술적 문제, 에디슨처럼 해결…2025년 글로벌車시장 1위 `야심`

◆ 중국 스타기업 / ① BYD ◆

지난해 개혁개당 30년을 맞았던 중국은 올해 10월 1일이면 역사적인 건국 60주년이 된다. 1978년 중국에 자본주의 물결이 흘러들어간 뒤 오직 공산당만 빼고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이 상전벽해처럼 바뀌고 있다. 갑작스러운 글로벌 위기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제조업 경쟁력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는 기회가 됐다. 미국 영국 등 전통 금융 강국이 흔들리자 금융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이 상위권으로 떠올랐다.

출범한 지 10여 년밖에 안 되는 중국산 토종기업이 100년 역사의 세계적 거대 기업들을 제치고 전면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BYDㆍ바이두 등 민영기업들이 거대한 내수시장과 화교경제권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전기ㆍ가스ㆍ통신ㆍ에너지 등 중국의 국영 기업들이 글로벌 상위 랭킹에 올랐고, 거대한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철강ㆍ에너지 등에서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물론 각국 기업 사냥에 나서 외국의 정책까지도 흔들어 놓는다. 매일경제신문은 특파원과 기자들의 현지 취재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떠오른 중국 거대 기업과 IT 분야 등의 스타기업 면면을 상세히 살펴보는 시리즈를 싣는다. <편집자 주>

중국에서 왕촨푸 비야디(比亞迪ㆍBYD) 회장(43)은 `배터리 대왕`으로 불린다. 축전지 불모지나 다름없던 중국 전지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BYD를 세계 2위 업체로 키워냈다.

그런 왕 회장 별명이 이젠 `전기차 대왕`으로 바뀌고 있다. 도요타ㆍGM 같은 대형 자동차업체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전기로만 가는 완벽한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세계 전기차시장 선도에 나섰다.

왕 회장은 금융위기와 함께 GM 등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몰락하는 사이에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다.

리처드 왜고너 GM 전 회장은 "중국의 중소 자동차업체들이 자본ㆍ기술 부족으로 중도 하차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지만 왕 회장은 그런 예측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금융위기로 파산한 GM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기술력과 판매력을 자랑하는 일본 도요타까지도 앞질러 전기차 기술 세계 최고 기업으로 BYD를 키워냈다. 그것도 경영위기로 흔들리는 중국 소형 자동차업체를 인수해 자동차업계에 뛰어든 지 불과 5년 남짓 만에 기적 같은 일을 일궈낸 것이다.

워런 버핏과 함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끄는 찰스 멍거 부회장이 왕 회장에 대해 "에디슨 같은 기술적 난제 해결 능력을 가진 데다 GE처럼 사업력도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1987년 중난(中南)대에서 야금물리화학을 전공한 뒤 베이징유색금속연구원에서 석사를 하고 그곳에 남아 연구하다가 1995년 선전에서 충전용 휴대폰 배터리 제조업체 BYD를 조그맣게 시작했다. 이때 그는 증권투자를 하는 사촌형 뤼샹양(呂向陽)에게 250만위안을 빌려서 종잣돈으로 썼다. 하지만 올해 그는 13억달러 재산을 가진 세계에서 559번째 거부로 꼽힐 정도로 컸다.

그가 노키아나 가정용 공구업계 강자 블랙앤드데커 등 세계적 기업 고객을 발판으로 삼아 자동차용 충전 배터리로 눈을 돌린 건 우연이 아니다.

1966년 2월 안후이성 출신으로 43세에 불과한 왕 회장이지만 사업 감각은 탁월하다. 2003년 경영난에 허덕이던 시안 친촨자동차 지분 77%를 사들여 BYD자동차로 이름을 바꾼 뒤 그는 날개를 달았다. 중국 정부가 2004년 6월 자동차 공장 신설 최소 투자액을 2억4000만달러로 못박아 진입을 제한하면서 좋은 입지를 찾게 됐기 때문이다. BYD는 자동차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BYD 전기차 수십 대를 구매했고, 4년간 대체에너지 차량 제조사로서 세금ㆍ보조금 혜택을 받는 데다 올해 들어서는 원자바오 총리가 선전공장을 시찰해 경영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언론에서는 왕 회장이 `중국의 다이아몬드`와 같은 존재라고 평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왕 회장이 기존 상업 질서와 게임 규칙을 얕본다고 하지만 그는 "중국의 젊은 기술자 실력이 유럽 기술 전문가들보다 뛰어나 어떤 물건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며 자신감에 차 있다.

왕 회장은 "BYD가 만든 제품은 다른 기업에서 만든 비싼 제품보다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나는 실행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나는 감히 생각하려 한다"는 왕 회장의 말은 그의 과감한 경영철학을 그대로 드러낸다.

앞으로 15년쯤 뒤에 BYD를 세계 최고 자동차업체로 키우겠다는 그의 야심이 어떻게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 He is…

▶1966년 2월 15일 안후이 우웨이 출생
▶1987년 중난(中南)대 야금물리화학 전공
▶1990년 베이징유색금속연구원 석사, 연구원
▶1995년 배터리업체 BYD 창립
▶2003년 산시성 시안 친촨자동차 인수, BYD 회장
▶2009년 개인 재산 13억달러, 포브스지 선정 세계 부자 559위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