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2차전지의 진화 | |
시장규모 지난해 7천억→2012년 3조 예상 이달초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 지엠대우의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지엠의 친환경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와 함께 엘지화학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을 특별히 무대 위로 끌어올려 소개했다. 전지업체가 단순 납품업체가 아니라, 그린카의 공동주연임을 알리는 자리였다.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면 시보레 볼트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플러그인’ 방식을 쓰는 하이브리드(PHEV) 양산차종이 된다. 지엠의 ‘희망’인 동시에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를 여는 신호탄인 것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탄소 배출 없는 전기에너지로 엔진을 돌리는 ‘친환경’ 진화를 일찍부터 꿈꿔왔다. 그러나 몸 속 곳곳을 채우는 부품들의 진화가 없으면 이들의 ‘녹색 꿈’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엘지화학이 공급하는 2차전지(축전 가능한 전지)는 전기에너지를 자기 몸 속에 머금고 있다가 자동차 곳곳에 공급해 줄 그린카의 ‘심장’인 셈이다. 올해 초 지엠이 시보레 볼트 전지의 단독공급 업체로 엘지화학을 선정했다는 소식은 전세계 전지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사실 엘지화학은 1998년에야 리튬이온 전지 양산을 시작한 ‘후발주자’다. 그동안 세계 2차전지 시장은 니켈수소 기술로 노트북·휴대폰용 소형 전지를 주로 공급해 온 산요·소니 등 일본업체들의 독무대였다. 엘지화학·삼성에스디아이(SDI) 등 우리나라 2차전지 업체들은 90년대 일본업체들이 쓰는 니켈수소 전지보다 50% 이상 출력과 에너지가 좋은 리튬이온 전지로 뒤늦게 시장을 두드리며, 조금씩 소형 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오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중대형 전기자동차용 전지 분야에서는 오히려 엘지화학이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게 된 것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엘지화학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를 상용화하는 업체가 됐다. 엘지화학 쪽은 “일찍부터 이 분야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연구개발 등을 꾸준히 펼쳐와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사업 초기인 2000년 미국 디트로이트에 중대형 전지 연구법인인 시피아이를 만들었던 엘지화학은 이를 통해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그러다 2006년 지엠으로부터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전지 개발을 권유받았고, 수십 차례의 출장과 상담 끝에 결국 올해 단독 공급이 결정됐다. 대표적인 화학기업으로서 쌓아온 소재에 대한 노하우도 기반이 됐다. 전지 안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망간계로 만들고 직접 특허를 받은 강화 분리막을 사용하며 폭발 위험이 적은 파우치 형태로 만드는 등 주동력원으로서 쓰이는 전지에 가장 필요한 안정성을 확보했다. 엘지화학 관계자는 “전기자동차용 중대형 전지와 관련해 3천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지화학의 지엠 계약, 지난해 보쉬와 합작법인을 세워 2010년 하이브리드차용 전지 양산에 들어가는 삼성에스디아이(SDI) 등 우리 업체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일본 업체들도 점차 리튬이온 전지개발을 늘려가고 있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기자동차용 전지 시장규모는 지난해 7천억원 수준에서 2012년에는 3조2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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