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09
전기차 개조시장이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올초 전기개조차의 도로주행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던 국토해양부가 최근 태도를 바꿔서 별도의 자동차 안전검사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기개조차는 중고차량의 엔진을 떼내고 전기모터를 장착한 친환경 자동차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은 지난해부터 전기차 개조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기존 차량의 익숙한 운전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기차의 경제성을 누리는 장점이 있다. 기존 자동차 섀시와 차체는 그대로 유지하기에 안전성도 높다.
올초 국토해양부는 중고차량에 전기파워트레인을 장착하는 개조작업이 디젤버스를 천연가스(CNG)버스로 바꾸는 친환경 개조사업과 같은 맥락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전기차업체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기신차 개발이 아니라 기존 자동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시장이 열리기에 크게 환영했다. 서울시 맑은 운동본부는 중고 승용차, 승합차를 전기차로 개조해 관공서에 보급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최근 기업간담회에서 기존 차량에 전기모터를 장착하는 행위는 중대한 구조변경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도 자동차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희진 국토해양부 자동차 정책과장은 “자동차관리법은 차량무게나 구조가 크게 바뀌는 경우 함부로 개조를 못하는 제한대상이다”면서 “기존 차량과 전기개조차를 같은 차량으로 간주하기 힘들 경우 안전성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들어 전기차 개조사업을 준비해온 중소업체들은 갑작스런 국토부의 입장변화에 당황해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여러 전기개조차 모델마다 자기인증을 거칠 경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서 사실상 개조사업을 못하게 된다.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전기개조차 보급사업도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안전문제를 걱정하는 정부입장도 이해하지만 전기차 개조에 관대한 미국, 일본 등의 사례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춘건 그린카클린시티 사장은 “미국의 경우 수명이 다한 자동차를 친환경 전기차로 개조하는 사례가 벌써 수십만대를 넘어섰다”면서 “전기개조차의 안전성을 보장할 기술표준을 만들어서 중소기업의 전기차 개조를 가능한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전문가들은 안전문제를 걱정하는 정부입장도 이해하지만 전기차 개조에 관대한 미국, 일본 등의 사례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춘건 그린카클린시티 사장은 “미국의 경우 수명이 다한 자동차를 친환경 전기차로 개조하는 사례가 벌써 수십만대를 넘어섰다”면서 “전기개조차의 안전성을 보장할 기술표준을 만들어서 중소기업의 전기차 개조를 가능한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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