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7
전기차는 결코 느리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기에 충분한 주행성능을 지닌 진짜 자동차였다.
23일 경기도 하남의 레오모터스 연구소에서 국내 최초로 실용화된 고속형 전기차를 시승해봤다. 이날 시승한 전기차는 기아차의 1000cc 경차 모델인 ‘모닝’의 플랫폼에 전동식 파워트레인(모터+트랜스미션)을 결합한 전기 개조차량이다.
모닝 전기차는 가솔린 엔진을 떼어낸 자리에 무게 75kg의 최대출력 65kW급 수랭식 AC모터와 컨트롤러 박스를 달았다. 최대토크는 26.0kg.m로 미쓰비시 전기경차(18kg.m)보다 높아서 순간 가속력이 더 낫다. 배터리는 코캄이 제조한 30kWh급 리튬폴리머 파워팩을 뒷좌석에 장착했다. 차량의 외형과 인테리어, 편의장치는 시판 중인 모닝과 똑같다. 운전석 옆에 붙은 배터리 충전량 표시장치가 전기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유일한 표식이다.
첨단 자동차로서 뭔가 특별함을 원하는 운전자에겐 실망이겠지만 본래 전기 개조차는 평범함과 실용성이 특성이다. 시동(전원)스위치를 올렸다. 낮은 기계음과 함께 파워브레이크에 철컥하고 압력이 들어차는 소리가 들린다. 전기차의 정숙함은 일반 차량이라면 묻혀서 넘어갈 기계적 작동음까지 부각시키는 단점도 된다.
시승차는 5단 수동식 변속기를 달았는데 전기모터의 토크 특성을 고려해서 2단 출발을 시도했다. 클러치 페달에서 슬쩍 발을 떼자 ‘쉬∼잉’ 하는 기계음과 함께 차량이 튀어나간다. 제로백은 8초 후반으로 경차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이것도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모터출력을 30% 가량 낮춰 놓았다는 설명이다.
가까운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속도계는 120㎞/h를 쉽게 넘어선다. 익숙한 엔진소리가 아니라 마치 제트기와 비슷한 금속성 사운드가 귓전을 간지럽힌다. 모닝 전기차는 경차샷시의 특성상 시속 130㎞/h를 넘지 않도록 세팅해놓았다. 그래도 시내주행은 물론 고속도로를 타기에 충분한 성능이다.
핸들이 무겁고 차체반응이 둔한 점은 아쉬웠다. 연구소로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모닝 전기차는 배터리팩 무게 때문에 일반 모닝보다 중량이 210kg 더 늘었다. 성인 3명의 무게가 늘면서 경차 특유의 민첩한 조향성이 사라진 것이다. 대신 강력한 전기 파워트레인 덕분에 고속주행능력은 훨씬 좋아졌다. 운전특성을 고려할 때 복잡한 시내 주행보다는 수도권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용도로 추천하고 싶다.
회사측은 모닝 전기차가 한번 충전으로 고속도로에서 180∼200㎞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모든 전기차는 파워를 높이면 배터리 소모가 심해지고 주행거리가 떨어진다. 현재 전기모터, 배터리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모닝 전기차는 힘과 주행거리의 밸런스가 가장 적절하고 상용화에 근접해있다.
레오모터스는 모닝 전기차를 아직 시판할 계획이 없다. 거대 완성차업체가 장악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대신 전기파워트레인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업체로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이같은 컨셉의 전기경차를 갖고 싶다면 내년에 현대차가 선보일 i20의 전기차 버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레오모터스, 최고시속 160Km 전기차 국내 첫선 기사입력 2009-04-24
순수 국내기술과 국내 부품으로 제작된 레오모터스 모닝 전기자동차를 23일 하남의 연구소에서 이정용 레오모터스 사장이 선보이고 있다.
일반 승용차와 대등한 주행성능을 갖춘 고속형 전기자동차를 국내 최초로 실용화 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레오모터스(대표 이정용)은 23일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전기 파워트레인을 기아차의 경차 모닝에 적용한 전기개조차량의 시험주행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모닝을 개조한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신 자체 개발한 전기 파워트레인을 장착해서 최고시속 160㎞에 달하며 한번 충전으로 최대 200㎞를 주행할 수 있다. 일본 미쓰비시가 올해 출시할 전기경차 아이미브(i-miev)는 한번 충전으로 160㎞를 주행한다.
레오모터스의 모닝 전기차는 60kW급 AC모터와 30kWh급 리튬폴리머 배터리 파워팩,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전자식 브레이크, 파워스티어링 등을 갖췄다. 회사측은 기존 모닝은 1000cc급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지만 모닝 전기차의 동력성능은 1300cc급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형태의 개조형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의 편의장치와 샷시, 트랜스 미션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고 운전하기 편한 장점이 있다.
레오모터스는 기존 전기차량의 고질적 단점인 배터리 수명단축 문제를 첨단 BMS를 통해서 깔끔하게 해결했다. 모닝 전기차에 장착된 리튬폴리머 배터리팩은 4000회의 충전횟수를 보장해 매일 충방전을 해도 10년간 쓸 수 있다. 전기차의 핵심모듈인 전기모터와 배터리, BMS 등을 구성하는 부품도 LS산전, LS전선 등 국내업체가 100% 공급한다. 모닝 전기차의 대당 판매가격은 2800만원으로 아직 대중화하기는 가격대가 비싸다. 회사측은 리스 전문회사를 통한 전기차 렌탈사업을 통해서 보급댓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사장은 “국내 기술로 세계 정상급의 고속형 전기차를 실용화한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일본 미쓰비시의 전기경차보다 주행성능이 더 우수해 친환경 전기차 시장경쟁에서 한국이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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