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뉴스/2차전지(배터리)

바이러스로 배터리 만든다

인산철뱅크 2009. 4. 3. 13:07

한·미 공동개발 “유전자 조작 양극 재료로”
한겨레 오철우 기자
» 바이러스 배터리에 연결돼 불이 켜진 전등. 미 MIT 연구팀 제공
바이러스로 만든 새로운 개념의 리튬이온 배터리가한국·미국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안젤라 벨처 교수 연구팀과 한국 카이스트의 강기석 교수(신소재공학)가 참여한 한미 공동연구팀은 2일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 리튬이온 배터리로 쓸 수 있는 물질을 합성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됐으며, 매사추세츠공대 연구원인 이윤정·이현정(박사과정)씨가 연구논문의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벨처 교수 연구팀은 2006년엔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 코발트산화물이 몸통에 달라붙게 한 바이러스를 ‘음극’ 재료로 쓸 수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선 ‘양극’ 재료로 쓸 수 있는 철인산계 물질을 바이러스 몸통에 달라붙게 했으며 꼬리엔 전기 흐름이 매우 뛰어난 탄소나노튜브를 붙여 전깃줄처럼 쓸 수 있게 했다. 배터리 재료로 쓰인 바이러스(‘M13’)는 인체에는 무해한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로, 주로 박테리아(세균)를 감염시킨다.

제1저자인 이윤정씨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 특정 물질이 잘 달라붙도록 바이러스 단백질체를 바꾸는 게 기술의 핵심”이라며 “이런 바이러스들을 수억, 수조개 모아 배터리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소나노튜브는 전기를 빠르게 실어나르는 ‘고속도로’와 같아, 바이러스 배터리가 실용화하면 고출력이 필수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다른 전자제품에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전 호크필드 매사추세츠공대 총장은 미국 백악관 기자 브리핑에서 이 기술로 만든 배터리 모형을 선보였다.

◇이현정(왼쪽), 이윤정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재학중인 한국인 유학생 2명이 폭발 가능성과 오염물질 배출을 줄인 고출력 리튬 이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3일 게재된다. 특히, 지난달 23일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녹색기술을 강조하는 자리에서 MIT 총장에 의해 이 기술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 연구에는 MIT 재료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윤정(35) 씨와 이현정(32)씨가 공동 제1저자로, KAIST 신소재공학과 강기석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3일자에 게재된다.

연구의 핵심은 바이러스를 고출력 전지용 전극을 제조하는 골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기존의 전지보다 10배 가까이 출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자연에 대량으로 존재하고 인체에 해가 없는 10㎚ 두께의 바이러스인 ‘M13’의 유전자를 조작해 양극재료를 대량으로 만들고 여기에 전기전도도가 우수한 탄소나노튜브를 붙여 고출력 리튬 이차전지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리튬 이차전지는 현재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등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향후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의 동력원과 전력 저장 시스템용 대형전지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논문 제1저자인 이윤정 씨는 “이 연구에는 M13 바이러스에 비정질 철인산계  물질을 이용됐지만 고출력이 요구되는 어떠한 물질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이 연구를통해 양극과 음극을 모두 바이러스로 구현할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바이러스  배터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