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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된다고 하지 말고 동참해 수소강국으로”

인산철뱅크 2008. 12. 25. 09:57

인터뷰 - 홍성안 수소연료전지사업단 단장
수소에너지, 석유경제의 대안 되려면

정부의 목표는 시장활성화 위한 시스템 가격 낮추기
모니터링사업은 보급 아닌 연구, 국내산업 보호할 것
2007년 11월 19일 (월) 14:27:37 김태용 기자 ty5123@ejnews.co.kr

   
 
 

▲ 수소연료전지사업단 홍성안 단장

 
 
정부가 2012년을 기한으로 세운 수소·연료전지 보급 목표는 매우 저돌적(aggressive)인 성격의 계획입니다. 저도 현재 국내 기술적, 경제적인 위치를 생각할 때 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 설정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먼 미래의 얘기라고, 준비하지 않으면 절대 안됩니다. 한국은 수소경제 시대의 강국이 될 것입니다”

산업자원부 산하의 수소연료전지와 관련된 모든 기술개발 및 실용화 과제를 도출 및 관리, 평가하고 수소·연료전지 분야 인프라를 구축하는 연료전지사업단의 홍성안 단장은 수소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가 얘기한 수소연료전지 보급 목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총 3단계로 이루어진 계획으로 사업이 끝나는 2012년에는 수소스테이션 50개, 분산전원 300기, 건물용 발전 2000기, 가정용 발전 1만기에 이르는 계획이다. 홍단장은 사업단에서 계획한 이 사업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같은 목표치를 정부가 설정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정부가 아무리 높은 의지로 지원책을 쏟아 부어도 기업들의 연구·개발 의지 없이는 3조5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불가능한 목표치인거죠. 현재 모니터링 사업으로 2008년까지 보급하기로 한 가정용 연료전지는 총 210개입니다. 4년간 더 노력한다고 해도 애당초 목표인 1만기는 이룰 수 없습니다. 연료전지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지금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단은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좀더 현실적이고 좀더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수정계획을 내년에 발표하기 위해 연구중에 있습니다”

최근 포스코의 발전용 연료전지공장 착공식과 두산중공업의 300kW급 발전용 연료전지의 기술개발 국책사업 주관기관 선정이 있었다. 홍단장은 정부의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은 두가지 형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정부의(한전) 자체 개발사업과 민간업체 지원사업으로 나뉜다는 것. 두산중공업의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정부주도 사업이고 포스코의 경우는 인하우스 사업이라고 한다. 포스코는 FCE社와의 기술이전 협약을 통해 스택및 BOP(주변기기)의 이전과 함께 BOP를 국산화 하고 궁극적으로는 스택의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두산중공업이 국책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두산은 이미 20년전부터 연구를 진행해오며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 또한 선정에 영향을 미쳤죠.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모두 이러한 기술 개발과 국산화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지원이 가능한 것입니다. 연산 30만kW의 공장 착공이나 300kW급의 스택 국산화는 모두 한국의 연료전지 기술 수준을 한차원 높여줄 것입니다”

수소의 저장과 운송문제, 지금은 개발하는 시간

   
 
  ▲ 홍단장은 인터뷰 내내 수소경제의 이윤추구 현실화에 대해 강조하며 기업가적 마인드를 피력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수소의 저장 및 운송과 관련해 이러한 논쟁은 시기상조라고 답변했다. 모든 가정이 연료전지를 사용하고 대다수 차량이 연료전지차로 바뀌어 수급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러한 논쟁으로 인해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할 시간이 소비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당분간 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추출될 것입니다. 따라서 연구와 모니터링 사업을 하는데 있어 가정용과 발전용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향후 수소 수요가 높아지고 천연가스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대량 생산한다면 분명히 검토되어야 할 문제임은 충분히 공감하고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현재 수송용 연료전지에 사용될 수소스테이션은 울산이나 여수에 있는 수소 생산기지에서 보급받는 방식이 아닌 자체생산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경우 자체생산에 대한 경제성 여부가 논의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수소의 경우 저장용기의 내압이 300기압 정도돼야 하고 대량 운송의 경우 750기압 정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대형 저장용기의 생산 비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프 라인을 통한 운반은 거시적으로는 가능한 방법중에 하나지만 현 상황은 그런 투자를 할만큼의 수요가 없다는 말로 경제성 논쟁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울산에서 수소가 kg당 1000원 정도 한다고 하면 서울에 오면 7000원 ~ 1만원 정도가 됩니다. 탱크 제작 비용 등을 떠나서라도 경제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당분간은 스테이션에서 자체생산을 하고 향후 인프라나 상업화가 진행되었을 경우 적합한 생산·운송시스템을 갖출 것입니다”

홍단장은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있어 가장 걸림돌은 경제성이라고 설명한다. kw당 3000만원하는 가정용 연료전지나 대당 30억원에 육박하는 연료전지차량을 누가 구매하겠느냐고 반문하며,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기에 많이 판매해 신명나게 연구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부의 지원책은 모두 이같은 기업의 기술개발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비현실적인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소경제는 안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비쌉니다. 정부는 기술개발과 개발 지원을 통해 이러한 단가를 낮춰 기업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정유사 등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
홍단장은 국내 정유사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연구활동을 펼쳐줄 것을 당부했다. 세계적인 거대 정유사들은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하며, 석유와 경쟁하는 기술이긴 하지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정유사들 역시 이같은 추세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정유사업의 특성상 자동차산업만큼 위기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개발의지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는 동시에 GS퓨어셀을 예로 들며 정유사들이 정부의 개발 보조에 함께 발 맞춰줄 것을 주문했다.

또한 국내기업이 너무 미래사업이라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사업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며 대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대기업이 안하면 누가 하겠냐’는게 그의 설명이다.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의 5:5 지원에서 비율을 높일 수도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지원 사업의 부실운영이 발생 할 수도 있는 부작용이 있다며, 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사업단의 지원 의지는 확실하지만 막상 예산투입 등의 문제가 있어 마음대로 잘 안돼 속상하다는 말도 덧 붙였다.

“모든 연구개발 사업은 연구, 실증사업, 시범사업, 보급사업의 단계가 있습니다. 우린 지금 실증단계를 걷고 있습니다. 정부의 계획수립이 다소 성급하다는 얘기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보급단계에 이르게 되면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기업이 연구소와 공장을 짓고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하면 정부는 반드시 도와줄 것입니다”

끝으로 홍단장은 연료전지사업 만큼은 국산화를 통해 한국이 자원빈국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도록 사업단을 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