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기술적 격차가 불과 3.6년으로 좁혀졌다는 소식이 있었다.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쫓아오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어느 덧 우리 코앞까지 다가선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몇 년 사이에 많이 발생한 기술유출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엔진이나 자동변속기 기술은 물론이고 따라오기 힘들다던 안전 구조 설계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수년 전 유럽에서 충돌테스트를 하여 앞좌석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결과를 나타냈던 중국이 이제는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통하여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최근에 나오는 중국 토종기업의 모델을 보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디자인 측면에서는 이미 빼어난 수준의 미래 지향적 제품이 쏱아져 나오고 있다. 한 사례로 이미 국내에서는 50cc미만의 스쿠터가 국내 시장을 상당 부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질적인 측면에서는 수준이하인 경우도 많지만 겉을 싸고 있는 디자인은 짝퉁을 넘어 고유의 디자인까지 넘나드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미 저배기량 스쿠터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 40% 수준을 넘어가고 있으며, 특히 저가를 무기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번 저가에 물든 시장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전에 지하철에서 팔던 1,000원짜리 중국산 제품을 기억할 것이다. 초기에 고객들은 이러한 저가의 저질 물품에 대하여 외면하였으나 1만원짜리 정품을 쓰기보다는 겉모습 괜찮는 저가 제품 5개를 사서 돌려쓰는 습관에 한번 익힌 다음부터는 심심찮게 구입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이 휩쓸고 있다. 기본적인 음식물부터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일상 생활에서 중국산을 몰아내기는 이제 불가능한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 음식물을 중심으로 본격 수입되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전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백색 가전제품의 경우 와인저장고 등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중저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중국산은 태풍의 핵으로 등장할 것이 확실 시 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핵심 산업의 하나인 자동차도 수입될 것인가? 그렇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방한한 상하이 자동차 사장도 2009년부터 한국에 수출할 중국산 중형 승용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미 몇 대가 수입되어 시장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어느 한쪽에서는 중국산 자동차의 수입이 멀었다고 언급하기도 하지만 아마도 2~3년 이내에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30% 이상의 저렴한 가격으로,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한 중국산 자동차가 국내에서 출시될 경우 초기에는 반응이 무디겠으나 제품에 물드는 경향이 나타나면 충분이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현재 개발되고 있는 저가형이나 초저가형 자동차가 함께 수입될 경우 서민층을 대상으로 충분히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본격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한중FTA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 우리와 각국과의 FTA 협상을 보면 내년 초에 한미FTA가 발효되고 후반에 한유럽FTA가 발효되면 1~2년 이내에 한중FTA가 중심이 될 것이 확실 시 된다. 한일FTA의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분야가 자동차의 경우라고 판단되지만 한중FTA는 상황에 따라 기회와 함께 위기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인접한 국내 시장의 경우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어느 수준에 올라가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기술 수준을 보면 저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국내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무리수는 아닐 것이다. 지리적으로도 너무도 가까운 이웃이고 세계의 경제를 빨아들이는 중국이기에 더욱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어떤 차종을 중심으로 이 위기를 돌파할 것인가? 이미 자동차 산업은 국가의 기반이요, 경제의 기틀이 된지 오래이다. 이제는 글로벌 마인드로 글로벌 전략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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