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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WAR] ① 테슬라의 야심 반값 배터리 "현실성 없다"

인산철뱅크 2016. 8. 10. 17:43

①국내업계 "시장 커지는 효과 있으나 현실성 낮아"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08-03
편집자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전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야심가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를 첫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흔들겠다고 나섰고, 중국 BYD는 무섭게 약진하고 있다. 일본 소니의 배터리 사업을 인수한 무라타도 시장에 진입했다. 삼성과 LG로 대표되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은 중국정부의 차별적 규제로 속을 끓이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여기에 미국까지 가세한 배터리 세계 대전을 짚어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반값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2020년까지 현재 가격의 절반 수준인 ㎾h(킬로와트시)당 100달러 밑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2009년 kWh당 평균 1200달러에서 현재 200~250달러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급격한 가격 하락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며 출혈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전기차배터리 업계는 테슬라의 반값 배터리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다만 어느정도 가격 하락에 따른 시장 확대 효과는 예상된다고 봤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배터리 생산 회사인 '기가팩토리'를 완공하며 전기차용 배터리를 2020년까진 kWh 당 100달러에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네바다주 인근 사막에 위치한 '기가팩토리'는 올해 말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공장 완공시점은 2018년이다. 

순수전기차(EV)의 경우 전체 제조원가의 약 33%를 배터리가 차지하고 있다.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은 1㎾h당 200~250달러 수준이다.

테슬라가 공격적인 배터리 단가 인하를 선언한 것은 보급형 양산차인 '모델3'의 성공을 위한 포석이다. 모델3가 25%의 높은 수익성을 내려면 배터리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있어야 한다.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 3의 기본가격은 3만5000달러로 세단 모델S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X의 절반 수준이다. 머스크가 도박을 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머스크는 5만대였던 전기차 생산능력을 2018년까지 50만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내친김에 소형 SUV와 미니버스도 출시하기로 했다.

테슬라가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 중인 초대형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 News1


배터리 업계는 단순한 배터리 가격 인하의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테슬라가 손실을 내면서까지 아주 저가로 후려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모델3의 가격이 4만달러 아래로 책정됐는데 현실가능한 숫자인지 의구심이 있다"며 "마케팅 차원에서 가격이 4만달러 아래로 책정되고 나중에 변동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가 정말 그같은 가격 솔루션에 성공했다면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도 비슷한 성능에 비슷한 가격으로 가야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GTM리서치는 "기가팩토리가 테슬라의 배터리 제조비용을 상당히 낮출 수는 있겠지만 이를 위해선 그에 맞는 거대한 잠재시장이 존재해야 한다"며 "테슬라의 예상만큼 전기차 시장이 빨리 커지지 않을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내비건트리서치의 샘 아부엘사미드 연구원은 "2018년 말로 예정된 테슬라 모델 3의 출시·생산이 지연되거나 사전예약이 실제 판매로 잘 이어지지 않을 경우 기가팩토리의 배터리 재고가 넘치거나 생산비용을 회수하지 못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계획대로 50만대분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리튬 등 원자재(소재) 확보가 가능할지에 대해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기가팩토리의 생산 규모가 시장에 위협이 되는 것은 현실이다. 기가팩토리에서 만든 배터리가 전기차외에 외부로 판매될 경우 경쟁 심화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가팩토리에서 만든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도 판매할 경우 생기게 될 경쟁 심화도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업계도 배터리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 측은 "저가 소재를 사용해 배터리 가격을 낮추겠다"면서 "전기차가 안팔리는 이유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인데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려면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계속해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가격을 낮추려면 같은 부피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을 더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다른 성능을 일부 다운그레이드하는 대신 용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