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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그리드·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에너지산업 육성

인산철뱅크 2016. 2. 4. 08:14








편집자주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수도권 중심의 압축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혁신도시'다. 하지만 혁신도시는 기대와 달리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성장거점 육성 효과를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 본사만 이전할 뿐 아직까지 지역이 경제적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지역산업과의 연계가 미흡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전 공공기관을 지역산업 성장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마련된 지역산업육성 정책이 바로 '성장거점연계 지역산업육성사업'이다.
광주광역시 오룡동 전자부품연구원 연구실에서 광주·전남혁신도시 성장거점연계 지역산업육성사업 참여기관 관계자들이 연구개발(R&D)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유영호기자
광주광역시 오룡동 전자부품연구원 연구실에서 광주·전남혁신도시 성장거점연계 지역산업육성사업 참여기관 관계자들이 연구개발(R&D)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유영호기자
넓고 비옥한 평야와 온화한 기후를 가진 전남 나주는 쌀과 누에고치, 면화의 
산지로 유명해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렸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전남 지역의 
유일한 '목(牧)'으로써 정치·경제·문화·군사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농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지역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한계를 나타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경제가 낙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랬던 나주가 에너지산업 집산지인 '에너지밸리'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시행하는 '성장거점연계 지역산업육성 사업'이 계기가 됐다.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 광주 및 전남 테크노파크(TP), 지역 중소기업 등 지역혁신
주체들은 나주를 국내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다. 빛가람으로 이전하는 
국내 최대 공기업한국전력 (53,000원 상승300 -0.6%)공사와 함께 각종 에너지 관련 
신기술을 육성할 계획이다.

광주·전남혁신도시 '빛가람', 에너지밸리 빛 밝힌다
우선 한전과 전자부품연구원, 전남대, 지역중소기업 이엘티 등은 힘을 합쳐 
마이크로그리드형 스마트 배터리형에너지저장시스템(BESS) 기술개발에 나선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남는 전력을 에너지를 필요한 때와 장소에 공급하기 위해 
전기전력계통에 저장해 두는 기술이다. BESS는 대형 2차전지를 활용해 발전소에서 
생산한 잉여전력을 저장했다가 과부하 또는 비상시에 공급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BESS는 높은 효율성에도 고비용, 저내구성 등 배터리 문제 때문에 보급이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하는 기술은 배터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납축전지 2가지를 병렬로 연결, 일종의 대형 
배터리팩을 만들어 ESS시스템과 연결해 이종배터리의 장점만 취하는 구조다.

또 한전은 지역중소기업 해바람에너지와 손잡고 도서지역 하이브리드형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나선다. 

마이크로그리드는 기존의 광역적 전력시스템으로부터 독립된 분산 전원을 중심으로 
한 특정 영역 내의 전력시스템을 의미한다. 소규모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력망인 셈이다. 

전남 지역에는 약 50개의 섬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디젤발전기에 의존하고 있다. 
비용이 높고 접근성이 낮은 디젤발전기를 없애고 태양광과 풍력 설비 등을 설치해 
이들 섬 하나하나를 마이크로그리드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자립 섬으로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한전은 이 2가지 연구개발(R&D) 사업을 위해 자체적으로 20억 원을 현금 출연했다. 
이전 공공기관 지역산업 육성을 위해 스스로 수십억의 사업비를 내놓은 것은 한전이 
처음이다. 한전 출연금과 국비 등을 모두 합한 사업비는 약 72억 원에 달한다. 
이 돈은 고스란히 연구비나 자재구매 등으로 지역중소기업에 흘러들어갈 예정이다. 

원영진 한전 기술기획처장은 "광주 및 전남 TP, 지역중소기업들과 1년간 사업모델을 
고민했다"며 "한전의 에너지밸리사업과 광주·전남 지역의 기술의 트렌트를 고려한 
결과 마이크로그리드, BESS 사업을 진행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
했다"고 말했다.

원 처장은 특히 "성장거점연계 지역산업육성사업은 한전의 중장기비전인 에너지밸리
사업의 시작점"이라며 "광주·전남 지역을 국내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성 해바람에너지 대표는 "R&D사업이지만 구조적으로 설계·시공·구매·관리
(EPCM)가 모두 포함돼 있어 자생력을 갖게 됐다"며 "광주·전남만이 경쟁력을 갖는 
특화산업이 돼 세계시장으로의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전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전력회사인 파워스트림과 북미지역 마이크로
그리드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전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함께 사업을 수행한 중소기업들과 
공동으로 해외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양질의 사업 내용에 비해 예산 규모와 불확실성은 큰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전남TP 관계자는 "성장거점연계 지역산업육성사업은 광주·전남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기대가 매우 크다"면서도 "예산의 규모와 
지속성 측면에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은 매우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나주(전남)=유영호 기자 |입력 : 201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