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에 가격 추락 … OCI · 세방전지 · 위나동방 등 투자 표류
안희민 기자ahm@ekn.kr 2015.08.08 12
[에너지경제 안희민 기자] 불투명한 이차전지 시장 전망이 올초 발표된 국내 이차전지 투자 계획의 발목을 잡고 있다.
8일 본지의 취재 결과 위나동방코리아의 내포신도시 첨단산업단지 이차전지공장 건립 사업이 아직 토지 계약조차 맺지 못했고 5월 리튬이온전지 사업에 진출을 선언한 세방전지도 아직 검토 중일뿐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레독스흐름전지로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OCI도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보급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워낙 시황이 좋지 않아 기업들이 뛰어들기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패기 넘치던 전지기업, 현재는- 위나동방코리아는 올해 초 충남도와 내포신도시 첨단산업단지 이차전지 공장 건립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아직 내포신도시 토지소유주인 LH공사와 토지 협상조차 개시하지 않았다.
위나동방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모 기업이 투자 파트너로 나서며 사업계획을 처음부터 검토해 사업 개시가 지지부진해졌다.
위나동방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이차전지 공장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며 투자규모나 지분율을 처음부터 검토하고 있어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나동방코리아는 내포신도시 첨단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공장에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를 생산할 계획이며 최근 타이치그룹이 인수한 한국화이바의 전기버스에 탑재해 중국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놨다. 내년 2월엔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 국내에서 생산한 리튬인산철 전지를 탑재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전기차 모델엔 지게차, 전기삼륜차, 근거리용 전기차가 포함된다.
하지만 국내 파트너를 만나며 사업 개시 시점이 연기된 것, 사업 개시 시점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가 "파트너의 투자계획 검토 시간을 제한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5월 리튬이온전지사업 진출을 밝힌 세방전지는 10여 기업에서 리튬이온전지 샘플을 들여와 시험하고 있을 뿐 어떤 형식의 리튬이온전지를 선택할지 결정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방전지는 자동차용 납축전지로 유명한 회사로 리튬이온전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적립한 현금만 3400억원에 이른 우량회사다. 전지관리장치(BMS)와 전지 팩키지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만큼 전지셀을 직접 생산해 리튬이온전지 사업에 뛰어들며 기존 납축전지 회사 이미지를 벗어던진다는 계획이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양극재로 리튬인산철, NMC, LCO 중 어느 것을 사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결정된 건 리튬이온전지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OCI도 마찬가지다. OCI는 올 2월 주주총회 때 레독스흐름전지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그룹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레독스흐름전지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자체 연구팀을 꾸리고 옥스퍼드대학과 협력하기도 했다. 레독스흐름전지는 바냐튬을 녹인 황에 전기를 저장하는 전지로 전력 저장규모가 MW급 대용량이다. 황을 취급하는만큼 전지 팩키지가 장시간 산에 노출돼도 내식성을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일본의 스미토모 전기가 수명 20년 보장의 15MW급 상용품을 내놓은 상태다.
따라서 OCI가 불과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 건 자연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보도자료에서 한다고만 밝히고 있을뿐 사업실무자도 사업내용도 공개를 꺼리고 있어 업계에선 실체를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OCI 관계자는 "기술 자체가 어렵다보니 관계자가 공개를 꺼리고 있다"며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를 기달려달라"고 말했다.
◇ 업계, 장밋빛 전망 속에 가격 안맞아 속앓이- 현재 각국 정부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대규모 보급 정책을 내놓고 있다. 북미 시장은 기존 원자력과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마이크로그리드를 확보하며 에너지저장장치를 핵심 기자재로 삼고 있다.
호주는 분산발전원을 확충하며 2020년까지 1조원대의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이 목표다.
하지만 현재 이차전지 시장은 포화상태다. 테슬라를 비롯, BYD 등이 기가와트 규모의 이차전지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는 등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를 10kW에 350만원에 내놓았지만 도매 가격은 이미 이보다 더 떨어져 있다. 국내에서도 1MW급 리튬이온전지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비용이 10억원에 불과하다.
이 와중에 LG화학과 삼성SDI의 올해 2분기 사업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고 일부 리서치회사는 테슬라에 전기차용 이차전지를 납품하는 파나소닉이 LG화학과 삼성SDI를 제치고 세계 1위 이차전지 기업으로 등극했다는 보고서도 내놨다.
업계는 이러한 불투명한 이차전지 가격동향이 전지기업들의 국내사업 시행을 막고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전지업계가 어려워하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발표되고 있는 이차전지 보급정책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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