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시행하는 전기저장장치(EES) 사업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외국 기업들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한전에 따르면 화력발전소 주파수조정용(FR) EES 사업이 이르면 이 주 초에 공고된다. 한전은 이번 사업에서 EES가 설치될 234kV 서안성변전소와 345kV 신용인변전소에서 배터리와 PCS를 따로 분류해 발주하게 되며, 분야별로 각각 두 곳 씩 나눠서 총 4개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배터리 발주의 경우 국제입찰로 진행해 국내 기업 뿐 아니라 해외 배터리 제조업체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전에 따르면 이번 FR 사업은 제조실적을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급실적을 기준으로 최종 낙찰자가 선정된다. 국내에서는 처음 실시되는 대용량 FR 사업인 만큼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경험이 적어 외국 기업들과 경쟁 시 다소 뒤쳐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기존 대용량 FR 실증사업이 몇 차례 진행된 바 있어, 외국 배터리 기업의 보급실적이 비교적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전은 해외 배터리 업체들의 경우 한전이 요구하는 배터리 납품과 설치 일정 부분에서 불리할 것으로 전망해 국내기업과 외국기업 모두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전은 이번 FR 사업에서 최대한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EES가 설치되는 변전소 두 곳에서 EES와 PCS 분야마다 각각 두 곳의 컨소시엄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안성변전소에서는 PCS 16MW와 12MW, 배터리 4MWh와 3MWh로 각 두 곳을 낙찰하고, 신용인변전소에서도 PCS 16MW와 8MW, 배터리 8MWh와 4MWh를 납품할 두 개 컨소시엄을 선정할 예정이다.
각 컨소시엄 별로 5개 업체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술력을 갖춘 기업 다수에게 사업 참여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EES 기술력을 견인할 것”이라며 “특히 배터리 분야에서는 외국 기업의 참여를 허용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과 경쟁하거나 혹은 같은 팀을 이루는 등 다양한 형태로 입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