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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기자동차의 위기와 기회

인산철뱅크 2009. 3. 14. 09:54
 
에디슨의 전기 발명이 인간의 의식주에 혁명을 일으킨 지 120여 년이 지났지만 현대생활에 가장 밀접한 자동차의 활용에는 더딘 걸음을 하고 있다. 자동차의 나라 미국, 최근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동차 3사도 친환경적이면서도 소형인 전기차를 일찍 주력 종목으로 채택했다면 지금과 같은 치명상을 입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효율을 무시하고 큰 것만이 최선인 양 시장원리를 무시한 데서 비롯된 시장의 무서운 보복이 아닌가 싶다.

이제, 오바마 신정부가 들어선 뒤 자동차에서 효율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위 ‘Green’ 정책이 관심을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가스차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나 수소차, 전기차의 이름이 오르내린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 메이저 완성차사들은 아직도 하이브리드차나 수소차를 연구실에서 개발하고 있어 상용화는 요원한 반면 전기차는 이미 개발되어 일부 사용되고 있으나 높은 가격으로 인하여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전기차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저렴한 가격으로 이미 시장에서 호응을 받고 있는데 올 1월 주차단속용 등으로 6000여 대를 충남 당진의 중소기업인 CT&T사가 미 경찰 관서에 납품하기로 계약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기자동차는 근거리 저속용의 틈새시장에서 강하다. 굳이 일반차로 높은 가스값을 지불하며 이동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과 무공해라는 측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틈새시장을 보면, 1만2000여 개의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100만여 대의 골프 카트와 군대의 영내 사용, 주차 및 환경 단속용, 우편배달 등 공무수행 등의 수요를 감안한다면 족히 500만 대를 넘을 것이다.

이 전기차의 특징은 근거리 저속(LSV)으로 시간당 최고 40㎞ 이하로 달리면서 배터리를 주저장장치로 이용하고 1회 충전으로 50㎞ 정도를 달릴 수 있는 1000만 원대의 차량을 말한다. 그리고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의 전기충전 비용이 월 1만-2만 원 정도 소요된다.

이렇듯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장점 때문에 LA의 부촌으로 유명한 베벌리힐스 시에서는 전기차를 이용하여 주차단속을 한 결과 2배 이상 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미 육군은 탱크에서 전투기까지 연료 절약을 위해 ‘Army Green, Army Strong’ 즉 ‘그린 에너지가 최강군을 만든다’는 다소 강력한 슬로건을 채택했다. 이에 맞추어 미국은 일반 상용차와는 다르게 10가지 최소 안전기준만 갖추면 도로 주행이 가능토록 46개 주가 허용하는 등 전기자동차 수요 창출을 위하여 국가가 나서서 제도 정비와 예산 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차 분야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법 상황은 어떠한가? 우선, 전기자동차가 근거리 저속 이동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미국처럼 보다 완화된 규제가 필요함에도 일반자동차와 동일한 안전 기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반도로에서는 운행할 수 없다는 결정적인 허점과 함께 전기자동차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관계 당국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은 늦게나마 천만다행한 일이지만 전기차 도입을 반기지 않는 완성차 회사의 로비와 이와 관련된 기존의 시스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난관에 부딪힌다면 전기차가 또 다른 신성장 엔진으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기회는 만드는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만들어지기도 한다. 미국의 경제 위기로 인하여 일반상용차가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시점이 전기자동차에 있어서는 최대의 기회다.
백낙흥<충남도 LA통상사무소장>
 
 
전기차와 전기카트의 차이
기사입력 2008-11-14
 
국내외에서 친환경 바람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대체에너지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전기자동차를 향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사실 내가 10년 전에 전기차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일반인은 관심조차 없고 “왜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느냐?”는 질문과 함께 석유를 영원히 사용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하지만 불과 10년 사이에 유가 상승과 지구온난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확연히 다른 관심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전기자동차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터만 달리면 무조건 전기자동차라고 부르는 개념상 혼란도 나오고 있다. 저속의 전기카트를 전기자동차로 간주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전기자동차와 전기카트는 엄연히 다른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자동차 업체라고 홍보를 하는 카트 제조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평범한 기술력을 갖고서 높은 수준의 친환경 자동차업체로 비춰지고 싶은 욕심이 깔려 있다.

전기카트는 일반 DC, AC 전기모터를 컨트롤러와 배터리에 연결해 움직이는 단순한 구조로 최고 속도가 시속 60㎞를 넘지 못한다. 골프카트처럼 사람을 태우긴 하지만 적절한 충돌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한 저속형 차량이다. 약간의 전기지식과 자동차 정비기술만 갖고도 얼마든지 기존의 부품을 조합해서 만드는 보편화된 기술이다. 저속형 차량에 외적으로 자동차 디자인을 씌웠다고 해서 전기카트가 전기차가 될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하는 전기자동차는 기존 자동차와 맞먹는 주행성능을 갖추기 위해 강력한 영구자석 AC모터 또는 BLDC모터와 복잡한 운행모드의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운행모드를 지원하고 환경 유해물질을 함유한 납축배터리가 아니라 폴리머, 아연공기 연료전지 같은 친환경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 배터리의 안전도와 각 셀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은 기본이다. 여타 사용자의 안전성과 편리한 제어가 가능한 장비, 차량이 충돌할 경우에도 탑승자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설계구조로 만들어져야 자동차라고 부를 수 있다.

전기자동차 도입 과정에서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도 전기자동차와 전기카트의 정확한 용어 구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대표 jyl2000@paran.com

 

한국 전기차, 미국 경찰이 탄다 [중앙일보]

CT&T, 주차단속용으로 4000대 수출 계약
유지비 90% 절감 … 미국 보안업체도 관심
시속 55㎞ … 국내선 “느리다” 도로주행 불허

국내에서 독자 개발된 전기차가 미국 경찰의 주차 단속용 순찰차로 사용된다.

전기차 전문 생산기업인 CT&T는 미국 경찰에 배터리로만 움직이는 4륜 전기차 ‘e존’ 4000대를 약 5000만 달러에 수출 계약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전기차는 미국 현지 판매 대행사인 T3모션을 통해 각 지역 경찰국에 공급된다. e존은 올해 CT&T가 도로 주행용으로 개발한 전기차로 최고 속도는 시속 55㎞다. 이 전기차는 교류 전류(AC) 모터가 장착돼 있으나 미국 사정에 맞는 직류 전류(DC) 모터로 바꾸기로 했다. 또 에어백·경광등·사이렌, 주차 단속용 카메라와 모니터 등을 부착해 납품할 계획이다.

2006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해 온 CT&T는 그동안 일본과 대만·캐나다·카자흐스탄·피지·인도네시아·터키 등에 수출 길을 개척했다. 이에 앞서 CT&T는 미국 경찰용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달 8∼12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경찰청장협회’의 전시회에 참가했다. 전시기간 중에만 100대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경찰국은 25대를 올해 안으로 서둘러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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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이영기 사장은 “미 경찰로부터 국산 전기차의 디자인과 성능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아 미국·유럽산 전기차를 제치고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며 “쇼핑몰과 캠퍼스의 보안을 담당하는 사설 보안업체, 우편배달차를 전기차로 바꾸려는 미연방 우정국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미국 내 2500여 개의 쇼핑몰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5개 대형 보안업체 회장단과 다음 달 초 합동 구매상담도 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최소 5000대 이상 계약될 것”이라며 “경찰에 공급하는 물량을 합하면 미국 내 최대 물량은 1만 대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산 전기차가 미국에서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휘발유차에 비해 유지비를 90% 이상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기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3t 낮출 수 있는 친환경차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도로 주행 못해=앞으로 미국 도로를 누빌 국산 전기차는 정작 우리나라 도로에서는 ‘찬밥’이다. 최고 시속이 60㎞에 못 미치는 근거리 이동용 저속 전기차는 도로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고, 일반 자동차의 안전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주행을 못 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산 전기차는 골프장용 전동 카트에 머물고 있다. 지금까지 5000여 대의 전기차를 국내 골프장에 팔았다. 올 상반기에는 계약 기준 75%의 점유율로 일본 전기차 업체들을 제치고 골프 카트 시장 부동의 1위다.

국토해양부 주현종 자동차정책과장은 “시속 80㎞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완성차의 안전기준을 만족하는 전기차는 현 법규상 도로를 주행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이 같은 전기차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소 도시 도로처럼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저속 전기차의 도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도로 사정이 다른 우리가 이를 벤치마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기차 전문가로 꼽히는 KAIST 장순흥 부총장은 “고속도로를 달릴 것도 아닌데, 정부가 저속 전기차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 환경 면에서 분명 깨끗하고 경제성 면에서도 앞서 있는 만큼 저속 전기차를 국내 주력 산업으로 키워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전기차를 사륜자전거로 규정해 브레이크와 안전벨트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만 장착하면 도로 주행을 허용하고 있다고 장 부총장은 덧붙였다. 미국에선 51개주 가운데 47개 주가 전기차의 도로 주행을 허용했다. 현재 일부 국회의원이 저속 전기차의 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쪽으로 의원입법을 준비 중이다. 

국산 전기택시 필리핀 달린다
레오모터스 프린세사市에 5500대 공급 계약

국산 전기택시가 필리핀에 수출돼 이 지역 명물인 삼륜 자동차 트라이바이클을 대체한다.

전기자동차 전문기업 레오모터스(회장 강시철)는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시(시장 에드워드 하가돈)와 총 5500대에 달하는 전기택시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레오모터스는 이 지역에 보급돼 있는 삼륜 택시 6000여 대를 대체할 전기택시(E-프린세사)를 내년 상반기에 양산해 단계별로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 금액은 약 500억원으로 푸에르토프린세사시는 전기택시 구매를 위해 인근 연근해에서 나오는 LNG 수익금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강시철 회장은 "E-프린세사는 현지 도로 사정과 사용 범위, 차량 가격, 교통법 안전 등을 고려해 최고 시속 50㎞로 주행할 수 있도록 제작될 예정"이라며 "골프 카트를 승용차형으로 개발한 기존 카트 전기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기술과 디자인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레오모터스는 이 전기택시에 최고 출력이 11㎾에 달하는 멀티레이어 브러시리스 직렬모터(ML BLDC Motor)를 탑재하고 파워와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장치를 장착할 계획이다.

또 안전 주행을 위해 최대 20년간 사용이 가능한 리튬 폴리머 셀을 사용한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매자 부담을 덜기 위해 이 배터리는 판매하지 않고 지금껏 운전기사들이 사용했던 연료비 가운데 일부만 지불하면 언제든지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해 주는 렌탈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레오모터스는 이를 위해 현지에 배터리 교환 센터를 열 예정이다.

아울러 레오모터스는 푸에르토프린세사시와 조립을 위한 합작사를 현지에 설립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부품과 기술은 한국에서 조달할 것"이라며 "단순 최종 조립만 현지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푸에르토프린세사시는 필리핀 팔라완주의 주도로 연간 50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관광도시다. 하지만 최근 삼륜 택시인 트라이바이클이 노후해 배출 공해 물질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자 시 차원에서 이를 대체할 운송 수단을 모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