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49㎞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년째 실험 중
재생에너지 활용 비중 낮아 ‘원자력 차’될 수도
미국 캘리포니아의 구글 본사에서는 기후변화를 줄일 흥미로운 교통대책을 실험하고 있다. 도요타와 포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6대를 시험운행하면서 연비, 이산화탄소 발생량 등을 기존 차량과 비교해 측정하는 것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는 가정이나 사무실의 전원에 연결해 충전하는 모터와 휘발유 엔진 모두를 이용해 달리는 자동차다. 지난 1년간 실험에서 도요타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배기량 1.5ℓ)는 도심에서 ℓ당 49㎞의 높은 연비를 나타냈다.
이들 자동차에 충전하는 전기는 1.6㎿ 용량의 태양전지판에서 생산한 것이다. 앞으로 실험차량을 100대로 늘릴 예정인 구글은 태양전기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뿐 아니라 전기수요가 높은 피크 때 주차한 자동차에서 생산한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판매)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아보려 하고 있다. 자동차는 전기 소비자이자 분산형 발전소 구실을 하는 셈이다.
자동차 태양전지판 생산 전력 판매 가능성도 타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는 휘발유도 연료로 쓰지만 기본적으로 전기 자동차이다. 지엠이 우리나라의 엘지화학이 만든 배터리를 달아 내년부터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할 시보레 볼트도 이 차종이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뿐 아니라 전기만으로 운행하는 각종 전기 자동차를 운행하려는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고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 벤처기업인 베터 플레이스는 지난달 27일 덴마크 동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에 관한 1억3백만 유로(약 1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덴마크는 전체 전력의 20%를 풍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남아돌아 수출하는 풍력전기로 자동차를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올 연말 교토의정서 이후의 기후변화 체제를 결정할 역사적인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주최할 때 뭔가 보여주겠다는 정치적 의욕도 들어있다.
베터 플레이스는 지난해 이스라엘에 전국 전기차 네트워크를 만드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한 번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고 충전시간이 기존 차보다 오래 걸린다는 전기차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정과 직장에서의 충전뿐 아니라 배터리를 신속하게 교환해 주거나 주행중에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세종 르노삼성자동차 이사는 6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최한 전기자동차 이용 활성화 세미나에서 “베터 플레이스의 파트너인 르노닛산은 2011년까지 1분 안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전기차를 20만대 생산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도 인프라 구축 등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한다면 양산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최고 속도 130㎞에 한 번 충전으로 160㎞ 주행
이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전기차를 도입할 가능성과 한계를 집중 논의했다.
신재증 자동차성능연구소 연구위원은 “전기차 개발에는 도요타, 미쓰비시, 지엠, 닛산, 다임러 등의 자동차 회사가 참여해 올해 말부터 출시가 되고 2010년에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라며 “중대형 차종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소형 차종은 순수 전기차로 개발하는 게 흐름”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특히 소형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이다. 영국은 인도와 미국 합작법인인 레바가 제작한 전기차 700대를 런던에서 운행하고 있다. 가정에서 7시간, 시내 38곳에 설치한 충전소에서 약 3시간 충전하면 최고 시속 80㎞의 속도로 77㎞ 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 차 가격은 약 1800만원인데, 도심 혼잡통행료, 거주자 우선 주차비, 노상 주차비 등을 면제해 주고 있다.
파리에서는 1인승 전기차 14대를 우체국에서 시범 운행하고 있다. 또 이미 성공을 거둔 무인 자전거 임대사업(벨리브)을 확장한 전기자동차 임대사업을 올 연말 시행할 예정이다. 파리 시내와 교외에 각각 2천대의 소형 전기차를 배치해 빌려 사용한 뒤 아무 주차장에나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얼개다.
일본도 우체국 차량 2만1천대를 전기자동차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미쓰비시는 최고 속도 130㎞에 한 번 충전으로 160㎞를 주행해 기존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전기차 ‘아이미브’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선 메이저급 자동차 제작사 가운데 개발 중인 전기자동차는 없다. 하이브리드 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벤처기업 3곳에서 소형과 중형 전기차를 개발해 일부를 수출하고 있는 등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사장은 “10분 이내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충전 대신 아연구슬을 주입하면 아연이 산화하면서 전기를 내는 새로운 금속공기전지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기차 개발과 보급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홍순만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20%가 교통부문에서 나와 전기자동차의 가능성은 높다”며 “전기차 운행을 위한 제도 보완과 기존 자동차의 전기차 전환 등을 열린 자세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서울, 경기, 제주에서 전기차를 시범운행에 들어가 2010 상반기에는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는 자동차 대기오염이 심하고 단거리 통행이 많아 소형 전기차 보급에 좋은 여건을 지녔다. 고준호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를 드나드는 통행의 80% 이상이 30㎞ 이내여서 한 번 충전해 하루 쓰기에 충분하다”며 “전기차 이용에 인센티브를 줘 이용률이 30%에 이르면 연간 4조원의 경제적 편익과 400만t의 온실가스 저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을 위해선 자동차 개발뿐 아니라 도입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제도 정비,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구축, 안전 대책 등이 이뤄져야 한다.
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차는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속도가 느려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어떤 전기를 공급하느냐도 중요한 논란거리다.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원자력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면 전기차는 사실상 ‘원자력 차’가 될 수도 있다.
강만옥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쓴다면 무공해 차라고 할 수 없다”며 “정책지원에 앞서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 편익과 배터리 폐기물 처리 등 비용을 엄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활용 비중 낮아 ‘원자력 차’될 수도
미국 캘리포니아의 구글 본사에서는 기후변화를 줄일 흥미로운 교통대책을 실험하고 있다. 도요타와 포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6대를 시험운행하면서 연비, 이산화탄소 발생량 등을 기존 차량과 비교해 측정하는 것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는 가정이나 사무실의 전원에 연결해 충전하는 모터와 휘발유 엔진 모두를 이용해 달리는 자동차다. 지난 1년간 실험에서 도요타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배기량 1.5ℓ)는 도심에서 ℓ당 49㎞의 높은 연비를 나타냈다.
이들 자동차에 충전하는 전기는 1.6㎿ 용량의 태양전지판에서 생산한 것이다. 앞으로 실험차량을 100대로 늘릴 예정인 구글은 태양전기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뿐 아니라 전기수요가 높은 피크 때 주차한 자동차에서 생산한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판매)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아보려 하고 있다. 자동차는 전기 소비자이자 분산형 발전소 구실을 하는 셈이다.
자동차 태양전지판 생산 전력 판매 가능성도 타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는 휘발유도 연료로 쓰지만 기본적으로 전기 자동차이다. 지엠이 우리나라의 엘지화학이 만든 배터리를 달아 내년부터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할 시보레 볼트도 이 차종이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뿐 아니라 전기만으로 운행하는 각종 전기 자동차를 운행하려는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고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 벤처기업인 베터 플레이스는 지난달 27일 덴마크 동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에 관한 1억3백만 유로(약 1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덴마크는 전체 전력의 20%를 풍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남아돌아 수출하는 풍력전기로 자동차를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올 연말 교토의정서 이후의 기후변화 체제를 결정할 역사적인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주최할 때 뭔가 보여주겠다는 정치적 의욕도 들어있다.
베터 플레이스는 지난해 이스라엘에 전국 전기차 네트워크를 만드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한 번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고 충전시간이 기존 차보다 오래 걸린다는 전기차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정과 직장에서의 충전뿐 아니라 배터리를 신속하게 교환해 주거나 주행중에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세종 르노삼성자동차 이사는 6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주최한 전기자동차 이용 활성화 세미나에서 “베터 플레이스의 파트너인 르노닛산은 2011년까지 1분 안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전기차를 20만대 생산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도 인프라 구축 등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한다면 양산은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최고 속도 130㎞에 한 번 충전으로 160㎞ 주행
이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전기차를 도입할 가능성과 한계를 집중 논의했다.
신재증 자동차성능연구소 연구위원은 “전기차 개발에는 도요타, 미쓰비시, 지엠, 닛산, 다임러 등의 자동차 회사가 참여해 올해 말부터 출시가 되고 2010년에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라며 “중대형 차종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소형 차종은 순수 전기차로 개발하는 게 흐름”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특히 소형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이다. 영국은 인도와 미국 합작법인인 레바가 제작한 전기차 700대를 런던에서 운행하고 있다. 가정에서 7시간, 시내 38곳에 설치한 충전소에서 약 3시간 충전하면 최고 시속 80㎞의 속도로 77㎞ 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 차 가격은 약 1800만원인데, 도심 혼잡통행료, 거주자 우선 주차비, 노상 주차비 등을 면제해 주고 있다.
파리에서는 1인승 전기차 14대를 우체국에서 시범 운행하고 있다. 또 이미 성공을 거둔 무인 자전거 임대사업(벨리브)을 확장한 전기자동차 임대사업을 올 연말 시행할 예정이다. 파리 시내와 교외에 각각 2천대의 소형 전기차를 배치해 빌려 사용한 뒤 아무 주차장에나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얼개다.
일본도 우체국 차량 2만1천대를 전기자동차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미쓰비시는 최고 속도 130㎞에 한 번 충전으로 160㎞를 주행해 기존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전기차 ‘아이미브’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선 메이저급 자동차 제작사 가운데 개발 중인 전기자동차는 없다. 하이브리드 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벤처기업 3곳에서 소형과 중형 전기차를 개발해 일부를 수출하고 있는 등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사장은 “10분 이내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충전 대신 아연구슬을 주입하면 아연이 산화하면서 전기를 내는 새로운 금속공기전지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기차 개발과 보급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홍순만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20%가 교통부문에서 나와 전기자동차의 가능성은 높다”며 “전기차 운행을 위한 제도 보완과 기존 자동차의 전기차 전환 등을 열린 자세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서울, 경기, 제주에서 전기차를 시범운행에 들어가 2010 상반기에는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는 자동차 대기오염이 심하고 단거리 통행이 많아 소형 전기차 보급에 좋은 여건을 지녔다. 고준호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를 드나드는 통행의 80% 이상이 30㎞ 이내여서 한 번 충전해 하루 쓰기에 충분하다”며 “전기차 이용에 인센티브를 줘 이용률이 30%에 이르면 연간 4조원의 경제적 편익과 400만t의 온실가스 저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을 위해선 자동차 개발뿐 아니라 도입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제도 정비,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구축, 안전 대책 등이 이뤄져야 한다.
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차는 차체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속도가 느려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어떤 전기를 공급하느냐도 중요한 논란거리다.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원자력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면 전기차는 사실상 ‘원자력 차’가 될 수도 있다.
강만옥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쓴다면 무공해 차라고 할 수 없다”며 “정책지원에 앞서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 편익과 배터리 폐기물 처리 등 비용을 엄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뉴스 > 전기차, 전기어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차로 모두 바뀐다면 석유는 한 5달러쯤 하겠죠" (0) | 2009.02.21 |
---|---|
올 여름 출시될 미쓰비시 전기차 'I MIEV' (0) | 2009.02.13 |
하이브리드카, 2018년에 962만대 (0) | 2009.02.07 |
태동하는 전기 자동차 시장 (0) | 2009.02.07 |
닷컴업계의 억만장자가 전기자동차에 투자한 이유 (0) | 2009.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