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뉴스/에너지 신산업

`신에너지 시대` 가속페달

인산철뱅크 2016. 7. 21. 10:47

세계는 온실가스 줄이고 … 가격경쟁력은 더 키우고
2030년 탄소배출 32%감축 목표
전기차 가격 빠른 속도로 하락
조만간 내연기관차 추월할듯
태양광발전단가도 99달러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한몫 

박정일 기자 comja77@dt.co.kr | 입력: 2016-07-17



`신에너지 시대` 가속페달



■ 다가온 미래, 에너지 산업이 요동친다
(상) 화석연료 사라지고 신에너지시대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인류가 돌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석기시대가 종말을 맞이한 것은 아니다."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 겸임교수가 저서 '에너지 혁명 2030'의 첫 페이지에 언급한 유명한 말이다.

올해 들어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사가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반드시 언급하는 사업 중 하나가 신에너지다. 국내뿐 아니라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IBM 등 세계 주요 기업도 신에너지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신에너지 시대 진입 속도를 더 빨라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B3는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678만대에서 오는 2020년 1000만대 이상으로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성장도 가파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전년보다 6% 늘어난 3290억달러(약 372조33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유가 급락에도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에너지 산업의 중심축이 화석연료에서 신에너지로 넘어가는 주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지난해 말 195개 국가가 참여한 '파리 협정'으로 대표하는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줄이기에 대한 의지가 있다.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2030년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1.5℃ 낮추는 게 파리 협정의 주요 과제다. 참여국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에 청정전력계획을 세우고 발전소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보다 32%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고, 중국은 만성화한 스모그 등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량의 1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세계 각국의 자동차 연비 규제 강화다. 미국에선 2025년까지 ℓ당 23㎞까지 연비를 높여야 하고, 중국도 2020년까지 ℓ당 19.9㎞의 연비 규제를 한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세계 각국이 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어 기존 내연기관차로는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의 가격경쟁력 강화 역시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시간당 1MW를 생산하는 기준(MWh)으로 전 세계 평균 태양광발전 단가가 2012년 184달러에서 올해 99달러로 떨어졌다. 


석탄의 발전 단가는 1MWh당 40∼80달러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전 세계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용량은 40GW에서 227GW로 5배 이상 증가했고, 화석연료와 태양광의 발전 단가가 비슷해지는 오는 2025년에는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전기차 가격 역시 빠른 속도로 떨어져 조만간 가격경쟁력에서도 내연기관차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이 2015년보다 75.4%(2020년 175달러/kwh) 하락하고 1회 충전으로 가능한 주행거리는 72%(2020년 최대 3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굳이 2020년까지 가지 않아도 전기차의 가격과 주행 경쟁력은 이미 내연기관차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내년 말 출시 예정인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3의 가격은 3만5000달러(3987만원), 올해 말 출시 예정인 GM 볼트는 3만달러대다. 두 차는 모두 1회 충전에 3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증가는 충전 인프라 격인 전력저장장치(ESS) 시장을 키울 것이고, 여기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까지 경제성을 확보하면 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