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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용 배터리가격 3년 새 절반으로 `뚝`

인산철뱅크 2016. 4. 25. 19:09

발행일 2016.04.25

우리나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가격이 3년 사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ESS 핵심 구성 장치인 전력변환장치(PCS) 가격도 30%가량 떨어졌다. ESS 가격 비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ESS 운영·구축에 따른 투자회수 기간도 짧아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출력용량 기준 140㎿(PCS 용량 기준) 규모의 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입찰공고를 냈다. 김제, 논공, 울산, 속초 등 변전소 네 곳에 각각 PCS와 배터리 업체를 선정해 올해 말까지 FR ESS를 구축한다.

올해 ESS 구축사업 입찰 예정가격은 총 810억원이다. PCS는 ㎿당 3억원, 배터리는 ㎿h당 7억3000만원이다. 이는 FR ESS 사업 첫해인 2014년 예가와 비교해 PCS는 22%(3억8000만원), 배터리는 43%(12억6000만원)나 각각 떨어졌다. 실제 공급(낙찰)가격이 예가 80~90%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올해 배터리 가격은 사업 첫해보다 50% 이상, PCS는 30%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ESS 완제품 가격은 2014년에 비해 60~70%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 ESS 발주 가격이 곧 우리나라 시장 기준이기 때문이다.

ESS용 배터리나 PCS 가격 인하는 한전 등 발주처에는 반가운 일이지만 관련 업계가 반길 일만은 아니다. 민간 ESS 시장이 커지기도 전에 가격 경쟁에서 중소기업이 다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배터리·PCS 업계는 공기업 사업이 가격 경쟁보다 기술평가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기업이 주도해 온 중대형 배터리 시장은 전기자동차 등 시장 확대에 따른 대량 생산으로 가격이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ESS용 배터리만 제조하는 중소업계는 대기업과 가격 면에서 정면 경쟁이 불가능하다. PCS업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PCS 제조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도맡고 있다. 수요처도 ESS 말고는 딱히 없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전 FR용 ESS는 변전소 네 곳뿐이어서 예년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예년처럼 기술 변별력 없이 가격 경쟁 위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면 한전 ESS 시장에 중소기업은 참여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지난해 12월 한국전력 울주변전소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현장 모습.<지난해 12월 한국전력 울주변전소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현장 모습.>
【표】한국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사업 입찰 현황

자료:한국전력, 업계 취합 ※ 배터리 용량은 2014·2015년 FR용 ESS 사업 투입 물량 기준으로 집계
ESS용 배터리가격 3년 새 절반으로 `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