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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덜 들고 탄소배출 줄이고…` 車업계 사활 건 친환경차 경쟁

인산철뱅크 2009. 3. 11. 21:43
2009-02-05 | 출처 : 세계일보 | 조회수 : 98

‘차세대 에너지’ 이차전지 기술 개발이 핵심
도요타 이어 닛산·혼다 등 ‘그린카’ 양산 확대
정부 적극 지원… 세계시장 장악 ‘가속페달’

창업 이래 첫 영업적자를 내 자존심을 구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도요타차 이사회는 오는 6월 창업가문 후손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52)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기로 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직영 체제로 체질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급여를 줄이고 임원급을 감원하는 등 칼날 같은 감축 경영에도 돌입했다. 영업적자를 낸 데는 내부적 요인보다는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외부적 요인이 더 큰 게 사실이지만, 일본 내 일등기업 도요타로선 충격적인 상황이다. 도요타가 위기 돌파책으로 세운 오너 경영은 사실상 ‘한국식 경영’이나 다름없다. 오너 경영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함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장점으로 꼽힌다.

향후 자동차산업이 어디까지 추락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도요다 아키오 오너의 당면 과제는 선제 투자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일본은 1980년대 소니가 적기에 반도체 투자를 못해 삼성에 뒤처진 쓰라린 경험이 있다. 당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반도체에 집중한 반면에 소니는 연구 검토를 하느라 투자 타이밍을 놓쳤다. 도요타 측은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어려움 속에서 창업가 사장의 복귀로 도요타 그룹의 구심력을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자동차 광고 이미지.

◆친환경자동차에 집중=
세계 1위 자동차메이커 도요타는 친환경자동차 투자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다. 회심 역작으로 출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 판매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정에서 전기를 충전해 달리는 차량), 전기자동차의 개발이 도요다 아키오 오너에게 놓인 핵심 과제다. 97년 출시 이후 올해까지 프리우스의 누적 판매량은 150만대. 도요타는 2010년대 초까지 프리우스의 연간 판매 목표를 연 총생산량의 10% 수준인 10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올해 선보인다.

친환경차 성공의 관건은 이차전지를 필두로 한 녹색 에너지 개발에 달려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이차전지 가운데는 리튬이온전지가 가장 효율적이다. 리튬전지는 에너지 저장 기능뿐 아니라 미래 친환경차의 동력원으로 손색이 없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PMP, MP3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바일 제품의 에너지원으로 널리 사용되는 게 리튬이온전지다. 이를 자동차에 장착할 수 있도록 고효율, 저중량 대용량화한다는 것이다. 이차전지에 모든 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도요타를 비롯한 혼다, 닛산, 미쓰비시, 마쓰다 등 일본의 주요 메이커들이 이차전지 관련 기술을 주도하며 세계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자동차에 사용되는 이차전지는 니켈·수소전지가 주류이며, 거의 대부분을 일본 업체들이 만든다. 도요타가 고도기술 개발에 나선 리튬이온전지는 니켈·수소전지에 비해 부피·중량당 에너지밀도와 출력밀도가 훨씬 높다. 하지만 안전성과 가격 문제로 아직 양산 차엔 적용되지 않고 있다. 도요타가 자동차에 탑재할 정도로 리튬이온전지의 저중량 대용량에 성공한다면 전기자동차 양산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

도요타는 그동안 휘발유와 전기를 겸용하는 하이브리드차를 환경과 에너지 절약에 적합한 자동차의 주력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유가 급등으로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훨씬 친환경적이고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전기자동차의 개발 생산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과 합병회사를 설립해 리튬이온전지를 개발·양산하기로 했다.

◆리튬이온전지 개발 경쟁=일본의 모든 대형 메이커들이 친환경적인 이차전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NEC와 함께 2011년부터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사용되는 대용량 리튬이온전지를 연 20만개 규모로 생산할 계획. 이는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긴 것으로, 미국과 유럽에도 신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내년 봄부터 연 1만3000개를 생산하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시의 공장을 확장하고, 2011년 신공장을 건설하는 등 총 투자액이 1000억엔(약 1조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자동차도 2010년 중반에는 하이브리드차용 리튬이온전지를 최대 55만대 생산할 예정이다. 혼다는 외국기업 합작으로 공장을 설립한 뒤 2012년 시판 예정인 하이브리드차에 장착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 부문에서 가장 적극적인 미쓰비시자동차는 내년 초에 리튬이온전지의 양산을 개시해 여름부터 이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시판할 예정이다.

◆ ‘조용한 혁명’=세계가 중국의 경제성장과 이라크전쟁, 테러리즘 등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일본 기업들은 ‘조용한 (기술) 혁명’에 전념해 왔다. 도요타와 닛산 등 대형 메이커들은 미래 에너지 저감 기술을 현실화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은 거대한 금융 경제로 나아갔지만 일본은 기후변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

일본 정부도 기업들의 선제 투자에 부응하고 있다. 경제위기를 친환경 투자와 미래에 대한 투자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2015년까지 환경 관련 시장을 100조엔(약 1405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해당 분야 일자리를 220만개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2006년 대비 10년 동안 환경시장을 약 1.5배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기업들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일시적인 유가 하락 기간에도 태만하지 않고 ‘저탄소사회’를 실현하는 녹색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후쿠다 비전’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0년까지 현재보다 14% 줄이고 2050년까지 최대 8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더불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효율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핵심 기술을 구체화했다.

또 녹색산업에 대해서는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는 전략적 대응을 하고 있다.

도쿄=정승욱 특파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