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株 , 기관 관심 `증폭`
자동차용 배터리 업체들에 기관의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실적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기 때문이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이에 발맞춰 속속 분석보고서를 내고 있거나 낼 예정이다.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중소형주를 주식형 펀드에 주로 편입하는 D자산운용사는 최근 자동차 축전지 제조기업 세방전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다른 축전지 업체 아트라스BX도 눈여겨보며 투자기회를 살피는 중이다.
실제 기관은 최근 한 달 새 세방전지주식을 35만여주나 사들였다.
다른 중소형주 펀드의 매니저들도 이들 종목의 편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방전지관계자는 "기관에서 최근 잇달아 탐방을 오고 있다"면서
"실적과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첫 분석보고서도 나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세방전지와 아트라스BX의 목표주가를 각각 2만원과 1만2600원으로 잡고, '매수(Buy)'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리서치센터의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도 배터리 관련주를 분석종목으로 편입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기관이 이처럼 자동차용 배터리 관련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실적이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되게 좋은데 반해 주가는 이를 거의 반영하고 있지 않은 탓이 크다.
세방전지는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7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도 547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 연간 기록한 영업이익 296억원과 순이익 188억원에 비해 각각 3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아트라스BX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572억원과 당기순이익 452억원을 기록해 작년 연간 영업이익(30억원)에 비해 19배, 순이익(49억원)은 9.2배나 많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두 회사의 예상 순이익이 지난 20년 동안 거둔 누적순이익에 상당하는 14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적 호조의 주된 이유는 배터리 주된 원재료인 납가격과 배터리 가격과의 괴리 때문. 2003년 이후 자동차용 재료 금속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납 가격은 최근 고점 대비 60%나 떨어져 사상 유례없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배터리 가격은 납 가격 하락만큼 떨어지지 않아 영업이익률이 크게 오른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축전지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6% 가량이다.
이에 비해 주가는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민정 연구원은 "올해 예상 실적기준 세방전지와 아트라스BX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2.3배와 1.6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아트라스BX의 경우 시가총액(1일 기준 861억원)이 올해 예상 세전이익(820억원)이 불과할 정도로 주가가 낮다는 평가다. 전망도 당분간 밝은 편이다. 이 연구원은 "내년에도 납 가격은 추가적인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높은 영업이익률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수출비중에도 불구하고 키코(KIKO) 같은 파생상품 손실 우려가 없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광진 동부자산운용 팀장은 "환헤지 비율이 낮아 환율이 오른 만큼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 들어 회사 내 쌓인 현금 중 일부가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납축전지 수요 감소 추세와 납 가격의 큰 변동성 등은 2010년 이후 실적을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이후 배터리 업체들의 잉여현금흐름 비중이 10%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나켈수소나 리튬이온 전지 같은 미래 성장동력 부문에도 투자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싼 가격에 배터리주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HEV용 배터리 개발에 박차= SK에너지는 HEV용 배터리인 리튬전지 기술개발에 투자해 '3년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파나소닉, 산요 등 일본업체들이 독식해왔다.
하지만 SK에너지는 친환경 시대에 걸맞게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래형 자동차인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고성능 배터리 개발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미 2년 전 세계적인 수준의 에너지ㆍ출력 밀도를 가진 리튬 폴리머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 SK에너지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에 이 제품을 장착해 시험운전에 들어간 상태.
SK에너지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의 국책연구소 알곤내셔널랩(ANL)과 샌디아내셔널랩(SNL),카이스트 등 국내ㆍ외 기관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국내외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 업체들과 사전협의를 통한 기술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LG화학,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인 전지의 성장성도 부각되고 있다.
내년 7월부터 현대자동차의 아반테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상업 생산되는데, 이 차에 탑재되는 에너지 저장장치인 리튬 이온 전지를 LG화학이 공급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 애널리스트는 " 약 1년 동안은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지만 수송용 시장규모가 대규모이므로, 향후 전지의 제조원가가 하락하거나, 성능이 개선된다면 수송용 2차전지 시장은 매출액 및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08 산업별 결산] 리튬2차전지
길재식 기자 osolgil@dt.co.kr | 입력: 2008-12-11 21:01
공급과잉ㆍ원재료 상승에도 수익
유비쿼터스시대 에너지 저장창고로 부상
삼성SDIㆍLG화학 전체시장의 24% 점유
반도체와 LCD를 비롯한 부품산업과 가전과 정보기기, 유통 등 지식산업 전반의 올해 산업별 이슈를 순차적으로 짚어본다.
올해 들어 2차전지 산업은 휴대폰, 노트북PC 등 모바일 IT와 로봇, 하이브리드자동차(HEV) 및 신재생에너지 저장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산됐다는 평가다. 이는 2차전지가 모바일 시대를 넘어 유비쿼터스 시대 에너지 저장창고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2차전지 산업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국내 전지산업은 공급과잉과 원재료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생산라인의 공정을 안정화시키고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이루어온 덕에 수익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물론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일본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의 추격은 아직까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올들어 삼성SDI와 LG화학 등 대표적인 2차전지 제조사들은 대대적인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이 리튬이차전지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전체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산요전기가 20%, 소니에너지 15.6%, 마쯔시다 5.7% 등 일본이 유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삼성SDI가 올해 15.6%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고, LG화학이 8.1%로 전체 시장의 24%를 차지했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26%로 한국보다 약간 앞서있지만 내년 양사의 대대적인 증설 계획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시장점유율 판도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리튬2차전지 시장은 모바일 IT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중이며, 중대형 전지시장 등으로 신규시장을 활발히 개척중이다. 특히 올해 노트북컴퓨터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급등하는 유가와 친환경 산업의 부상으로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PHEV, Plug-in HEV)용 이차전지 시장 확대도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미국이 올해 친환경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에 460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유럽도 독일 폭스바겐 중심의 기업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6000만 유로에 달하는 R&D자금을 투입했다.
2차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도 1991년부터 10년간 1660억엔의 자금을 지원하며 자동차와 전력저장용 리튬이차전지 개발해 와 기반이 튼튼한 상황이다.
한국은 삼성SDI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인 보쉬와 합작법인을 출범시켰고, LG화학은 현대기아차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용 2차전지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국내 리튬2차전지 산업은 현재 휴대폰, 노트북컴퓨터 등의 수요가 대부분으로 9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2007년 기준 약 1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2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에는 약 6조원 규모의 매출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편 올해 2차전지 산업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찾는다면 정부의 지원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식경제부는 2015년 리튬2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 3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2015년까지 생산 100억달러, 수출 95억달러를 목표로 연구개발 및 산업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3대 정책과 5대 세부전략을 마련 기업과 함께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모바일IT, 수송ㆍ기계, 에너지 저장 등 2차전지의 3대 분야별 과제를 발굴, 핵심 기술 상용화 R&D 기반도 마련했다.
최근 에너지 저장용 수단으로 2차전지가 급부상하면서 디지털융합기기용 리튬 2차전지, 대용량 전력 저장용 2차전지 정부과제가 올해 본격화됐다. 특히 대용량 전력저장용 2차전지 과제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약 5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과제로 한국전력과 삼성SDI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지분야의 국내 표준규격안 제정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모바일IT, 자동차, 에너지저장용 2차전지 표준화포럼이 구성돼 운영중이며, 내년부터 포럼 운영예산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표준화 활동을 위한 지원사업에서 확보해 본격적인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리튬 2차전지 성능규격개정과 안전성 규격과 관련한 신규 제정이 추진되고 한일간 국제표준규격 확립을 위한 공조체제도 구축되면서 2차전지 표준화를 한국과 일본이 주도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차전지 산업계의 지원기반도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확충됐다. 차세대전지산업화지원센터가 활성화되고 전지의 부품, 소재 특성시험, 평가분석과 관련한 장비 마련과 국제규격도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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