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 침체에도 하이브리드카 '불티'
국내도 내년 고효율·친환경 모델 첫 양산
"눈앞의 수익보다 미래 위한 투자에 전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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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올해 6월 녹색경영의 일환으로 '도요타 환경포럼'을 열었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선 보인 이래 하이브리드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미국에선 하이브리드차를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도요타는 "지구환경 및 에너지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 없이는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없다"며 그린경영을 계속 외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이 실물경기 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45%나 급감했다. 다른 업체들도 감산과 구조조정 등 빅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자동차산업이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으면서 그린카(친환경차)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기업들의 생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더 멀리 달릴 수 있는 차가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내년 그린카 경쟁에 본격 합류
국내 자동차산업의 선두주자인 현대ㆍ기아차는 내년 7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차를 시장에 내놓는다. 국내 첫 양산형 그린카인 이 모델은 LPG를 연료로 사용해 ℓ당 21.3㎞를 갈 수 있는 고효율 차량으로, 엔진만 사용하는 차량보다 53%가량 연비가 높다.
현대ㆍ기아차는 곧 이어 '포르테'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특히 2010년엔 휘발유를 사용해 고효율 연비(20㎞/ℓ)를 자랑하는 쏘나타급 중형 하이브리드차로 북미 그린카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일반 전기를 충전해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개발도 준비 중이다.
이기상 하이브리드설계팀장은 "3년간의 연구개발로 배터리 및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며 "가격과 품질에서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는 2010년 양산차 3만대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50만대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 최후 승자는 화석연료 안 쓰는 차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해 그린카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지만, 2020년 이후로 예상되는 '피크오일'(석유 생산량 최고 시점)에 접어들수록 기름을 한 방울도 쓰지 않은 차가 경쟁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수소ㆍ산소 화학반응 과정에서 나오는 전기 힘으로 달리는 수소연료전지차량의 중요성은 더하다. 아무리 효율적이라도 결국 기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하이브리드차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현대ㆍ기아차가 개발한 '스택'(전기생성장치)을 장착한 컨셉트카 '아이블루'는 1회 충전에 최고속도 시속 165㎞로 600㎞를 달릴 수 있다. 연료전지차는 올해 미국 대륙횡단에 성공했고, 지난해엔 국제 친환경차 경연대회인 '미슐랭 챌린지 비벤덤'에서 연료전지차 부문 1위에 올랐다. 현대ㆍ기아차는 2012년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2018년에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시장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라 수익성 역시 불투명하다. 국내 부품업체의 기술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막대한 투자비와 기술 능력 보완도 과제다. 그러나 최근 현대ㆍ기아차의 소형차 라인이 미국 시장의 수요 증대로 가동률 100%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연비 높은 차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얼마나 큰 지를 잘 보여준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박사는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당장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고 꾸준한 연구개발도 필요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일본을 비롯한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료전지 기술 세계 최고… 시장성 확보가 관건"
양웅철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그린카(친환경차)가 미래를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개발과 실용화가 중요합니다. 승리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현대ㆍ기아차 그린카 개발의 사령관인 양웅철 환경기술센터장(부사장)은 앞으로 그린카 정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강조한다. 특히, 경쟁업체에 비해 늦게 뛰어든 만큼, 이들을 일시에 뛰어넘을 획기적인 품질의 차량 개발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
사실 현대차는 1990년대 초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시작해 내년부터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지만, 일본의 도요타(프리우스)와 혼다(시빅) 등은 이미 양산 체제를 갖춘지 오래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005년 9월 업계 최초로 환경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친환경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 생산 만이 지속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판단에서다.
"한때 모터와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했지만, 3년 전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부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차의 핵심 장치인 배터리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연구개발의 성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장치인 스택(전기생성장치)도 자체 개발했다. 양 센터장은 "주요 부품 국산화율이 99% 이른다"며 "연료전지 분야의 경우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가는 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시장성이 확보되지 않은 탓에 미래 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수익성이 다소나마 검증될 수 있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요원한 실정이다.
그는 "연료전지차는 비싼 차량가격과 수소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구축을 고려할 때 아직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노출돼 친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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