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화재 진입용 D형 공업용 소화기 비치 해야
최근 골프 카트 보관창고에서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안전시스템 강화가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6월 10일 오후 10시20분 강원도에 위치한 A 골프장 카트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카트 창고 1동과 보관중이던 카트 60대가 소실됐다. 피해액은 경찰 추산 4억8천만원 가량이다. 다행히 불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진압됐으면 인명피해도 없었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한 지난해 전남의 한 골프장에서는 카트의 배터리 교체 작업을 하던 중 한 대의 카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사례도 있었다. 다행히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으며 해당 골프장 측은 교체하려던 배터리를 반품시켰다는 후문이다.
골프카트 화재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계절이나 시기에 관계없이 매년 한건 이상 매스컴에 언급되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골프카트 화재 사고에 대해 “철저한 안전점검과 준비가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대형 화재의 경우는 주로 업무 시간이 끝난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 골프카트 충전 중 사고 많아, 각별한 주의 필요
현재 국내 골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트는 ‘5인승 전동 유도 카트’다. 대부분의 업체들에서 주력으로 삼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납축배터리를 충전해 사용했지만 최근 수년 새 리튬배터리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빠르게 교체되는 추세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리튬이온 배터리는 눈부신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충전효율 향상과 고출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여기에 매연이나 소음이 없는 친환경 전기차로서 내장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카트 화재 사고가 무조건 리튬 배터리 탓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사건마다 정황이 다르고 화재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사고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사례가 거의 없다.
문제는 대용량 배터리와 고전압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이는 전기차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높은 전압과 전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시 진압도 까다롭다. 때문에 언제나 철저한 안전점검과 사고 예방 대비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몇년 전 국내 C골프장에서 일어난 화재 시 일반 소화기를 사용해 오히려 화재를 더 키웠다는 발표도 있었다. 지난해 운행 중 발생한 화재에서도 카트에 소화기가 장착되어 있었지만 전용 소화기가 아니어서 무용지물 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D형 공업용 소화기 비치 필수, 가솔린 엔진 도입도 방법
먼저 어떤 소화기를 비치해 둬야 하느냐의 문제다. 소화기는 종류에 따라 크게 A형(보통화재용), B형(유류화재용), C형(전기화재용)과 D형(금속화재용)으로 나뉜다. 또한 각각의 유형별로 소화기에 사용되는 약제도 다르다. 리튬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D형 소화기를 사용해야 한다.
A, B, C 급 화재에 사용되는 약제는 D급 화재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D급 화재용 약제는 A, B, C급 화재에 역시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칼륨, 리튬, 티타늄 등이 연소시 발생하는 D급 화재는 아주 위험하다. 온도가 2500˚F까지 상승할 수 있어 물이나 이산화탄소 등에 강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물은 물론이고 일반 소화기도 사용을 금해야 한다.
골프장에서의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금속 화재 진화를 위해 전용 소화기와 안전장비, 사전 교육 등의 철저한 대비와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골프장 카트 창고에는 스프링클러 시스템과 화재 경보 시스템등이 완비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D형 소화기는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가격이다. 가정집이나 사무실, 공공기관 등에 비치되는 일반 소화기에 비해 D형 소화기는 가격이 4배~5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모를 화재 진입을 위해서는 일정 대수를 필수적으로 비치해야 하는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등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일반 전동 카트와는 달리 소음과 매연이 크고 유지비 부담도 늘겠지만 나름대로의 장점도 많다. 전동차와는 달리 오랜 충전 시간이 필요 없고 연료만 있다면 얼마든지 운행할 수 있다. 출력도 우수하다.
여전히 북미와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제품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오히려 신뢰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산지에 조성된 골프장이 많은 일본은 골프장 수가 2300여곳으로 한국의 4배 정도 된다. 그러나 여전히 가솔린 카트의 사용률이 60%에 달한다.
▲ 철저한 안전점검과 사고 예방 준비가 최선의 예방책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동카트가 대세인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사용중인 전체 카트에서 전동 카트의 비중은 약 65%, 가솔린·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카트는 35%로 추산한다. 앞으로도 전동 카트의 비중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편의성과 효율에 있어서 장점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안전에 대한 대비와 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철저한 안전점검과 예방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점검 및 보수와 함께 전동 카트의 특성과 주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도 철저히 이뤄져야한다”며 “충전 시 각 부분의 발열을 체크하고, 평소에도 배터리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1인승, 2인승, 5인승 골프카트 도입 놓고 국내 골프장 ‘셀프플레이’ 장단점 파악 나서 최근 국내 골프장에서의 잇단 골프카트 화재 발생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보장 등 고 임금 시대를 맞아 ‘셀프플레이’를 앞당기려는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골프장도 자율주행 스마트카트까지도 곧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