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기료 제로’ 신성ENG 용인신공장

안희민 기자ahm@ekn.kr 2016.11.27

▲신성ENG 용인신공장 드론 촬영 사진. 사진=신성ENG

[에너지경제신문 안희민 기자] 반듯한 공장이다. 신성그룹의 주황색이 더한 도안이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한 벽면을 장식했다. 도안은 폼새가 인쇄회로기판(PCB)에서 따온 것이 분명했다. "깨끗한 신축 건물이지만 여기가 바로 공장이야"라는 외침이 담겨있다. 4일 준공한 신성ENG 용인신공장은 한국 최초의 전기료 제로 스마트 공장이다. LS산전 등이 스마트 공장을 선보인 적은 있어도 에너지 절감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했다. 공장에너지관리장치(FEMS)가 설치됐지만 에너지 효율 제고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신성그룹은 달랐다.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은 애초 ‘전기료 제로’를 내세웠다.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가 중심인 마이크로그리드를 설치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력 일부를 공급하고 남는 전기를 인근 산업단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그 양이 계통에서 끌어와 납부하는 전기료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전기료 제로, 제로에너지 스마트 팩토리가 탄생했다.  

신성ENG 용인신공장은 겉모양이 직선으로 이뤄진 공장답게 단순하게 보이지만 총 6개의 분산전원이 설치돼 있다. 입구부터 시작한다. 태양광 모듈을 꽃 모양으로 꾸민 장식물은 전기차 충전기로 이어져 ‘태양광 스테이션’을 이룬다. ESS가 중간 매개역할을 한다. 인근에 별다른 전기차 충전시설이 없어 용인공장의 태양광 스테이션이 한동안 전기차 여행자의 거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태양광 스테이션 뒤편 녹지에는 48.8kW의 태양광발전 설비가 들어섰다. 빈 공간을 활용했지만 태양광 모듈은 녹지와 어울려 그늘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간간히 점심 먹고 산책 나선 임직원이 삼삼오오 모여 태양광 모듈이 만든 그늘에 들어가 푸른 하늘을 즐기고 있다. 태양광발전 설비는 녹지 태양광 뒤 옹벽 상부와 제품 창고, 주차장에도 설치됐다. 여기에 240.04kW의 태양광과 ESS 500kWh가 설치돼 있다. 이들 발전설비는 ESS와 같이 설치돼 가중치 5를 받는다. 즉 전기 1을 생산하면 5를 생산한 것으로 인정된다. 

입구를 지나 공장동으로 올라가는 가로등도 태양광과 ESS가 설치돼 있다. 총 6개소가 설치돼 있는데 일부는 계통에서 연결돼 있기도 하다. 용인공장의 태양광 설비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장 본동 입구 위 캐노피에도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있다. 4.5kW의 태양광 설비와 19kWh의 ESS가 설치돼 로비의 전등에 쓰이는 전력을 충당한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태양광 설비는 공장동과 자재창고 위에 있다. 총 348.16kWh가 설치돼 있다. 이 설비는 컨테이너형 ESS에 연결돼 있다. 컨테이너형 ESS는 용량이 500kWh이며 부하 이동용이나 피크 저감용에 사용한다. 용인신공장의 태양광-ESS 마이크로그리드는 하나의 사업 모델이기도 하다. 신성ENG의 주력 사업인 산업용 클린룸, 이차전지 제조에 필수적인 드라이룸, 지능형 물류 자동화 솔루션, 바이오 제약과 플랜트용 각종 설비 제조와 함께 공장 전체가 거대한 실증 단지인 셈이다.

아무리 그래도, 태양광발전에 무관심한 이들에겐 용인신공장은 그저 신축 공장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용인신공장이 신성그룹의 꿈이 서린 곳임을 직관한다. 이 회장은 용인신공장 건설을 계기로 태양광이 기저부하가 될 수 없다는 세간의 편견에 도전했다. 저서 ‘태양광 선언’ 발간을 기점으로 태양광 확산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완근 회장은 "1977년 신성을 창업할 때 태양광은 미래 에너지였지만 지금은 현재 에너지가 됐다. 신성ENG 용인신공장이 바로 세간의 편견을 깨는 증거물이자 한국 태양광 산업의 이정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