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의 주 재료인 코발트를 놓고 큰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기업인 차이나 몰리브뎀(China Molybdenum)은 이달 초 아프리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콩고의 구리 광산 중 하나를 매입했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콩고 민주공화국에서는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26.5억 달러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중국업체에 의해 이뤄졌다. 중국은 특히 코발트를 대량 확보하기 위해 이같은 일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잘알려진대로 코발트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개발에 있어 매우중요한 원재료에 해당한다.
한편 중국 기업은 콩고의 텐케(Tenke) 광산 인수를 추진 중이다. 그런데 이 광산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리와 코발트가 묻혀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이 광산 인수는 중국 기업들이 현재 배터리 재료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FT는 “테슬라에서 GM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회사들에 납품하는 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중국이 통제하는 공급 사슬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재료를 독식하려는 것도 그런 조짐중 하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금속관련 컨설팅 회사인 CRU의 애널리스트인 애드워드 스펜서는 “현재 코발트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의 전 세계적인 코발트 보유량은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CRU는 이어 “텐케 광산이 인수될 경우 중국 기업들은 내년에 글로벌 전체 코발트 생산의 62% 정도를 독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관련 금속의 수요는 3분의 2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중국은 2000년대 들어 M&A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원자재를 대거 확보해 왔는데 이번 코발트의 경우도 비슷한 케이스로 여겨진다고 FT는 밝혔다.
FT는 “중국 당국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개발 및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면서 “그 경우 코발트를 비롯한 전기차 배터리 재료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콩고의 코발트 광산 인수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FT 보도에 의하면 현재 콩고 민주공화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코발트 최대 수출국이다. 스마트폰 배터리에도 사용되는 코발트의 글로벌 공급량 중 절반 이상이 콩고산이다. 콩고 민주공화국의 남동쪽에 위치한 텐케 광산에서만 작년에 1만6000 톤의 코발트가 생산되었고, 향후 25년 동안 쓸 수 있는 코발트가 이 곳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맥쿼리(Macquarie) 측은 "중국에서 사용되는 코발트의 약 93%가 콩코산이다"고 전했다. FT는 “테슬라의 경우 배터리 자체 공급을 위해 새로운 거대 기가팩토리공장을 건설 중인데 테슬라는 보급형 자동차인 새로운 모델 3를 비롯해 2018년까지 50만 대의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모델 3에 사용될 배터리 원재료를 어디에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버룸(Liberum)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콜린스는 “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그 대신에 니켈이나 망간과 같은 다른 금속 사용량을 늘리고 있지만, 2015년에서 2020년의 기간동안 가장 유명한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 회사의 코발트 사용량이 10~20% 미만으로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주요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 음극 물질을 공급하는 벨기에의 유미코어(Umicore)는 “향후 3년 동안 한국과 중국 공장에서 니켈, 망간, 코발트 금속 생산을 3배 정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는 얘기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이동수 (증권사 매크로 전략가)] |